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WTO 세계무역기구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사실상 포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쌀 등 민감품목에 대한 별도 협상권한을 확인’하면서 ‘미래협상에 한해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박관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부는 오늘 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세계무역기구 WTO 지위에 대해 ‘미래협상에서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쌀 등 민감품목에 대한 별도 협상권한을 확인한다며,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forego)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다만, ‘미래협상에 한해 특혜를 주장하지 않는다(not seek)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습니다.

[인서트]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발표 내용입니다.
[최근 개도국 특혜 이슈가 우리 농업 및 대외정책 등에서도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됨에 따라, 정부는 국익을 우선한다는 대원칙 하에, 우리의 위상, 대내외 동향, 경제적 영향 등 모든 측면에서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고 치밀하게 대비하여 왔습니다.]

한국은 95년 WTO세계무역기구 출범 당시 개발도상국 특혜를 인정받았습니다.

이어, 96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하면서, ‘농업과 기후변화 분야에서만 개발도상국 특혜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이 때문에 농업분야에서 개발도상국 특혜를 인정받아 그동안 선진국에 비해 관세혜택 등을 향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 GDP 규모 세계 12위 등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는 우선 지난 7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WTO 개발도상국이 불공평한 이득을 얻고 있다는 발언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지만, 싱가포르와 브라질, 대만 등도 개발도상국 특혜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더라도 미래 협상부터 적용되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협상’이 시작되고 최종 타결되기 전까지는 ‘기존 협상을 통해 이미 확보한 특혜는 변동없이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 DDA 농협상’이 장기간 중단돼 사실상 폐기상태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사례를 감안하면 향후 협상이 재개돼 타결되기까지 상당히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다만 농업경쟁력과 체질강화를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재정지원과 함께 국내 농산물 수요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청년-후계농 육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BBS 뉴스 박관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