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영 은정한의원장(부산시 여한의사회장)

● 출연 : 박은영 은정한의원장(부산시 여한의사회장)
● 진행 : 박찬민 BBS 기자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 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 한의사협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는데요. 오늘은 부산시 여한의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범일동 은정한의원 박은영 원장님과 함께 월경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박은영 원장님 전화연결되어 있습니다. 박은영 원장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박은영입니다.

질문1) 오늘 주제는 월경통입니다. 월경통은 여성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아주 흔한 증상인데요. 어떻습니까?

-맞습니다. 월경통은 여성의 50% 이상이 경험하는 흔한 증상으로 월경곤란증, 생리통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월경 전후 기간 동안 통증이 없는 것이 정상이고요. 하복통, 요통, 허벅지 통증 등이 생기는 경우를 월경통이라고 합니다. 오심, 구토, 설사, 어지럼증, 피로 등의 부수적인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고요. 월경통은 특별한 질환이 없는 경우에는 평균적으로 2-3일 정도 지속됩니다.

하지만 월경통이 심한 경우에는 월경 기간 내내 지속되고, 하루 종일 밥도 못 먹고 가만히 누워만 있거나, 극심한 통증으로 응급실에서 수차례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질문2) 양상이 다양하네요. 그렇다면 이렇게 흔한 월경통은 왜 생기는 것인가요?

-자궁내막은 생리주기에 따라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부풀어 올랐다가 임신이 되지 않으면 탈락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요. 이렇게 내막이 탈락하는 과정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분비가 많아지고, 자궁이 수축합니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적당한 양의 프로스타글란딘이 분비되어 자궁근육이 완만하게 수축하기 때문에 통증이 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골반강 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에는 프로스타글란딘의 분비량이 늘어나 자궁수축이 과도하게 일어나며 이로 인해 통증이 생깁니다.

질문3) 한방에서는 월경통의 원인을 무엇으로 봅니까?

-방금 골반강 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 프로스타글란딘의 분비량이 늘어나서 월경통이 생긴다고 말씀드렸잖아요? 한방에서도 같은 관점으로 보는데요. 골반강 내에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 원인을 정상적인 혈류속도보다 느리거나, 혈관을 벗어나서 병리적인 산물로 있는 상태인 어혈, 아랫배가 찬 하복부 한증, 몸의 면역력이 떨어진 기혈허약, 오장육부 중 신장의 기능 약화와 연관 지어 봅니다.

질문4) 그런데 생리통이 있을 때 진통제를 많이 먹잖아요. TV 광고도 많이 하고요.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반적으로 산부인과에서 생리통이 있을 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쓰는데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아까 말씀드린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하여 생리통을 줄여줍니다. 하지만 소화장애, 설사, 복통, 위장관 출혈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월경통은 골반 내에 질환이 없이 월경통이 생기는 원발성 월경통과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등 골반 내에 질환이 있으면서 월경통이 생기는 속발성 월경통으로 분류할 수 있거든요. 원발성 월경통은 소염진통제로 진통이 잘됩니다. 하지만, 속발성 월경통은 일반적인 진통제로 통증 조절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고요. 검사를 통해 원인 질환을 파악한 후,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를 해야 합니다. 특히, 생리통이 진통제로 조절이 잘 안되는 경우, 피임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러한 경우 자궁내막증이 있을 수 있으니, 피임약만 드시지 마시고 검사를 받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질문5) 한방에서는 진통소염제를 쓸 수 없잖아요. 한의원에서는 월경통을 어떻게 치료하나요?

-한방치료는 아까 말씀드린 원인에 따라 어혈을 제거하고,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고, 기혈을 보충하여 면역력을 올리고, 신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약, 환약, 침, 뜸과 탄소 광선요법과 같은 온열 치료, 약침치료를 합니다. 특히, 어혈에 많이 처방하는 계지복령환, 귀출파징탕, 소복축어탕 등의 처방은 한의학적으로 어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구요. 약리학적으로 자궁내막 조직 내의 COX-2, TNF-α 등의 염증 관련 인자를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한방치료는 하복부로의 혈액순환을 활성화하고, 직접적으로 자궁으로의 혈류량을 늘려 자궁근을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내분비 시스템을 안정화시킵니다.

저는 여성이 생리를 하는 것이 귀찮고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몸 상태를 매달 체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생리가 규칙적이며, 생리통이 없고, 생리의 양상이 깨끗하다면 그것만으로도 ‘자궁과 난소가 큰 문제없이 기능을 하고 있구나, 호르몬 분비가 잘 되고 있구나, 몸의 혈액순환이 잘 되고 있구나’ 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거든요.

반대로 생리 주기가 3달 이상 틀어지고, 생리혈에 덩어리가 많고, 색이 진하고, 생리통이 심한 등의 문제가 생긴다면 이것은 몸이 일차적으로 보내는 적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통제로 급한 불만을 끄기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6)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씀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청취자분들께서 월경통을 완화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팥이나 현미 등으로 만든 핫팩, 전기 충전해서 쓰는 돌뜸을 자주 해주시고요.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물, 혹은 따뜻한 물을 먼저 부은 후, 찬물을 부어서 마시는 음양탕을 자주 드시길 권합니다. 수박, 참외, 열대과일과 같은 차가운 성질의 과일은 피해주세요.

몸에서 직접적으로 열에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운동이 가장 좋습니다. 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을 통해 체온을 올리고 하복부의 혈액순환을 도와주고요. 화학 생리대 대신 면 생리대를 쓰는 것이 좋고요. 마지막으로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환경호르몬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7) 그런데 어른들께서 “출산하고 나면 월경통이 없어진다”라는 말씀을 종종 하셨는데요. 정말 그렇습니까?

-지인들이나 환자분들 중에 실제로 그렇다는 분들이 종종 계시더라고요. 2013년도에 발표된 체계적 고찰 눈문에 따르면 “출산 경험이 월경통을 감소시킨다”고 합니다. 이 논문에서는 출산 이후에 자궁 내막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의 분비가 감소하면서 생리통이 줄어든다는 가설과 출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경퇴화로 인해 생리통이 줄어든다는 가설을 제시하는데요.

자궁의 노르아드레날린 감소와 아드레날린 신경의 퇴화로 인해 출산 이후에는 예전만큼 통증 신호가 격렬하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대략적인 경향성을 나타내는 것이고 모든 여성에서 출산 후 월경통이 없어지거나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특히, 자궁과 난소의 질환이 있는 속발성 월경곤란증의 경우에는 생리통이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질문8) 마지막으로 당부 말씀 부탁드립니다.

-월경통은 진통제 몇 알로 완화가 잘 되고, 기간이 짧기 때문에 별거 아닌 증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통증은 몸이 보내는 신호이며, 특히 월경 양상과 월경통은 자궁을 비롯한 몸 전체의 혈액순환 상태와 면역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특히, 과도한 학업 및 교우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생활 및 생활습관, 장기간 앉아있는 생활 등으로 인해 월경통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많은데요. 청소년들은 월경통이 심한 경우, 학교를 결석하거나 조퇴를 하기도 하고, 수업에 참석하더라도 집중력이 저하되어 학습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중요한 시험이나 면접과 월경기간이 겹칠까봐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모든 병은 빨리 치료할수록 경과가 좋고 치료기간이 단축됩니다. 청소년기부터 월경통을 바르게 접근하여 치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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