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재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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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700여년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불교문화재는 약탈과 도난으로 해외로 유출되고 원(原) 소재지를 떠나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습니다.

경북 영주 흑석사 소유의 국보로 지정된 복장유물도 예외는 아닌데요, 원래 자리로 되돌려 문화재의 가치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구BBS 김종렬기자가 보도합니다.

흑석사 목조아미타불상 몸체 안에서 나온 복장유물. 문화재청 제공
흑석사가 1992년 개금불사 과정에서 목조아미타불상 안에서 발견된 복장유물. 문화재청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굣 본사인 고운사 말사인 흑석사는 신라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5부석의 하나로 불린다. BBS불교방송 김종렬기자

 

영주 흑석사는 국보와 보물을 소장하고 있는 천년고찰입니다.

27년 전 개금불사(改金佛事) 과정에서 대웅전에 보관돼 있던 목조아미타불상 몸체 안에서는 전적류와 직물류, 복장물 등 40건, 81점의 유물이 발견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들 복장유물이 조선 초기 불교 조각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며 1993년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복장유물을 국보 제282호로 지정했습니다.

현재 흑석사 극락전에 봉안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조선 세조 3년(1457)에 효령대군이 관세음보살·지장보살과 함께 모신 것으로 알려졌다. BBS불교방송 김종렬기자
흑석사 목조아미타불상 몸체 안에서 나온 복장유물. 문화재청 제공
흑석사 목조아미타불상 몸체 안에서 나온 복장유물. 문화재청 제공

하지만 보관·관리상의 문제로 불상은 흑석사에 보관하고 나머지 복장유물은 2002년 온양민속발물관에 위탁됐다 그해 다시 국립대구박물관으로 옮겨져 26년째 타향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본 불교계와 신도, 주민들은 지역의 소중한 문화재를 제자리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영주시 휴천동 권오국씨가 흑석사 복장유물이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인터뷰] 권오국(68)씨 /영주 휴천동

“지역의 소중한 문화재가 부처님 품 안으로 다시 돌아와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떠돌고 있는 문화재를 찾기 위해 저희 시민들도 적극 나서겠지만 정부와 경상북도, 영주시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목조아미타불상 안에서 나온 아미타삼존불조성보권문과 불조삼경, 칠보류, 사리 등은 하나하나 개별적으로도 국보급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영주시는 현재 국립대구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국보에서 누락된 묘법연화경 1점을 국보로 지정하기 위해 용역에 들어갔습니다.

영주시 문화예술과 류지환 주무관

[인터뷰] 류지환 주무관 / 영주시 문화예술과

“1993년 국보 지정 당시에 빠진 복장유물 중 묘법연화경을 추가로 국보로 지정하기 위해 용역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고요, 흑석사 복장유물이 귀환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잘 협의해 나갈 계획입니다.”

민족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수많은 불교문화재를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은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영주시는 1993년 흑석사 복장유물을 국보로 지정할 때 빠진 묘법연화경을 국보로 추가 지정하기 위해 용역을 마무리하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제대로 보존·관리하기 위한 기본 시설을 갖춘 박물관을 건립하는데는 많은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불교문화재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게 하고 지역민들에게 문화적 자존감을 높이고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흑석사 주지 부봉스님

[인터뷰] 부봉스님 / 흑석사 주지

“늘 바깥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는 문화재가 돌아올 수 있도록 염원하는 천일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을 때 빛이 나고 가치를 높일 수 있고, 지역 문화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때문에 소중한 문화재를 보관·관리할 수 있는 유물관 건립에 불교계뿐만 아니라 행정당국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불교문화유산은 천여년 민족문화의 뿌리이며 정신으로.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도 담겨있습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은 노력은 계속되어야 겠습니다.

영주에서 BBS 뉴스 김종렬입니다.

의상대사가 창건한 5부석의 하나인 흑석사는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이 국보 제281호로, 대웅전 뒷편 바위에 새겨진 석조여래좌상은 보물 제681호 지정돼 있다. BBS불교방송 김종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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