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사건 수사 결과를 두고 충북경찰청과 청주상당경찰서 사이의 미묘한 균열·잡음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청주상당서는 이번 사건을 일선에서 직접 수사했다면 충북경찰청은 사실상 사건을 지휘·지원했는데요.

최종 수사결과 직접 증거 없이 정황 증거만으로 기소의견을 제기, 부실 수사 비판의 조짐이 보이자 선봉에 섰던 충북경찰청은 한 발 물러서고 일선서에 책임을 전가한다는 내부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연현철 기자입니다.

 

< 기자 >

수사 6개월여 만에 고유정의 범행으로 결론 내려진 고 씨의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

청주상당경찰서는 오늘(30일) 브리핑을 갖고 4살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고 씨를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브리핑을 앞두고 경찰 내부에선 충북지방경찰청이 청주상당서에 수사결과 발표를 떠넘겼다는 구설이 끊임없이 쏟아졌습니다.

충북경찰이 중대한 사건인 점을 들어 대응 최 일선에 나선 이후 결과 발표만은 하급서에 넘기는 게 일관된 모습은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 청주상당서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부실수사 의혹에 대해 충북경찰은 지난 7월 브리핑을 통해 공식 해명에 나선 바 있습니다.

피의자 특정과 혐의 적용 등 수사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며 사건 해결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충북경찰이 수사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수사의 주체인 청주상당서에 공식 입장 발표를 넘기면서 내부에선 잡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충북경찰이 이번 사건의 직접 증거가 없어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고된 것에 따른 입장 회피가 아니냐는 관측입니다.

청주상당서 소속 모 경찰관은 "대응 일원화를 맡았던 상급기관이 결과만은 하급서 맡긴다는 게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상급기관에서 다시 하급기관으로 브리핑이 내려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충북경찰은 수사의 주체 기관이 그 동안의 수사 상황과 결과를 발표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경찰의 마지막 브리핑 마저 온전히 수사 주체 기관의 매듭은 아니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이날 브리핑에는 신희웅 상당서장의 불참은 물론, 차상학 상당서 형사과장을 제외하곤 대부분 충북경찰청 관계자들이 브리핑에 참여해 '무늬만 주체 기관 브리핑'이었다는 겁니다.

충북경찰청이 결론 단계에서 하급서에 수사 결과 책임을 일임한 것 아니냐는 불만섞인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

이에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충북청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담당자들의 편의를 위해 잠시 공식 입장 등을 전했을 뿐"이라며 "절대 결과를 두고 떠넘기거나 외면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헛다리 수사', '갈팡질팡 수사' 등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에 비난 여론으로 물든 '고 씨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

이를 두고 경찰 조직 내에선 지방청과 일선서가 비난 여론 떠넘기기에 신경전을 벌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BBS뉴스 연현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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