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입니다’ - 불교계 소식

● 출 연 : 이병철 기자

● 진 행 : 고영진 기자

● 2019년 9월 23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한 주간 제주지역 불교계 소식

[앵커] 지난주 토요일 연고가 없는 영가들을 아미타부처님 곁으로 모시는 무연분묘 무주고혼 천도재가 봉행이 됐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5호 제주불교의식 예능보유자 구암 스님과 제주불교의식 보존회원 스님들이 의식을 집전했는데요.

매주 월요일 교계 소식을 전하는 이병철 기자가 오늘은 제주불교의식에 대해 이야기를 전해준다고 합니다.

이병철 기자, 안녕하세요.

[고영진] 지난주 토요일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비도 많이 오고 그랬는데 위령 천도재 취재는 잘 다녀오셨는지....

[이병철] 네, 17호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그날 비가 많이 내렸는데요. 원래는 천도재가 제주시 충혼묘지 주차장에서 열려왔는데 태풍의 영향으로 장소를 변경해 춘강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열렸습니다.

매년마다 추석 명절을 전후해 불교계에서는 후손이 없거나 연고가 없는 영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무연분묘 무주고혼 위령 천도재를 봉행해 왔습니다.

이날 법회는 제주불교의식 보존회 스님들이 집전의식을 봉행하고, 구암 스님이 법문 후에 광명사연화합창단의 조가 그리고 반야사 주지 현파 스님이 발원문 낭독, 주최자인 춘강 이동한 이사장의 인사말 순으로 진행이 됐습니다.

이날 제주불교의식 보유자 구암 스님이 법문을 하셨는데요.

기도를 지속적으로 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한 번 들어보시죠.

[인서트 / 구암 스님 / 제주불교의식 보유자]

“여기 있는 불자님들 행복하게 살려면 뭘 해야 한다. 기도와 명상을 해야 합니다. 저녁에 주무시기 전에 10분 정도 호흡명상 하시고 염불 명상, 광명진언 기도 10분만 100동안 해보세요. 엄청나게 달라져 있어요. 내 스스로 기도를 하면 내 스스로 확 바뀌고 있고, 정말 아름다운 불자가 되어 있어요.”

[고영진] 네 스님의 말씀처럼 늘 기도는 꾸준히 하면 아름다운 불자가 되리라 봅니다.

[이병철] 네 맞습니다. 그리고 현파 스님이 영가들을 위한 발원문을 낭독하셨는데 그 내용도 들어보시죠.

[인서트 / 현파 스님 / 반야사 주지]

“무연분묘 무주유주 고혼 영가님들과 전몰전경 호국영령님이시여, 오늘 저희들이 일심정성으로 공덕을 닦고 있사오니 깨끗한 마음으로 들으시고 아미타 부처님의 크신 원력으로 미묘한 법문을 깨달아 무량부처님이 계신 극락세계에 상품상생 하시옵소서”

[이병철] 네 이어서 천도재를 주최한 춘강 이동한 이사장님이 말씀을 하셨는데,,, 이 법회를 통해 영가에게 전하는 말씀입니다. 들어보시죠.

[인서트 / 이동한 / 춘강 이사장]

“구암 성천 큰 스님께서 법문과 예하 아홉분의 큰스님들이 부처님의 설하신 대승경전에 의해서 석가모니부처님과 제불보살님께 영가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경전을 독경하셨습니다. 부디 목욕재계하신 청정한 마음으로 이 경전의 말씀을 잘 들으시고 사바세계의 모든 세계에서 있었던 팔모의 모든 꿈 미워한 마음을 다 떨쳐버리고 분별심도 떨어쳐 버리고 한 순간 신구의 아미타부처님을 일심정념으로 아미타부처님을 발원 하시면 기필코 부처님께서 왕생극락을 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디 나무아미타불 부처님을 생각하시면서 왕생극락을 발원합니다.”

[고영진]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제주불교의식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병철] 네, 제주불교의식을 설명하려면 우선 그 중심인 구암당 성천 스님에 대해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스님은 15세 때 제주시 용담동 성광사에서 수열 스님을 은사로 동진 출가했습니다.

도내 스님들로부터 제주불교의식인 안채비를 습득해 본격적으로 소리공부에 매진하게 되는데요.

스님은 말씀하시길 “안채비 소리를 하는 도내 스님들은 모두 은사이십니다. 어릴 적부터 큰스님들을 따라 재의식이 봉행되는 사찰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범음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제주에서는 바깥채비를 배울 수 없어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25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소리공부에 나서게 됐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스님은 서울 원융원에서 월하 스님과 벽응 스님으로부터 사사했습니다.

그리고 1999년 범음범패대학을 졸업하면서 바깥채비도 일정 수준에 이르자 도내․외 각종 불교행사에 참가해 범음범패를 시연했습니다.

이어 스님은 2000년 3월 제주불교의 범음범패를 후세에 전승하기 위해 ‘제주불교 범음범패연구소’를 개설했습니다.

2002년 5월 예능 원형보존과 후세 전승에 노력한 점이 인정돼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5호 제주불교의식부문 예능보유자로 지정되게 된 것입니다.

[고영진] 구암 스님이 제주불교의식 보유자의 길을 걸어오게 된 배경이네요.

제주불교의식은 불교가 제주에 전래되는 과정에서 제주 특유의 민속문화와 연계돼 타 지방과는 사뭇 다르다면서요.

[이병철] 네 맞습니다. 제주불교의식의 경우 세시의례 가운데 토속신앙 유입으로 타지역과 비교해 칠성제와 산신제가 성대히 진행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섬 지역 특성이 잘 반영되는 대목이라 할 것입니다.

사자천도의례도 타 지역에 비해 더욱 중시됨에 따라 장엄하게 진행됩니다.

특히 안채비는 태징, 목탁, 북을 치면서 염불하는데 타 지역에 비해 느린 편일뿐 아니라 제주 고유의 음악적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범음은 단전에서 곡조가 뿜어져 나옴에 따라 발성부터 염불과 차이가 납니다. 범음은 음률이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길게 이어지면서 부드럽게 소리가 넘어가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요 대목에서 제주불교의식 스님들의 ‘바라춤’을 추는 소리를 한번 들어보시죠.

[인서트 / 바라춤 / 제주불교의식 시연]

[고영진] 정말 소리가 경쾌하네요.

[이병철] 네, 바라춤은 정말 화려한데 소리로만 들려드려서 아쉽기는 합니다.

그런데 구암 스님은 범음범패가 일반인들의 눈에는 그저 화려하게 보이겠지만 그에 담긴 깊은 뜻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님은 “범음은 부처님께 올리는 음성공양으로 영산재는 석가모니 부처님 재세시 영축산에서 설법하시는 모습을 재현한 불교의식”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이 다함께 진리를 깨달아 이고득락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만큼 장엄한 불교의식이라는 겁니다.

이 때문에 스님은 제주불교의식이 전하는 범음이야 말로 신심을 청정하게 하고 불교의식을 통해 중생의 성불해탈을 염원하는 마음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영진] 전통문화이기 때문에 스님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계승될 수 있도록 후배 양성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이병철] 현재 스님은 애월읍 소길리 제주불교의식 전승관에서 많은 스님들이 제주불교의식을 배우고 계십니다.

그동안 20여분의 스님이 활동했고, 지금은 11명의 스님이 제주불교의식 보존회 회원으로 같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매년 스님은 가을을 맞아 제주불교의식 공개행사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음악회가 열면서 제주불교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전통문화 계승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제주불교의식의 외연을 확대해 나가고 계신데요.

스님은 정기적으로 염불명상을 전하고 있는데요.

그럼 요 대목에서 스님의 염불명상을 들어보고 가시죠.

[인서트 / 구암 스님 / 염불명상 중]

“원하옵건데 이 종소리가 우주법계에 두루퍼져 이 종소리를 듣는 저가 증오에서 벗어나고 저가 근심 걱정 불안에서 벗어나고 행복하게 지내게 하여 지이다. 나무아미타불~”

[이병철] 스님 말씀하시길 명상은 잡념이 많이 들어오는데 염불을 가르치면 집중력이 매우 좋아진다고 합니다.

30분 정도 가르치더라도 참석자들이 집중 효과도 좋고 감명을 받는다고 합니다.

[고영진] 네 스님의 염불소리를 들으니까 이 아침부터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네 오늘 ‘제주불교의식’에 대해 설명해 주신 이병철 기자님,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이병철] 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