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부속여고 학생 10명 배우로 참여...아사달과 아사녀 이야기 입체낭독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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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참여 시인으로 꼽히는 신동엽 시인이 타계한지 50주년을 맞아 시인이 쓴 미니 오페라 형식의 창작극 ‘석가탑’이 51년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습니다.

시인이 생전에 교사로 재직했던 불교종립학교 서울 동국대 부속여고 학생들이 51년전 선배들에 이어 이번에도 배우로 참여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김연교 기잡니다.

 

나란히 선 학생들의 낭랑한 음성이 무대 가득 울려퍼집니다. 

불국사 석가탑을 만든 석공 아사달을 흠모하는 신라 수리 공주의 절절한 노랫말이 심금을 울리고, 

[현장음 / '석가탑' 中 "무슨 곡절이 있겠지"]

"무슨 곡절이 있겠죠. 무슨 까닭이 있겠죠"

예술적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괴로워하는 아사달의 애절한 노래도 이어집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참여 시인 신동엽 시인이 생전에 대본을 쓴 가극 오페레타 '석가탑'이 51년만에 다시 무대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1968년 소형 오페라 형식의 오리지널 공연과 달리 이번 무대는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입체 낭독극'으로 꾸며졌습니다.

신동엽 시인의 창작극 석가탑은 불국사 경내 석가탑을 배경으로 석공 아사달과 부인 아사녀, 신라 공주의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청소년 배우들의 열정이 넘치는 무대에 관객들은 좀처럼 시선을 떼지 못한채 공연에 빠져 들었습니다.

[인서트1 김진곤 / '석가탑' 연출]

"(시인과 작곡가, 학생 등) 각 예술가들이 함께한 작품이니까, 이번에도 역시 다양한 예술가들이 모여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기획 의도였어요."

'석가탑'은 불교종립학교인 동국대 부속 여고, 옛 명성여고 교사로 재직하던 시인이 제자들을 위해 쓴 극으로 1968년 첫 공연 당시 재학생들이 배우로 참여했습니다. 

제자들을 사랑했던 시인의 뜻을 그대로 살려, 이번에도 동국대 부속여고 학생 10명이 배역을 맡았습니다. 

[인서트2 김세민 / 동대부여고 2학년]

"어떻게 저희가 풀어나가야 할지, 전달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연습을 하면서 점점 더 나아졌던 것 같고, 그 이야기들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려고 중점을 두고 했던 것 같습니다." 

50년전 시인이 별세한 후 잊혀졌던 작품 '석가탑'이 다시 빛을 보게 된 건 1968년 당시 공연 팸플릿과 손으로 쓴 등사본이 새로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인서트3 이대성 / 신동엽학회 총무이사]

"(신동엽)문학관에 전시된 등사본의 내용을 펼쳐봤더니 (기존에 알려진) 창비본하고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51년동안 어떻게 이 내용이 전시가 되어 있으면서도 한번도 공개가 되지 않았을까, 그게 신기해서 논문을 썼고 (공연으로도 올리게 됐습니다.)" 

51년만에 들려온 석가탑 공연 소식에, 특별한 이들도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인서트4 백귀혜 / '석가탑' 관객]

"68년도 중학교 2학년 때 우리 선배 언니들이 오페레타로 하는 거 봤거든요. (50년 만에) 다시 한번 봐서 너무 북받치면서 친구들이 보자해서 오게됐어요."

동국대 부속여고 학생들이 입체 낭독극으로 선보인 신동엽 시인의 작품 ‘석가탑’.

불교를 바라보는 시인의 따스한 시선과 민족의 주체성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은 많은 이들에게 깊이있는 울림을 전했습니다.

BBS 뉴스 김연교입니다.

영상 취재/편집 : 허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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