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빈방일 앞두고 홍보…징용문제 난항 한일관계는 짧게 언급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오는 24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내외정세조사회 강연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날에는 청두에서 일중한 정상회의에 출석할 것이라고 일본 내각홍보실이 전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또 이 기회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와도 회담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일한 수뇌회담도 할 예정이다"고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연말까지는 양국 간 외교에도 전력투구하겠다며 이같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으며 조율 중이라고 반응하고 있어 아베 총리의 발표가 조급하게 느껴지는 상황입니다.

정상회담은 외교 당국의 줄다리기가 가장 치열한 사안이라서 실무 조율이 끝나서 양국이 공식 발표를 하기 전에는 '미확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가 일방적으로 한일 정상회담이 확정된 것처럼 언급한 것은 국내 정치와 비교해 어느 정도 성과가 기대되는 외교 분야로 여론의 관심을 돌리고 싶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그는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으로 인해 최근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등 국내 정치에서는 상당히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 지지통신의 최근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7.9% 포인트나 떨어졌습니다.

한일 관계가 수교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아베 총리로서는 극도로 악화한 한일 관계를 타개하기 위해 문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한일 간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징용 문제 등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아베 총리는 '국제법 위반 상태를 해결하도록 강하게 요구했다'라거나 '한일 지소미아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정상 외교를 통해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는 주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날 강연에서 한국보다는 중국과의 관계에 관해 매우 길게 이야기했습니다.

아베는 모두 발언에서 중일 관계가 "완전히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며 내년 봄 추진 중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을 "일중 신시대에 어울리는 방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중일 관계에 대한 언급은 모두 발언 중 2분 넘게 이어졌습니다.

반면 한국에 관해서는 "크리스마스 이브날에는 청두에서 일중한 정상회의에 출석하고, 이 기회에 시진핑 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와도 회담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일한 수뇌회담도 할 예정이다"고 말한 것이 전부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한국을 홀대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인데, 아베 총리가 한국보다 중국에 관한 언급을 많이 한 것은 앞으로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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