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아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A씨(오른쪽)가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인한 혐의로 검거돼 옷을 뒤집어쓴 채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모습. 2019.9.20 [중부매일 제공=연합뉴스 제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A(56) 씨가 촘촘한 수사망에서 제외된 것은 '혈액형 오판'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의 본적은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재 화성시 진안동)이며, 1993년 4월 충북 청주로 이사하기 전까지 몇차례 주소지를 바꿨을 뿐 화성 일대에서 계속 살았습니다.

화성사건이 1986년에서 1991년까지 5년에 걸쳐,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23세부터 28세까지 범행을 저지른 뒤 30세에 청주로 이사한 것으로 추론됐습니다.

A 씨는 청주로 이사한 지 9개월 만인 1994년 1월 청주 자택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에야 붙잡혔으며,  현재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화성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당시 최고액인 5천만원의 현상금과 함께 총 205만여 명의 경찰 병력을 투입하는 등 촘촘한 수사를 폈으나, 정작 A씨는 용의선상에 올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인은 경찰이 추정했던 범인의 혈액형이 A 씨 것과 달라, 용의 선상에서 빠졌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DNA 판독 결과 A 씨의 혈액형은 O형이지만, 화성사건 당시 경찰은 4, 5, 9, 10차 사건 범인의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범인의 혈액형을 B형으로 판단했습니다.

DNA 검사의 정확성을 고려했을 때 범인의 혈액형이 B형이라는 당시 판단이 틀렸을 거라는 게 중론이지만, 그때는 다른 증거가 많지 않았던 데다 빠른 검거를 위해 수사대상을 압축해야 했기 때문에 범인을 잡고도 혈액형이 다른 이유로 풀어줬을 가능성도 있어 관측됩니다.

경찰이 A 씨를 수사대상으로 삼을 기회를 관할권 문제로 놓쳤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처제 살인사건을 접한 당시 화성사건 수사본부는 "혹시 몰라 A 씨를 한번 조사할 테니 화성으로 A 씨를 데려와 달라"고 했지만, 청주 경찰은 처제 강간살인 사건 수사를 이유로 "여기 수사가 우선이니 필요하면 직접 데려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화성사건 수사본부는 A 씨에 대해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현재 A 씨가 당시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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