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집중인터뷰

● 출 연 : 강승철 제주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 진 행 : 고영진 기자

● 2019년 9월 26일 목요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집중인터뷰

[고영진]제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 다양한 관심사를 보다 심층적으로 알아보는 ‘집중인터뷰’ 코너입니다. 지난 여름, 실종 열흘만에 기적적으로 가족 품에 안겼던 조은누리양, 기억하실 겁니다. 무더위와 장맛비에 마음 졸이며 생환을 기다리던 국민들에게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발견된 조양은 오랜만의 반가운 소식이었는데요. 이 감동의 현장에 함께 한 많은 이들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군 수색견 달관입니다. 이 달관이에 이어 얼마 전에는 우리 제주에서도 귀한 생명을 구한 개가 있습니다. 그 이름이 초롱이인데요. 오늘 집중 인터뷰에서는 초롱이를 비롯한 인명구조견의 세계를 살펴볼까합니다. 초롱이의 핸들러인 제주소방서 119구조대 강승철 소방장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강승철]안녕하세요.

[고영진]인명구조견 초롱이, 이번에 제대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우선 이날 구조현장의 상황부터 전해주신다면.

[강승철]80대 치매 노인이 수색 전날 오후 4시30분경 집을 나간 뒤 연락두절됐습니다. 그리고 이튿날 오전 경찰에 실종신고, 당일 11시5분경 119상황실로 경찰에서 협조요청을 했습니다. 이후 오후 1시30분 경찰브리핑 실시 후 의심 가는 지역으로 차량 이동해 구조견 초롱이와 함께 수색을 시작해 10분만에 할머니를 발견했습니다. 당일 날씨도 맑고 바람이 적당히 불어줘서 견을 이용한 수색활동에 상당한 도움이 돼 빠른 발견이 가능했습니다. 초롱이가 다가가자 누워있던 할머니가 바로 웃으시며 앉으셨고 꼬박 하루가 지났는데도 건강한 모습을 보니 너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구조견은 원래 사람을 찾으면 짖는 행동으로 핸들러에게 발견 사실을 통보하는데 할머니가 움직이시며 견을 쓰다듬는 행동을 하셔서 그냥 꼬리만 살랑거리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견 훈련시 사람이 움직임이 없는 상태에서 짖게 만드는 훈련을 합니다.

[고영진]정말 다행입니다. 수색하는 일분일초가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일텐데, 그 긴장감을 초롱이가 끊어준 셈입니다. 기특한 초롱이, 우리 제주에 온 지 얼마 안됐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친구인가요?

[강승철]래브라도 리트리버로 4살입니다. 사람을 아주 좋아하고 성격이 활달한 친구입니다.

[고영진]사실 사건사고가 하루에도 몇 건씩 생겨나는데...모든 사건에 투입되는 것은 아닐 거고...주로 어떤 경우 구조견들이 수색에 나서는지?

[강승철]단순 가출, 정보가 전혀 없는 경우, 그리고 시내, 주거지역 등은 할 수 없고 산, 야지 등 쓰러져 있다고 예상되는 상황일 때 투입됩니다. 보통 특정 냄새로(예를 들면 옷가지 등) 찾는다고 생각하시는데 잘못된 정보입니다. 사람만의 특유한 냄새가 있는데 이 냄새를 찾게끔 반복 훈련 실시합니다. 그렇게 찾으면서 움직이고 있는 사람에겐 반응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거나, 누워있는 경우, 그러니까 다쳐서 못 움직이는 경우 등에 반응합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 사망하여 부패하거나 하면 냄새를 못 맡기 때문에 사채탐지견이 따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인명구조견은 실종 2~3일 이내에 빠른 투입을 필요로 하고 세부적인 정보가 필요한데요, 사람처럼 천천히 걸으면서 찾는 게 아니고 의심지역 한곳 한곳을 최선을 다해 달리기 때문에 오랜 시간 수색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정보를 얻고 수색을 시작합니다.

[고영진]시작하면서 이야기했듯 조은누리양 때도 군견 달관이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군견 혹은 수색, 구조견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사람보다 뛰어난 감각 아니겠습니까. 얼마나 어떻게 다른가요?

[강승철]구조견은 후각이 사람보다 1만배 발달했고, 청각은 50배 이상 민감합니다. 이런 타고난 신체적 조건과 훈련된 기능으로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 사람이 발견하기 어려운 단서를 발견해 재난현장에서는 사람 수십 명, 첨단장비 그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고영진] 귀한 일을 하는 만큼 대우도 해줘야할 텐데, 어떻습니까, 이 인명구조견들은 출동 다녀오면 뭐 보상이라도 있는지. 구조에 성공하면 특별간식이라던가….

[강승철]특별간식은 따로 없고요, 함부로 많이 먹이면 오히려 초롱이의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정량을 먹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색당일 날은 활동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으니까 간식이랑 사료를 좀 더 챙겨주는 편입니다.

[고영진]아무 개나 구조견이 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저희가 보면 구조나 수색에 나서는 개들의 종도 몇 가지로 한정되는 것 같던데, 특별히 어떤 조건이 있습니까. 예를 들어 대형견들만 된다거나, 개별 성향이라던가.

[강승철]구조견들이 투입되는 곳은 산악, 야지, 재난현장 등 험한 곳이 많기 때문에 작은 견들은 활동하기가 매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 전국의 소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구조견은 모두가 대형견이고 종은 초롱이 같은 래브라도리트리버, 세퍼드, 마리노이즈 이렇게 3종이 운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중앙119구조본부에서 훈련받고 있는 견까지 합쳐서요. 제가 알기론 경찰에서 운용하는 수색견도 모두 대형견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향을 말씀드리면 구조견이 되기위한 조건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단 사람을 좋아하는 견이라야 하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공격성이 없어야 합니다. 사람을 찾고 구해야할 견이 요구조자를 공격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되니까요.

[고영진]이런 인명구조견은 어떻게 배출되는지 그 과정도 궁금합니다.

[강승철]중앙119구조본부에서 2년간 하루 3시간 이상씩의 훈련을 받고 인명구조견 평가시험에 합격해야 각 시도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명구조견이 됩니다. 배치 후에도 구조견과 핸들러가 교감활동과 동시에 반복훈련을 실시하고 있고요, 핸들러와 구조견의 수준유지 점검 그리고 능력 향상을 위해 대구에 있는 중앙119구조본부로 직접 가서 정기 수준유지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총 시간은 연 120시간 이상이구요, 분기별로 나누어 실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앙119구조본부, 그리고 서울, 부산, 경기, 강원, 경북, 경남, 전남, 제주 이렇게 총 9개 시,도,본부에서 운용 중에 있습니다.

[고영진]국내에서만이 아니라 해외로도 출동한다고요.

[강승철]외국 출동은 국제구조대 자격으로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최고의 베테랑 견으로 유명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케빈이 대회 출전 중인데요, 그동안 제가 봐왔던 케빈의 능력으로 보아 최소 입상 이상의 수상은 반드시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영진]언제 출동할지 모르는 것은 구조견들도 일선 구조대원들과 마찬가지겠습니다. 늘 훈련이 돼 있어야 할 텐데요?

[강승철]방금 말씀드린대로 항상 훈련을 하고 있고요, 훈련방법은 놀이와 간식을 이용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말씀드리면, 인위적으로 사람이 숨고 숨어있는걸 견이 발견하고 짖으면 공을 주거나 간식을 주는 방식으로 훈련을 하는 것인데요, 수색현장은 우리 구조견들에겐 놀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영진]그렇다면 이런 구조견을 관리하는 핸들러는 어떤분들이신지? 핸들러가 된 계기 같은 게 있는지, 핸들러의 업무는 일반 소방관과 어떻게 같고 또 다른지도 궁금합니다.

[강승철]핸들러라고 특별한 대원들이 하는 건 아니고요, 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많이 줄 수 있으면 됩니다. 핸들러가 되기위해선 기본교육과정인 기초반 2주, 그리고 심화교육과정인 전문반 4주 총 6주간의 입문교육을 수료하고 핸들러인증평가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계기는 인명구조견 업무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했구요, 업무방식은 시도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우리 제주도는 화재진압, 구조활동을 기본적으로 하면서 구조견 업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고영진]성과를 내는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겠지만, 특히 임무를 수행한 뒤에 오는 보람도 남다르겠습니다.

[강승철]제가 핸들러를 시작하고 이번 발견을 합쳐서 총 7명을 발견하고 가족 품으로 보내드렸습니다. 그 중 돌아가신 채로 발견되신 분도 있고 마음 아픈 상황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찾고 임무를 완수하게 되면 많이 뿌듯하고 보람도 됩니다.

[고영진]초롱이뿐 아니라 출동과 임무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호흡도 잘 맞아야 할 거고, 체력 및 건강관리도 중요하겠습니다.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강승철]체력관리는 인명구조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합니다. 견은 로봇이 아니고 생명이기 때문에 수색중 지치고 힘들게 되면 일단 핸들링이 거의 안 되고 수색활동을 망칠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꾸준하게 하고 있고요, 동물병원에서 정기검진 예방접종도 반드시 실시하고 있습니다.

[고영진]신속하고 안전한 구조를 위해 현장에 배치되는 인력이나 기술, 구조견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할 텐데, 현장에서 느끼는 부족함과 아쉬움이 있다면.

[강승철]현재 동료 직원뿐 아니라 소방서 등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어 특별히 아쉽다고 느끼는 건 없습니다.

[고영진]초롱이와 소방장님을 비롯한 119구조대 덕분에 많은 도민들이 편안한 일상을 누릴 수 있고 만약의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감사한 마음 전하고요. 끝으로 함께 근무하시는 동료들이나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강승철]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부분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로는 전국적으로 치매노인분들 실종사고가 많습니다. 일단 실종이 되면 찾기도 매우 어렵고 엄청난 인력이 투입돼야 합니다. 그래서 예방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데요, 현재 경찰청에서 치매노인분을 위한 GPS보급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GPS를 치매 어르신 팔찌나 목걸이 등으로 신체에 지니게 하면 만약 실종되더라도 실시간 위치를 파악할 수가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찾을 수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구조견 수색활동과 별개로요, 제가 화재출동과 구조출동을 할 때면 경광들을 켜고 싸이렌을 울리며 달리는데도 항상 옆 차선에선 많은 차들이 같이 달리고 있는 걸 목격합니다. 긴급차량이 오고 있으면 일단 양옆으로 정차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옆 차선으로 휭하고 달려가선 신호등사거리를 차선을 다 막아버리는 일이 보통입니다. 운전자분들은 옆 차선으로 달리기 때문에 방해를 안 하신다고 생각하는 것 같으신데 같이 달리는 것 자체가 방해가 되고요, 장비를 가득 실은 느릴 수밖에 없는 소방차보다 먼저 가서 신호등사거리 모든 차선을 막아버리니 매번 출동할 때마다 참 힘들고 사고 위험도 너무 많습니다. 이 방송을 들으시는 우리 청취자분들께서는 혹시 소방차가 달려오면 꼭 양옆 차선으로 정차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고영진]오늘 함께해주신 제주소방서 119구조대 강승철 소방장님 감사드리고 구조가 필요할 때 초롱이와 함께, 누구보다 빠르게 임무수행을 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강승철]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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