‘아침저널 제주입니다’ - 교계 뉴스

● 출 연 : 이병철 기자

● 진 행 : 고영진 기자

● 2019년 12월 16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교계 뉴스

[고영진] 오는 22일은 연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입니다. 동지는 ‘작은설’이라고도 불리는데요.

매주 월요일 이병철 기자가 교계뉴스에서 사찰에서의 동지 소식을 전한다고 합니다.

이병철 기자, 안녕하세요.

[고영진] 지난주 일출봉 동암사 임영철 신도회장님이 출연하셔서 동지날 지역 어르신들과 팥죽을 나눈다는 얘기에 사실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요.

우선 동지에 유래 등에 대해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이병철] 현대인들에게 동지는 팥죽을 먹는 날로 인식되고 있지만 조상들은 동지를 기점으로 짧아지던 낮이 길어지면서 새로운 해가 시작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동지가 어둠의 끝에서 밝음을 향해 나가는 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옛날부터 동지는 큰 명절이었습니다.

세시풍속의 전통을 계승해온 사찰에서는 동지를 전후에 불공을 올렸습니다. 동지불공을 올리기 위해 절에 온 불자들은 부처님 전에 팥죽을 공양하고 기도하고 입고 있던 헌 옷을 태우는 소대의식을 행하며 액을 소멸했습니다.

불공이 끝난 후에는 절에서 팥죽을 함께 나눠 먹으며 건강과 안녕을 발원했고, 집으로 가는 길에는 사찰의 새해 달력도 꼭 챙겨가는 그런 날이기도 합니다.

[고영진] 그럼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많은 사찰들이 지역 주민들과 동지를 앞두고 팥죽을 나눠 먹을 것 같은데요. 어떤 사찰들이 있죠?

[이병철] 우선 한마음선원 제주지원입니다. 선원의 봉사단체인 보은회가 작은 설 동지를 맞아 지역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팥죽을 공양 올렸습니다.

보은회원들은 지난 9일 관음사 제주불교자비원 산하 제주양로원・제주요양원을 방문한데 이어 10일에도 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 노인복지시설인 제주태고원에서 팥죽을 시설 어르신들에게 점심으로 대접했습니다.

이어 사회복지법인 성심원 사랑의 집을 방문해 생활필수품 등을 전달했습니다.

또, 보은회는 지난 12일 제주시 영평하동 어르신들을 모시고 마을회관에서 팥죽을 공양 올리며 소박한 경로잔치를 마련했습니다.

영평하동은 한마음선원이 위치한 마을이기도 합니다.

보은회 김민성 회장과 회원들은 매년 된장과 간장을 직접 담가서 신도들에게 판매합니다. 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복지시설 어르신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있는 것이죠.

[고영진] 애월읍 신엄리 반야사도 지난주 토요일 어르신들에게 팥죽을 공양 올렸다면서요?

[이병철] 네 맞습니다. 지난 14일 반야사 자비회에서 신엄리 경로당 어르신을 모시고 팥죽을 공양 올렸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사찰에서는 동지불공을 올리고 팥죽은 나눠먹는 것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동지를 소외이웃과 함께 하는 나눔의 장, 사회적 나눔을 실천하는 명절로 승화시키고 있는데요. 동지를 전후해 불교계가 펼치는 보시행은 연말연시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나눔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고영진] 네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오는 17일 동암사가 경로잔치를 여는데 그 이야기도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죠.

[이병철] 제주 일출봉 동암사가 내일이죠. 성산지역 어르신 300여명을 초청해 경로잔치를 베풀 예정입다.

동암사 신도들은 오는 22일 작은 설 동지를 맞아 팥죽을 공양올리며 어르신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게 됩니다.

동암사는 20여 년 동안 사찰에서 동지 팥죽을 쒀서, 성산읍 지역의 어르신과 관공서 200여 곳을 돌며 공양을 올렸는데요.

하지만 조순형 동암사 신도회장이 돌아가시면서 그 맥이 끊겼다가 성산 경로당이 준공되면서 재작년부터 그 전통을 잇고 있습니다.

특히 동암사 신도들은 최근 제주도가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으면서 직접 쓰레기 줄이기 생활화 홍보 어깨띠를 매고 일회용 사용 줄이기 운동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무소유를 실천하고자 하는 불교계의 의미가 더욱 큰 것 같습니다.

[고영진] 병고로 생과 삶 속에서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팥죽을 전하며 병고에서 완쾌되길 바라는 불자들도 있다면서요?

[이병철] 네 그 분들이 바로 조계종 포교사단 서귀포 총괄지역 봉사팀입니다. 이들은 동지 다음날인 23일 서귀포의료원에서 환우들에게 팥죽을 나눠주고 조속한 건강 회복을 기원하게 됩니다.

포교사 봉사팀원들은 이른 아침 팥죽을 쑤어 먹기 알맞게 포장한 뒤 서귀포의료원 내 환자와 보호자, 병원 직원 등 500명에게 전달하게 됩니다.

포교사들은 그 뿌듯함이 크신데요. 팥죽을 받은 환자분이 ‘이웃종교의 병원 봉사는 자주 봤지만 불교계가 이렇게 봉사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감격해 보시금을 주신 분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봉사팀원들은 매주 월요일 서귀포의료원에서 방문객들에게 “부처님 되십시오”란 인사와 함께 맛있는 차를 건네주고 있기도 합니다.

[고영진] 정말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사실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팥죽을 건넨다는 게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란 어려운데요?

[이병철] 네 맞습니다. 그런데 그런 말이 있잖아요. 아파본 사람이 아픈 마음을 알 듯이 전 포교사단 제주지역단 서귀포 지역봉사팀 강명심 전 팀장이 그런 분이십니다.

강 전 팀장님은 사실 하루에 두 번 신장 투석을 해야 하는 아픈 몸을 갖고 계세요. 자기 몸도 추스르기 어려우실 텐데 직접 병원에 있는 환자들에게 차 봉사도 하고...팥죽도 나눠주고 계시니 정말 살아있는 부처님인 셈이죠.

그래서일까요. 올해 7월 서귀포의료원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습니다. 정말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좀 늦었죠.

[고영진] 이 밖에도 도내 많은 사찰에서 신도들은 물론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동지를 보낼 생각에 벌써 흐뭇해지는 것 같습니다.

동지날 사찰에서 공연도 열린다면서요.

[이병철] 네 맞습니다. 22일 동지를 맞아 흥겨운 풍물 굿판이 펼쳐지는데요.

그 공간이 바로 사찰입니다. 주최주관은 국악연희단 하나아트입니다. 공연 주제는 섬을 위한 기원 ‘음악굿 꽃풀이’입니다.

이날 저녁 6시이고요. 공간은 조천읍 선진길 66-2번지 선래왓입니다.

원래 선래왓은 오성 스님의 토굴 같은 곳이었는데 이제 대작불사를 마쳐서 공연을 하게 된 것도 있고요.

원래 하나아트의 고석철 대표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출신이라 그런 인연이 닿은 것도 있고, 사찰에서 세밑을 회향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고영진] 불교계에서 동지를 맞아 많은 이웃들에게 동지 팥죽과 더불어 부처님의 따뜻함이 전해지길 기대해 봅니다.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이병철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병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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