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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쇠락했던 조선왕실 원찰 서울 흥천사가 본 모습을 갖춘 후 처음으로 새 법당 들보를 올렸습니다.

지상 3층 다목적 문화센터가 내년 6월 준공되면 불자와 시민들의 열린 도량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홍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서울 돈암동 흥천사의 가장 높은 곳.

조선왕조 원찰의 새로운 역사가 들보에 담겨 올라갑니다.

흥천사 새 법당 상량식 현장에서, 회주 금곡스님은 만감이 교차합니다.

조선왕조의 시작과 함께 산문을 연 역사적 도량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대처승의 불법점유로 쇠락한 것을 불과 8년 전 금곡스님이 앞장서 정비했습니다.

11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과 불법점유를 정상화시키기 까지 난무했던 고소고발.

금곡스님은 하루에도 몇 번 씩 밀려드는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을 견뎌냈다고 털어놨습니다.

[금곡스님/ 돈암동 흥천사 회주] 

“110억원 상상이 안 가는 돈입니다. 그런데 저는 왜 했느냐? 저는 여기서 하다가 죽으면 제가 사적으로 무엇을 한 것이 아니고 부처님을 위해서 불자들을 위해서 했다는 그 소리 한 마디 듣고 싶어서 무모하지만 시작을 한 겁니다. 제가 불사를 하면서 하루에도 3~4번 씩 천 번도 넘게 그만둘려고 생각을 했습니다.”

스승 무산대종사를 비롯한 수많은 이들의 도움과 인연 속에 새로운 불사로 정비된 흥천사는 내년 6월 다목적 문화센터를 준공합니다.

지하 1층 지상 3층의 건물 맨 위에는 ‘약사전’이, 아래에는 큰 법당 ‘무량수전’과 식당, 북까페 등이 최신 시설로 들어섭니다.

한국불교의 오욕이 서린 도량 기존 건물의 해체보수를 통해 조선왕실 원찰의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의미도 담겼습니다.

[현고스님/ 조계종 불사 총도감] 

“지금 이 땅 새로운 불사가 시작되는 이 땅 바로 여러분이 앉아 있는 이 땅 100년의 한국불교의 왜곡과 치욕이 서려 있는 땅입니다. 대처승이 집을 짓고 처자식을 거느리고 산 이 현장을 다시 청정한 도량으로 바꾸는 매우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불사예요. 그냥 집짓는 것이 아니에요. 아셨죠. 그래서 이 집이 돈이 얼마 들고 크기 어떻고 모양이 어떤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아픈 역사 오욕의 역사를...”

흥천사는 이제 주변 시민들을 위한 열린 도량으로서의 역할도 한층 충실히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금곡스님/ 돈암동 흥천사 회주] 

“이 지역 주민들이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불자들은 어쩌다 한 번 올 때 시끄럽다고 하는데 지역 주민들은 매일같이 땅을 지하로 10m를 팠으니 얼마나 1년 동안 힘들었겠습니다. 어떤 주민은 제가 2012년부터 일을 했는데 망치소리를 하루도 안 들어 본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만큼 미안하고 고맙기도 하고...”

[스탠딩] 숭유억불의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불과 8년 전 정상적인 가람의 모습을 회복한 흥천사가 앞으로 어떤 새 역사를 써 내려 갈지 주목됩니다.

서울 돈암동 흥천사에서 BBS NEWS 홍진호 입니다.

(영상취재=남창오/ 영상편집=강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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