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금오산 정상 아래에서 국내 최소 크기로 추정되는 마애불(磨崖佛)이 발견됐습니다.
손바닥크기의 이 마애불은 신라 귀족층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던 마애불이 서민에게까지 확산되었음을 보여주며, 지역문화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전망입니다.
대구비비에스 정한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은박지와 한지를 이용해 본을 뜨는 작업을 여러번 반복하자 이윽고 바위 위에 새겨진 부처님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해발 955미터 금오산 정상 아래 보물 제 490호 마애 보살입상 옆 약수터에서 우리나라에서 나온 마애불 중 가장 작은 크기로 추정되는 마애불이 발견됐습니다.
80센티미터 가량의 정방형 바위에 새겨진 이 불상은 높이 15, 폭은 10센티미터이며, 광배를 포함하면 높이 17, 너비는 20센티미터입니다.
국가지정 문화재 중 가장 작은 크기인 높이 90cm 경주 남산마애보살삼존좌상에 비해 높이가 6분 1에 불과합니다.
약사암 주지 대혜스님은 지난 추석쯤 우연히 바위의 낙엽을 치우다가 좌선중인 부처님을 만났습니다.
인서트/대혜스님/구미 금오산 약사암 주지/깊은 명상에 젖어든 그런 모습 같아요. 두광과 신광을 봤을때는 상당히 오래된 거 같고.. 그래서 이게 예사롭지 않다..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음각과 선각을 혼용해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을 크게 표현했고, 오른손을 풀어 무릎에 얹고 손가락이 땅을 가리키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근 마애 보상입상과 같이 팔의 길이와 손이 과장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부처님 주변으로는 백일좌대(白日坐台), 최길상(崔吉尚), 금천(金泉), 수자(修者) 등의 글씨가 새겨졌습니다.
인서트/김태형/학예연구사/누군가가 이 근처에서 오랫동안 수행을 했던 그런 흔적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이 주변의 상황이라든지 불상의 도상으로 봤을때는 조선 초 또는 조선 시대 그 어느때쯤으로 추정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인서트/최영식 박사/전(前)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9세기 넘어가면서부터는 서민들도 개인의 수행을 위해 마애불상 앞에서 수행을 하거든요. 아마 그 한 자국이 아닌가..제대로된 조사를하면은 아마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정말 찾아보기 힘든 그런 규모가 작은 그리고 이 지역 문화를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자료가 아닌가....
지척에 암벽이 있는만큼 여기서 떨어져 나왔거나 지면속에 묻힌 암벽의 일부가 노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마애불의 문화재적 가치를 규명하는 절차가 본격 진행될 계획인 가운데 대혜스님은 불교문화의 흔적이 산재한 산 정상 주변 일대에 대한 세밀한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서트/대혜스님/금오산 약사암 주지/이 지역은 석간수와 그리고 마애불 그리고 약사암이 위치한 지역으로서 좀 더 연구가 필요한 그런 부분인 것 같습니다. 금오산의 가치에 대해서.. 깊고 넓은 연구가 진행됏으면 좋겠습니다.
발견된 마애불이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 한가운데에 있는만큼 대혜스님은 우선 마애불을 암벽 아래로 옮겨 보호펜스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구미 금오산에서 비비에스 뉴스 정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