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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대표적인 불교 유물로 꼽히는 진안 금당사 괘불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선보였습니다.

17세기 조선 불화의 걸작으로 높이 9미터에 이르는 대형 괘불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로비에서 불자와 시민들에게 특별 공개됐는데요.

류기완 기자입니다.

 

야외에서 법회를 하거나 불교 의식이 열릴 때, 사찰 마당에는 대형 불화, 즉 괘불탱화가 내걸립니다.

큰 야외 행사가 있을 때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이 성보문화재를 평소에 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륵신앙의 성지 김제 금산사의 성보 문화재들을 선보이는 특별전이 지난 3일부터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특별한 괘불이 추가로 시민과 불자들에게 선보였습니다.

호남을 대표하는 불교 유물로 보물 제1266호인 진안 금당사 괘불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원행 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 : "사찰에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괘불을 모셨으며 불자들은 예경의 정성으로 법석에 함께 했습니다. 법당 앞마당에 괘불이 올라가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을 것입니다."

금당사 괘불은 길이 약 8.7m, 폭 4.74m 크기로 17세기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원 스님, 허헌 스님 등 불화를 그리는 화원 스님 4명이 제작한 이 괘불은 화려한 채색과 은은한 무늬 등 당시 불화의 대표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당사 괘불이 불교 미술사적으로 중요하고, 문화재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배기동 / 국립중앙박물관장] : "이것은 세계적 유산으로서 우리나라가 자랑할 수 있는 우리 종교 회화이다. 이런 회화들은 아마 여러분들이 루브르를 가든, 뉴욕 메츠를 가든 볼 수가 없습니다...역사 속에서 불교가 우리의 정신세계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유산..."

금당사 괘불은 미륵불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부처님 몸에서 나오는 빛을 상징화한 원형 두광과 몸 전체를 감싸고 있는 광배가 우선 눈길을 끕니다.

네모난 얼굴, 좌우로 치켜 올라간 눈, 굳게 다문 입 등을 통해 석가모니 부처님의 위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불화 조성 시기와 배경을 미루어 볼 때, 당시, 임진왜란을 겪은 민중들 사이에서는 미래 세상에 내려와 중생을 구제할 미륵부처에 대한 신앙이 어느 때보다 성행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탄문 스님 / 불교중앙박물관장] : "고통받는 현세의 중생들에게 자비 광명을 내리소서. 금일 괘불 친견 공덕으로 실제로 부처님을 친견하듯이 다겁생래 지은 업장이 모두 소멸되길 발원하옵니다."

불교중앙박물관은 금당사 괘불을 다음 달 10일까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로비에서 일반을 대상으로 특별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번 전시는 불교 미술의 수준 높은 예술성을 잘 보여주는 동시에 불자와 시민들에게 환희심과 지극한 불심을 불러일으키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취재: 남창오, 최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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