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실무협상 결렬 선언하는 김명길 北 외무성 순회대사

7개월 만에 재개된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것과 관련해 미국은 “창의적 아이디어들을 가져갔다”고 주장했으나 북한은 “이번과 같은 역겨운 회담이 다시 진행되길 원치 않는다”며 2주내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미국 측이 기대한 대로 2주 안에 실무협상을 재개할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실무 협상 뒤 중국 베이징을 통해 귀국하기에 앞서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한 김 대사는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환승 구역에서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판문점 회동 후 90여일 동안에도 미국 측이 새로운 셈법을 만들어오지 못했는데, 짧은 2주 동안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건지 의심된다"면서 미국이나 스웨덴측과 2주 후 재협상에 대해 이야기한 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번과 같은 역겨운 회담이 다시 진행되길 원치 않는다"며 회담 내용에 대해 강한 불만을 거듭 표출했습니다. 

김 대사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회담 직후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원인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이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스웨덴 측이 2주 내에 북미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으로 초청했으며, 미국은 이를 수락한 뒤 북측에도 수락할 것으로 제안했다고 전했습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다"며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논평은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북미 실무협상 결렬된 요인에 대해 미 언론들은 북한의 과잉 기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또 실질적인 협상 중단이라기보다는 미국의 양보를 더 끌어내기 위한 협상 전략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으며, 향후 미사일 시험 등 미국을 향한 도발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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