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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직후 혼란기에 외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후기 불화, 범어사 신중도가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조계종은 미국에서 열린 경매를 통해 문화재를 돌려받았고 모레 원래 자리인 범어사에 봉안할 계획입니다.

류기완 기자입니다.

 

지난 9월, 해외 문화재 환수 업무를 맡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국외 경매시장에 출품된 문화재들을 모니터링하던 중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들을 그린 신중도 1점을 발견합니다.

재단은 조계종과 이 같은 내용을 공유했고, 종단에서도 즉시 신중도의 원래 봉안처와 출처 확인 작업을 벌였습니다.

[오심 스님 / 조계종 문화부장] : "우리 종단은 지난 세월, 사찰에서 유출된 성보의 환수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종단은 유출된 성보를 예경의 대상으로 다시 모시고 가치를 회복하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신중도의 화풍과 관련된 기록들을 확인한 결과, 발견된 그림은 금정총림 범어사 극락암에 봉안됐던 신중도로 파악됐습니다.

조계종은 지난달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경매에 참가해 신중도를 낙찰받았습니다.

범어사 신중도는 1891년 승려 화가인 민규 스님이 제작한 작품으로 조계종과 범어사,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긴밀한 업무 협조와 적극적인 환수 노력을 통해 제자리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외국을 떠돌았던 범어사 신중도의 유출 시기와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한국 사회 혼란기였던 1950년에서 60년대 사이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응천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 : "국외 소재된 많은 문화재 중에 불교문화재는 그것이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불법적으로 반출된 경우가 많죠...환수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환수되지 못하고 현지에서 우리 국위선양에 잘 활용될 수 있는 문화재의 활용 가치를 높이도록 하나하나 방안을 찾고..."

조계종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범어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을 봉행하고 되찾아온 성보 문화재를 공개했습니다.

[원행 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 : "과거에 많은 스님들과 불제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훼손되고, 외부로 유출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종단은 불교문화의 보존·전승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사찰을 떠난 우리 문화유산을 되찾기 위해서 쉼 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범어사 신중도는 가로·세로 각각 1.5m의 크기로 비단 위에 그려졌으며,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고 표현 기법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범어사 신중도는 19세기에 유행한 불화의 형식 등을 계승하고 있지만 현재 이 시기에 조성된 불화는 알려진 사례가 많지 않아 문화재적 가치와 희소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경선 스님 /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 "범어사는 이번 극락암 신중도 환수를 계기로 현재 도난되거나 유출돼 있는 범어사와 교구 말사의 성보들을 온전하게 제 위치로 모셔올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조계종은 모레인 7일 신중도를 본래 자리인 범어사로 옮겨 봉안할 예정입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취재: 최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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