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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불교방송 정통 시사 대담 프로그램 '뉴스와 사람들'  
진행 : 김봉래 선임기자     
출연 : 강소연 중앙승가대 문화재학과 교수
방송 : 10월 20일(일요일) 저녁 6시(BBS 라디오)


김봉래 선임기자(이하 김봉래) : 네. 우리 사회 명사들과 현안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 진행을 맡은 김봉래입니다. 세상은 늘 힘들다고 하지만은요 우리는 언제나 희망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지옥이 있지만 극락도 있듯이 오늘 이 한마음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서 미래는 달라지게 되지요.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불화에 얽힌 이야기, 그 속에 담긴 불교와 사상을 음미해보는 시간으로 마련해봤습니다. 불교 미술 분야의 소장학자시죠. 강소연 중앙승가대 문화재학과 교수 모시고 말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후에 본격 시작하겠습니다.

네. 오늘 순서 시작하겠습니다. 강소연 교수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강 교수님 안녕하세요.

강소연 중앙승가대 문화재학과 교수(이하 강소연) : 예. 안녕하십니까.

김봉래 : 네. 요즘 환절기인데 건강은 좀 어떠세요.

강소연 : 살짝 목감기가 왔는데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김봉래 : 그렇습니까. 학교에서 강의도 하시고, 또 곳곳에서 이런 불교 미술, 불화에 관한 강연도 하시느라고 굉장히 바쁘신데, 출근해도 대한불교진흥원이 주최하는 화요열린 강좌에서 강연을 하셨죠.

강소연 : 네. 그렇습니다.

김봉래 : 주로 어떤 내용이셨죠?

강소연 : 그날은요 제가 쓴 <명화에서 길을 찾다>라는 책 내용 중에서, 뭐 많은 내용 중에서 지옥도를 소개해드렸습니다.

김봉래 : 그렇습니다. 그 날 저도 조금 듣기는 했습니다만, 문화 코드로 읽어내는 우리의 명화, 또 불화, 이런 제목으로 했는데, 지옥을 했으니까 다음에는 극락에 대해서도 한 번 해주셨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있었어요.

강소연 : 예. 극락도도 굉장히 아름답죠. 그래서 지옥 보시고 이제 또 극락 보시면 좋으시겠죠.

김봉래 : 그래서 앞에서 저도 오프닝에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 신구의(몸, 말, 생각) 삼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지옥도 펼쳐지고, 또 극락도 펼쳐진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지 않습니까.

강소연 : 예. 그렇습니다. 저희가 뭐 이제 마음이 알아차림을 하느냐, 못 하느냐. 또는 이제 깨어 있는 마음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깨어 있지 않은 마음은 무명의 마음으로 반응을 해서 저희가 이제 육도윤회를 체험하겠고요. 저희가 깨어 있는 마음으로 계속 선업을 쌓는다면 경전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부처보살의 세계를 체험하게 되겠죠.

김봉래 : 그렇죠. 그래서 에고(ego)에 집착해서 내는 마음들이 그런 악업, 불선업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강소연 : 그렇죠.

김봉래 : 그 반대가 선업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지 않습니까.

강소연 : 네. 그렇습니다.

김봉래 : 불화 그러면, 넓은 의미의 불교미술, 또 불교예술이라고 볼 수 있고, 또 그런 불교 미술, 예술의 한 분야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데, 교수님께서는 이제 불화에 집중을 하고 계신 거죠.

강소연 : 네. 뭐 그렇습니다. 뭐 불교미술이라고 그러면 그림, 조각, 공예 등등 굉장히 많은데요. 장르는 다양하지만 모두 다 똑같이 그 깨달음의 세계를 불교에서 말하는 불교 미술이니까요. 불교의 진리의 세계를 저희가 다 눈으로 볼 수 있게 시각화 해놓은 장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이 불화와 인연을 맺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강소연 : 사실 저희 아버님이 국립박물관에 학예공무원으로 30년 넘게 재직을 하셨거든요.

김봉래 : 네. 강우방 전 경주국립박물관 관장도 하시고.

강소연 ; 네. 그래서 뭐 저희 집 이사의 역사는 박물관 이전 역사랑 똑같고요. 저도 이제 아주 아기 때부터 박물관 관사나 박물관 뜰 안에서 놀면서 자라가지고요. 유물 보는 것이 그 때부터 그냥 자연스럽게, 친숙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뭐 이렇게 문화재 전공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김봉래 : 그런데 공부를 국내에서만 한 것이 아니고, 또 해외에도 많이 다니시면서 보고 듣고 사진도 찍고 이렇게 현장에서 연구를 해 오신 분, 아주 귀한 분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강소연 : 뭐 어렸을 때 뭐 아버지를 따라 해외미술관, 박물관도 많이 다녔고요. 실제로 뭐 미국, 일본, 런던, 대만 등지의 총 합쳐보면 한 15년 해외에서 좀 지냈던 것 같은데요. 어쨌든 뭐 어디에 있건, 저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문화재 이런 것들을 이제 약간 볼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고요. 또 보는 것을 좋아했고요. 그랬습니다.

김봉래 : 그런 것을 보면 또 조기 교육이라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교수님을 보면.

강소연 : 세뇌가 아닐까요. (하하)

김봉래 : 인연이 그렇게 되셨다 이런 느낌이 좀 드는데, 아버님께서는 미술사학자로 또 유명하시잖아요.

강소연 : 예. 그렇습니다.

김봉래 : 그래서 그 아버님의 어떤 영향 그런 것들도 본인이 느끼시는지 궁금해요.

강소연 : 네. 일단 뭐 아버님 그렇게 학문에 정진하는 모습 그 자체가 자식들한테 모델이 되었을 것 같고요. 그다음에 이제 무엇보다도 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것은 실물을 직접 보고 조사하는 것,

김봉래 : 실물을 보고 직접 조사.

강소연 : 예. 직접 봐라. 이게 사실 쉬운 게 아닌데요. 왜냐하면 유물 같은 것은 전시장에 갇혀 있거나, 전시장에 내놓지 않으면 창고에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김봉래 : 그런 것은 너무 안타까워요.

강소연 : 그렇죠. 그리고 유물이 또 한국뿐만 아니라 사방에 또 이제 해외에 다수 한 7만 여점 흩어져 있기 때문에, 보고 싶은 유물을 자기가 직접 보고 조사한다는 것이 말 그대로 이렇게  쉬운 작업이 아닌데, 어려운 것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김봉래 : 특히 이제 해외 반출 문화재 같은 경우에는 잘 공개도 하지 않지 않습니까.

강소연 : 예. 맞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은 접근하기도 힘들고 굉장히 좀 까다로운 이슈고, 그래 가지고 지금 일본에 가서 조사를 착수할 때도 실제 실물 보고 촬영하고 찍고, 조사허가 나기까지 2년이 걸렸습니다.

김소연 : 그런 것이 많다 이런 말씀이죠.

강소연 : 예. 그분들께서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아서요.

김봉래 : 사실 이런 것은 일개 학자에게 맡기기 보다는 국가 프로젝트로 해서 체계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강소연 : 네. 맞습니다. 뭐 나라 대 나라 별로 사이가 좋으면 공동 코워크도 가능한데, 일본 쪽 같은 경우에는 저희 쪽에서 소유권을 주장할까봐, 달라고 할까봐 또 이제 아주 중요한 것들은 공개 못하고 있고요. 뭐 그런 상황입니다.

김봉래 : 그런 것은 사실 양국에 서로 좋지 않은 것이거든요. 어떤 그 백년 전, 천년 전 그 문화재를 조성했던 그 분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청정심 아니었겠습니까, 분별심이 아닌 너와 나를 가르는 그런 마음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하나라는 그런 마음으로 했을 것인데, 정작 그 문화재를 대하는 천년 후의 우리의 마음은 너무나 이것은 중생심, 범부심에 머물러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강소연 : 예. 맞습니다. 너무 맞는 말씀 해주셔서 감사한데요. 제가 일본에서 한 7년 일본 곳곳을 조사 다니면서 느꼈던 것은 지금 이제 기자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네 것 내 것을 떠나서 분별심을 떠나서 일단 작품만 놓고 서로 공동조사나 공동 어떤 심포지엄 이런 것이 활발하게 개최되는 게 저는 맞다고 봅니다.

김봉래 : 예. 어떻게 보면 꼭 뭐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공동의 유산 아니겠습니까.

강소연 : 예. 맞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는데요. 이제 사실 거기에 아사, 중생심, 네 것 내 것 이런 게 들어가다 보니까 왜 가져갔냐, 너희들은 왜 유출시켰냐 이러면서 서로 별로 사이가 안 좋은 것 같습니다.

김봉래 : 그래요. 그래서 우리가 불교를 공부하는 목적은 바로 그러한 이분법적인 분별심을 우리가 초월하자 그런데 뜻이 있는데, 실제로 이 불화를 공부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강소연 : 예. 그렇죠. 실물조사를 하면서 이제 다양한 어려움들이 있겠는데요. 어려움도 있지만 또 이제 기쁜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귀한 작품을 바로 코앞에서 제가 직접 친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뭐 너무나 감사한 인연 같은데요. 어쨌든 뭐 해외 조사, 특히 일본 같은 경우에는 좀 이제 유물조사를 하겠다고 편지를 내면 좀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층층이 허가가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한 3개월 이상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고요. 그런데 한국 같은 경우에도 이제 한국에 있으니까 한국에 있는 유물들은 조사가 쉬울까. 그런데 변수가 굉장히 많습니다.

김봉래 : 어떤 변수가 있습니까?

강소연 : 예를 들면 전화를 해서 우여곡절 끝에 촬영 허가를 맡아 가면 스님께서 마실을 가셔서 안 계시다거나, 그런데 제가 도착한 시간은 이제 완전 저녁이거나 이러면 이제 어떻게 하나 이러기도 하고요. 또 이제 재작년에 있었던 일인데, 어떤 큰 사찰에 괘불재에 사진 허락을 맡고 괘불재 열리는 당일 날 갔는데, 거기 이제 주지 스님부터 종무소 직원까지 모두 바뀌었어요. 사람들이. 주지스님이 바뀌면서 그래가지고 작년에 예약을 해뒀는데 이제 누구시냐며, 그래 가지고 또 이제 난관에 부딪힌 적도 있고요. 그랬습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어쨌든 이제 연구를 하시고 그런 연구 성과들을 강의하시고 또 책도 내시고 하면서 어떤 공감대를 넓히는 그런 노력도 하고 계시는 건데, 그 중에서 먼저 그 <명화에서 길을 찾다>도 있지만 그 동안에 내셨던 책들 속에서 뭔가 교수님께서 하고 싶었던 뭔가의 속마음이 계셨을 것 같아요.

강소연 : 네. 제가 책을 낼 때 마다 거기에 담겨있는 가장 큰 의도는 불교미술의 그 디테일, 세부를 독자님들한테 보여드리고 싶다, 그래서 저는 뭐 코앞에서 직접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찍고 그런 과정에 환희심을 경험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작품이 너무 좋아서 뭐 이제 넋을 잃기도 하고 하는데요. 일반인들은 작품을 그렇게 볼 수가 없습니다. 전시장에 가서 본다 하더라도 유리창에 갇혀 있어서 유리창 너머로 봐야 하고요.

김봉래 : 너무 안타까워요.

강소연 : 그렇죠. 그래서 이제 저는 직접 사진을 다 찍으니까요. 제가 본 그런 아름다운 그런 진리의 세계, 디테일들을 충분히 항상 보실 수 있게 도판을 열심히 많이 싣는 편입니다.

김봉래 : 네. 그렇죠. 이 <명화에서 길을 찾다>도 그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고.

강소연 : 네. 맞습니다. 제가 거기에도 원 없이 실으려고 굉장히 노력을 했는데요.

김봉래 : 다 하시지는 못하셨겠죠.

강소연 : 뭐 한 작품 당 무수하게 많은 컷을 찍지만 그 중에서 최고의 컷들을 선별해가지고 실었습니다.

김봉래 : 독자들이 꼭 봤으면 좋겠는데요. 이게 지금 라디오 프로그램인 관계로 보여드릴 수 없는 것이 너무너무 지금 안타까운데, 여기도 보면 10개의 주제로 나눠서 그에 해당하는 스토리들을 경전을 인용해서 정리를 하시고, 그에 해당하는 불화들을 배치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는데, 참 그게 또 감명 깊더라고요. 화요열린강좌에서도 뭐 지옥 관련 이야기를 하셨지만 지옥을 그 누가 가고 싶어 가겠습니까, 대부분은 잘못해서 가는데, 그것을 자발적으로 뛰어드는 그 분 누구죠?

강소연 : 지장보살의 전신인 바라문의 딸.

김봉래 : 아. 바라문의 딸.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불교는 역시 대단하다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다른 종교 같으면 뭐 한 번 가면 영원한 천국, 영원한 지옥 뭐 이런 식으로 되어 있다면 불교는 그것이 끝이 아니다, 거기서 새로운 어떤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정말 희망을 주는 것 같은데, 지옥도에 나타난 그 어떤 불교의 사상이랄까요 그런 것들이 많은 희망을 주는 것 같아가지고요.

강소연 : 네. 맞습니다. 뭐 말씀주신 대로 바라문의 딸이 어머니를 구하려 지옥에 뛰어드는데요. 그것은 사실 이제 무아(無我), 본인이 무아 경지이니까 할 수 있는 그런 어떤 행동인 것 같습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고 어머니를 위해서 또 이제 타인을 위해서 내가 지옥에 뛰어들 수 있다 라는 것은 일단 그 바라문의 딸은 일단 자신은 제쳐두고 남을 생각하는 공덕심이 기본적으로 있는 것 같습니다.

김봉래 : 그러니까 처음에는 이제 어머니를 구하러 가는데, 결국은 어머니만이 아닌 그런 많은 중생들을 구제하는 그런 어떤 원력으로 더 커지잖아요.

강소연 : 예. 그렇습니다. 뭐 저 같으면 일단 지옥에 뛰어드는 것도 사실 이제 겁나겠지만요, 도망가겠지만요. 제 어머니만 구하고 나올 것 같은데요. 이제 바라문의 딸은 주변에 고통 받는, 자기 어머니처럼 고통 받는 존재들을 모두 구하겠다고 선언을 하고 본인 수행은 나중에 닦겠다는 커다란 결심, 서원을 세워가지고 아시다시피 저희가 대원본존, 대원, 커다란 원을 세운 본존이다 라고 대원본존 지장보살 이렇게 하는 것 같습니다. 

김봉래 : 네. 그런 불교의 깊은 사상들이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작은 한 장의 그림에 그 사상을 나타내는데, 알기 쉽게 표현한다 이런 말이 되는데, 우리 불화 그러면 또 고려불화 또 조선의 불화가 나름의 차이가 있어요.

강소연 : 네 맞습니다.

김봉래: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짧게 알고 싶은데, 먼저 이 고려 불화가 정말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거든요. 그 이유는 어디 있는 겁니까? 교수님.

강소연 : 고려불화는 세계적으로 사실 말씀주신 것처럼 유명한데요. 외국학회나 미술관 이런 데서는 그 가치와 우수성을 아주 잘 파악하고 있는데요. 정작 우리는 잘 몰라요. 물론 전문가들은 잘 아시겠지만.

김봉래 : 그래서 여쭤보는 질문입니다.

강소연 : 우리는 고려불화가 왜 저렇게 유명하지, 그 다음에 왜 저렇게 해외에서 각광받고,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하지만 경매 같은 데 유명한 해외 소더비이나 크리스티 이런 유명한 경매에 나오면 인상파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호가되고요. 그래서 외국인들이 이 작은 코리아 그것도 사우스 코리아에 당나라 때 송나라 때 유물도 아니고 어느 시대인지 모르는 이 고려불화를 가지고 그렇게 서로 갖겠다고, 하나 소장하겠다고 그래서 이제 해외 유명 박물관은 하나씩, 한 점씩은 다 갖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작 우리는 저분들이 왜 저러시지, 정작 저희가 낳은, 어떻게 보면 작품이고 저희가 낳은 아이인데 이 아이가 해외에서 왜 저렇게 각광받는지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김봉래 : 그 가치 어떤 겁니까?

강소연 : 일단 그 이유는요 잘 모르는 이유는 우리나라에 없어요. 고려불화를 우리나라에서 볼래야 볼 수가 없습니다. 뭐 한 두 점 정도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삼성리움박물관이 한 점 정도 갖고 있는데요. 해외에는 한 100여 점 정도 유출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요 고려불화의 디테일에 있습니다. 고려불화의 디테일을 보면요 그 세밀한 치밀한 그 정교한 선이 너무너무 정교해가지고요. 저게 정말 사람 손으로 가능한 것인가 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치밀함이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김봉래 : 제가 들은 이야기로는 가사에 선이 있지 않습니까. 선을 확대를 해보면 그 안에 부처님이 쫙 그려진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것을 또 확대해보면 그 부처님의 그런 또 세밀한 내용이, 세밀한 상이 또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확대를 하면 요즘말로 하면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에는 깨지잖아요, 화상이. 근데 아날로그 식으로 암만 확대해도 안 깨지고 그게 나오기 때문에 그래서 고려불화가 대단하다 그런 이야기를 제가 들었거든요.

강소연 : 네. 무슨 마이크로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런 느낌을 줘가지고요, 거기에 빨려 들어가지 않고 거기에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김봉래 : 사실 그것은 오늘날 현대 기술로도 어려운데요. 천 년 전에 어떻게 가능했을까.

강소연 : 굉장히 세밀한, 그런 그 통찰지를 가진 분이 아니면 이것은 만들어낼 수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일본의 큐슈대학 명예교수이신 기쿠타케 선생님도 평생 이제 불화를 전공하신 분이신데, 중국 것도 하시고 일본 것도 하시고 하셨는데요. 그런데 말년에 한국 고려불화가 세계에서 최고다 라는 말씀을 NHK 다큐멘터리에 나오셔서 공개적으로 하셨습니다. 세계 뭐 그리스 로마 미술, 그리고 르네상스 미술 가져다댈 게 아니다, 중국, 일본 것도 마찬가지고요.

김봉래 : 디테일 말씀을 하셨는데, 그 부분 말고 다른 부분에서의 고려불화의 특징과 우수성,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강소연 : 일단 그 디테일의 세밀함, 그 작은 화폭 안에 그런 중층의 한 일곱 층의 세밀한 레이어의 문양들이 부딪히지 않고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도 너무 신기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일곱 겹의 문양을 아주 세밀한 모양으로 겹쳤는데, 점점 어두워져야 되는데 고려불화는 채도가 높습니다. 그러니까 투명합니다. 맑습니다. 저희가 이제 번뇌가 아무리 아무리 쌓여도 시껌해지지 않고요 연꽃처럼 투명함을 유지하는 그런 특징이 있습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그래서 그런 우리 불화의 우수성, 널리 알리는 것이 우리 강소연 교수님의 어떻게 보면 임무인데,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이러한 우리의 우수성에 대한 현실이 인식 수준은 좀 떨어진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선진국 상황은 좀 어떤가요?

강소연 : 네. 저희가 사실 전쟁도 많은 나라였고 해서 먹고살기 바빠서 문화재에 눈 돌릴 시간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은데요. 비교적 전쟁이 우리나라처럼은 없었던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미국, 일본 같은 경우 보면요, 특히 제가 일본에 오래 거주하면서 조사를 해서, 일본 같은 경우는 이제 이 유물이 어디에 있으며 가장 잘 관리되고 보호될까를 회의를 여러 차례 합니다. 그리고 보통 보존처리나 수리 같은 것은 기본, 이제 그게 뭐든지요, 건축물이든 불화든 기본 일단 10년을 잡습니다. 그래서 수리를 했나 안 했나, 한 듯 안한 듯 하면서 기가 막히게 해 놓거나 이런데요. 그런데 이제 제가 막 일본에서 한국에 들어왔을 때 그 때 신문에 시끄러운 뉴스를 본적이 있는데요. 사찰이랑 박물관이랑 유물의 소유권을 가지고 싸우는 그런 뉴스를 보고 제가 놀랬어요.

김봉래 : 지금도 약간 그런 경향이 있죠.

강소연 : 그래서 그런 부분은 뭐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누가 진짜 엄마냐 했을 때 진짜 엄마는 서로 한 아이를 가지고 서로 내 아이라고 주장을 하다가 그러면 왕이 아이를 반 잘라서 나눠 가져라 했더니 가짜 엄마는 그렇게 하자, 진짜 엄마는 내가 엄마가 아닙니다.

김봉래 : 네. 솔로몬 왕의 지혜.

강소연 : 솔로몬 왕의 지혜. 그래서 이제 진짜 엄마는 내 아이가 아니니까 이 아이를 잘 키워주기 바란다. 그래서 약간 좀 이런 마음을 가질까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 내 것이냐 아니냐하는 유물의 소유권보다는 이 일단 유물을 보고 이 아이를 보고 관찰을 하고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이 유물한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고 그것을 가장 잘 제공하고 잘 관리해줄 수 있는 전문가나 아니면 내 사찰에서 그게 가능하다면 전문가를 모셔서 한다거나 그런 어떤 지혜를 발휘하는 게 좀 좋을 것 같습니다.

김봉래 : 문화가 강한 나라가 또한 선진국 아니겠습니까. 군사 강국도 있고 외교 강국도 있고 또 경제적인 강국도 있지만 그것은 어떤 외형적인 것들이고요. 내면의 정신세계 그것은 역시 문화 예술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뭔가 우리가 김구 선생님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이제 우리가 문화 선진국을 지향해야 하자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문화입국이라는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는데, 불교미술의 세계화 가능성과 접목해서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실행해 나가야 할지요?

강소연 : 예 맞습니다. 제가 뭐 여기 저기 해외에서 돌아다니면서 공부해 본 결과 이것은 정말 사실 문화전쟁입니다. 사실 군사전쟁이기도 하지만 그 다음에는 문화전쟁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일본 같은 경우에는 일본에서도 한 이제 6년 정도 공부를 했지만요, 거기는 국수주의적인 경향이 굉장히 강합니다. 그래서 이제 뭐 사실 반가사유상 같은 경우에는 삼국 시대 우리가 일본 국보 1호에 영향을 줘서 아주 똑같은 쌍둥이 같은 반가사유상이 일본에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일본에는 학자들이 이제 숫자가 많습니다. 그래 가지고 이분들이 극우적으로 그쪽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하면, 그 분들이 힘을 합쳐가지고요. 지금은 이제 반가사유상이 일본이 먼저고 그것이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거꾸로 영향을 줬다 라는 설도 아주 옛날부터 나와 있습니다. 그것을 지지하는 학자들도 많고요. 그러니까 이제 불교가 중국 한국 일본으로 이렇게 흘러간 것이 아니고 중국에서 와서 한국 일본으로 동시에 갔는데, 일본이 더 우수해서 일본에서 다시 한국으로 영향을 줬다 라는 이런 이런 말도 안 되는 어불성설도 학술로 오래전부터 정착되어 있고요. 더 안타까운 것은요, 불교미술 같은 경우 사실 어렵습니다. 경전도 봐야 되고 한문도 조금 해야 되고 그 다음에 작품도 볼 줄 알아야 하고. 솔직히 요즘은 어려운 것을 잘 안 하려고 해요. 그럴수록 저희가 이제 숫자에서 밀리게 되는 거죠. 그래서 뭐 한 벌써 한 7년 전인가요. 그 때는 제가 학회에 가서 깜짝 놀랐는데요, 우리나라 학회였는데요, 석굴암이 우리나라 석굴암이 일본 밀교의 도상을 받았다는 그런 학설을 우리나라 학생들이 일본 그 사전이랑 일본 텍스트를 보고 거꾸로 인용을 해가지고 발표를 해가지고 기존에 공부하신 분들이 굉장히 놀란 적이 있는데요. 그것은 일본에서는 다량으로 사전, 인덱스, 매뉴얼 다량으로 써내고 있고 끊임없이 저서들을 내놓고 있는 반면에 저희는 일단 분량에서 너무 밀려요. 인용하다가 보니까 일본 것을, 일본 텍스트랑 일본 자료가 많으니까. 일본 자료는 분명히 아셔야 할 것은 그들은 그들 불교 안에서 모든 해석을 한다는 거죠. 저희는 화엄․선 위주였고요, 저희가 이제 저희의 문화의 전통과 흐름을 지키려면 저희도 정말 많은 분들이 공부하셔가지고 많이 이제 내놓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사실은 중국도 사실은 그런 역사적 왜곡 이런 것을 많이 하는데, 대부분이 선진국이라는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이 그런 어떤 이중의 얼굴을 갖고 있다 라는 이런 생각이 드는데, 말씀하신 것 중에 우리나라는 화엄․선에 집중했다 이 말씀은 우리가 어떤 불교의 전체적인 어떤 맥락, 그림 중에서 일부 불교 전통에 너무 치우쳐 있다 그런 면에서 불교 미술도 범위가 너무 좁아져있다 그런 말씀이신가요?

강소연 : 아. 예. 큰 맥락에서 보자면, 이제 화엄선 맥락으로 말씀드릴 수가 있는데요. 사실은 고려시대 때는 아시다시피 다양했습니다. 저희가 이제 법상종의 맥락도 끊겨버렸고요, 그리고 고려 말 조선 시대로 접어들면 임제선 전통이 완전 조계종 맥락으로 완전히 굳혀져 버리죠. 근데 고려시대 때까지만 가 봐도 다양한 수행법이 있었고요.

김봉래 : 밀교도 있었고.

강소연 : 그렇습니다. 불교회화 같은 것들이 그런 것을 증명해주고 있거든요. 그래서 불교회화를 들여다보면 저희 불교문화나 사상의 맥락이 폭넓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봉래 : 그렇습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또 그 우리 교수님이 연구 활동 기대가 되는데, 앞으로 계획은 어떠신지요?

강소연 : 앞으로 저는 했던 것 그대로 이제 더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은데요. 제가 했던 것이라는 것은 이제 이것 공부하시고 싶은 분들 열심히 가르쳐드리고요, 그 다음에 또 일반 대중들한테 좀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우리 불교미술이 얼마나 아름답고 밝고 시원하고 또 이제 해학적이고 재미있는지요. 그래서 제가 공부하고 조사했던 것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서 쉽고 이해하기 쉽게 하는 작업을, 풀어내는 작업을 계속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김봉래 : 네. 앞으로 기대가 됩니다. 후학들에게 또 기대하는 바도 있을 것 같아요. 뭐 좀 당부하는 바.

강소연 : 네. 문화재를 공부하시고 싶다 한다면 좀 어려운 용어일지 모르겠지만 호법(護法)하는 마음으로, 호법, 법을 보호하는 마음으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요, 지금 우리나라 불교 문화재 실태가 참으로 처참하고 심각합니다. 있을 자리에 있지 않고 해외 유출된 것은 제가 말씀 안 드려도 잘 아시겠고요, 그리고 또 유출된 것들이 소장처가 알려지면 거래를 못하게 되니까 유물을 훼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장처가 새겨진 부분을 칼로 자른다거나 훼손한다거나 그것은 사실 부처님 몸에 피를 내는 그런  행동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제 있는 문화재라도 저희가 호법하는 마음으로 공부해 주셨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김봉래 : 아. 그렇군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종단을 비롯한 한국 불교계에도 뭔가 당부하실 말씀이 있을 것 같아요.

강소연 : 오늘 이렇게 불교방송이라는 공공채널에 초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한데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이거 뭐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인지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물어주시니까, 매스컴이 해주셨으면 하는 것은요 사회적 가치의 제시를 좀 해주셨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김봉래 : 사회적 가치 제시.

강소연: 예. 어떤 말씀이냐 하면요, 옛날에 저희가 국교가 불교였을 때는 신라시대 때는 세속오계 뭐 이런 게 있었습니다. 이제 사회적, 국가적 가치로요. 뭐 살생유택, 교우이신 뭐 이런 거요. 조선시대에는 또 이제 유교적인 그런 사회적 가치가 딱 제시되어서 저희가 교육을 받았던 것 같은데요. 뭐 장유유서라든가 군신유의, 시대랑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안에 이제 서로를 뭐 신뢰한다거나 서로에 대한 예의를 갖춘다거나 그런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내용들이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가치가 제시되어 있었는데요. 지금은 그런 것을 제시하는 어르신들이나 그런 가치를 제시하는 중심이 되는 것이 부재하는 시대인 것 같아서요. 그래서 뉴스 같은 것을 보면 온통 개인 인신공격만 있고요. 그런 것 보면, 그래서 이제 불교 채널은 불교적 가치를 사회적 가치를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서 육바라밀로 육바라밀 위주로 계속 끊임없이 시청자들에게 제시해주신다면 저도 많은 감회를 받고 또 공덕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김봉래 : 네. 감사합니다. 오늘 방송을 마치면서 혹시 못하셨던 말씀, 마무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강소연 : 초대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사찰 가셔서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사찰에 장엄된 천정 모습이라든가 조각상, 불화 이렇게 쭉 둘러보시고요. 저것이 나랑 아무 상관없는 저 멀리 진리의 세계, 저 멀리에 있는 별개의 세계가 아니고요 제가 번뇌를 벗었을 때 체험할 수 있는 제가 되는 세계구나, 그것을 불교미술로 내 앞에 저렇게 부처님이 보여주시고 계시는구나 생각하시고 그 아름다운 풍경이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시고 정진하시면 좋으시겠습니다.

김봉래 : 예.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강소연 중앙승가대 문화재학과 교수님과 말씀 나눴습니다.

네. 여러분 오늘 시간 어떻게 들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지옥도 있고 극락도 있고 어느 쪽을 갈 것인가, 우리 각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 이런 말씀 다시 드립니다. 디테일 오늘 말씀하셨는데요, 우리가 디테일 아주 세밀하게 업을 수행을 해 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보도국, 진행에 김봉래였습니다. 편안한 일요일 저녁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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