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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전애 변호사 “대법원, 20년 관리 분묘 ‘분묘기지권’ 인정”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 법률 이야기
고영진 기자 | 승인 2019.09.16 09:11

● 출 연 : 강전애 변호사

● 진 행 : 고영진 기자

● 2019년 9월 16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법률 이야기

 

[고영진]오늘도 어김없이 우리 청취자분들께 재미있고 유익한 법률상식을 알려주시기 위해, 월요일의 그녀 강전애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강변호사님 안녕하세요?

[강전애]안녕하세요, 강전애 변호사입니다.

[고영진]추석은 잘 쇠셨나요?

[강전애]네, 저는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요, 우리 청취자분들도 모두 행복하고 풍요로운 추석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고영진]오늘 얘기 나눌 주제가 명절과도 관련이 있다고요.

[강전애]네, 오늘은 ‘분묘기지권’에 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명절 즈음에는 늘 벌초가 큰 행사인데요. 지난 8월 말 제주에선 일명 '벌초 전기톱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마 언론에서 본 분들도 계실 것 같네요.

[고영진]네, 저도 언론 기사로 접했었는데요. 고조할머니 분묘 주변에 나무가 쌓여 있는 걸 항의하던 벌초객 가족과 시비가 붙은 A씨가 창고에 보관하던 전기톱을 들고 나와 휘둘렀었죠.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강전애]네, 맞습니다. 그 사건인데요. 이 사건으로 벌초객 가족 중 B씨는 오른쪽 다리 좌골 신경과 근육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고영진]경찰은 살인미수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에서는 살인의 고의성은 없다고 봐 특수상해로 얼마 전 A씨를 구속기소했죠. 변호사님께서 사실관계를 좀 더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전애]이 사건은 B씨 가족 조상묘가 A씨가 세입자로 거주하는 주택 내 마당에 있는 관계로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B씨 고조할머니 분묘는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는 20년 넘은 묘였다고 알려졌습니다.

[고영진]분묘기지권과 관련해서 법원에서는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요?

[강전애]대법원에서는 20년 넘은 분묘에 대한 관습상 '분묘기지권'을 2017년 재확인했었습니다. 지난 2017년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분묘설치자들을 대상으로 땅주인이 제기한 분묘철거 관련 상고 신청을 기각, 원심을 확정했던 바 있습니다.

[고영진]당시 대법원 사건의 사실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강전애]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본인 소유 임야에 있는 6기의 분묘를 관리해 왔던 이들을 상대로 땅주인은 분묘 철거·이장을 청구했습니다. 분묘기지권 존속여부를 두고 이 판결에 이목이 집중됐었고, 2016년 9월22일 대법원 공개 변론까지 열렸었는데요. 최종적으로 당시 대법원이 땅주인의 청구를 기각함에 따라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은 계속 인정되고 있습니다. 법령에 명시적인 규정은 없지만 다른 사람의 토지 위에 20년간 있던 분묘를 관리해왔다면, 묘를 수호하는 범위 내에서 제사를 지내는 사람에게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인 '분묘기지권'은 대법원 판례에 의해 관습적으로 인정돼 온 거죠.

[고영진]분묘기지권은 민법상 다른 사람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권리인 '지상권'과도 유사해 보입니다.

[강전애]네, 맞습니다. 그래서 판례에선 ‘지상권 유사의 물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고영진]언뜻 보아도 제주 벌초 전기톱 사건처럼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는 묘가 남의 집 마당에 있는 경우는 분쟁이 계속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강전애]땅주인의 재산권 보호가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에선 남의 땅에 무단으로 설치한 묘가 20년 이상 지나면 계속 그 땅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로 둔갑한다는 관습법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요. 분묘기지권 시효취득 논리는 땅주인의 재산권 행사에 중대한 침해를 야기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토지의 한계 및 최근 화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장례문화의 변경이라는 사회적 배경을 고려할 때 과거 관습법으로 인정하던 현재의 대법원 판례는 재검토 돼야 한다는 주장도 할 수 있겠죠. 반면, 오랜 기간 존속한 조상 분묘의 안정성과 선조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는 재산권에 견줄 수 없다는 이유로 분묘기지권 존속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조상 섬기는 전통이 소유권에 앞선 것이라는 주장이죠.

[고영진]그런데 2001년 1월13일부터 시행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은 신설된 묘지에 대해 분묘기지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요.

[강전애]개정된 장사법 시행 이전에 설치된 묘지로 20년의 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만 분묘기지권이 인정됩니다. 따라서 만약 자신의 소유 토지에서 2001년 이전 설치된 남의 분묘를 뒤늦게 발견한 경우에는 20년의 시효완성이 되기 전에 해당 분묘의 관계자를 찾아 시효를 중단시켜야 합니다. 분묘기지권을 내세워 이장에 반대하거나 이장비로 거액을 요구하기도 하기 때문에 분묘기지권은 부동산 시장에서 그간 골칫거리로 여겨졌던 것도 사실인데요. 상당수 분묘기지권은 소위 '알박기'처럼 작용되기도 합니다.

[고영진]내 땅에 조상묘를 모시는 건 합법인가요? 작년 제주도지사 선거에선 유력 후보들 간에 조상묘 불법조성의혹을 두고 공방이 있었던 걸 많은 청취자분들께서 기억하고 계실 거 같은데요.

[강전애]선거 운동기간 당시 원희룡 지사 부친이 설치했던 가문 납골묘와 문대림 후보의 모친 묘지가 신고절차를 거치지 않고 조성된 게 폭로됐었죠. 결국 두 건 모두 '이전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원 지사 가문 납골묘의 경우엔, 지난 2016년 6월 서귀포시 색달동에 있는 타인 소유의 임야에 조성된 조상묘를 개장한 후 봉안시설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신고를 하지 않았었던 겁니다. 해당 조상묘는 분묘기지권에 따라 관리된 곳이었지만, 이를 납골묘로 조성하면서 개장하면 분묘기지권이 상실될 수 있어 행정절차를 거쳐야 했었던 거죠. 또 문대림 후보는 가족 소유 토지에 모친의 묘지를 조성하면서 사설묘지 설치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장사법에 따라 자신 소유 토지에 개인 묘지를 조성하더라도 지자체장 등에게 신고는 해야 합니다.

[고영진]오늘도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변호사님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강전애]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고영진 기자  yasab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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