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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전체를 '불국토'라고 부를 만큼 신라시대 불교유적이 산재한 경주 남산을 일본 나라시대 헤이조쿄 동산과 비교 분석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경주 남산에 수많은 사찰이 들어선 이유로 기존 왕경 내 택지가 줄어든 점을 꼽는 등 고대 왕경 주변 산지 가람에 대한 연구 내용이 발표됐습니다.

대구 BBS 정민지 기자입니다. 

국립경주박물관과 일본 고대불도권연구회는 22일 경주 남산과 헤이조쿄 동산의 산지 가람을 비교하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경주와 헤이조쿄(平城京)는 각각 신라와 일본 나라시대 수도였던 곳입니다.

두 도시는 왕경과 가까운 남산(南山)과 동산(東山)에 수많은 탑과 불상, 사찰을 지어 불교적 세계관을 구현했습니다.

경주박물관은 한국과 일본의 산지 가람의 기능과 조성 과정을 비교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열었습니다.

(인서트) 민병찬 / 국립경주박물관장

“평지 가람에서 산림사원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언제, 왜 그렇게 사찰이 이동했는지에 대한 연구는 각국에서 개별적으로는 많이 이뤄졌습니다. 이번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어떤 이유로 어떻게 해서 그렇게 갔는지 서로 비교하면서 하는 심포지엄이라는데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경주 남산 곳곳에 석탑과 불상을 세운 것은 8세기 당시 통일신라의 사회 혼란 극복을 위한 발원의 성격으로 보는 연구도 나왔습니다.

평지에 대규모로 세워진 황룡사나 분황사와 달리 남산의 불교 유적은 현실을 사는 신라인들의 신앙 중심지였다는 것입니다.

(인서트) 차순철 / 서라벌문화재연구원 조사단장

“경주 남산에 이렇게 다대하게 많은 불사가 조성된 배경으로는 당시의 사회적 배경에 따라서 왕실과 개인의 바람과 소망을 담은 사찰들을 계곡마다 조성함으로써 당시의 이상향이었던 불국토를 구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학술대회를 공동개최한 일본의 고대불도권연구회는 고대 왕경 불교유적을 연구하는 단체로 평지가 아닌 산 중에 세워진 사찰을 산림사원이라 부르며 전문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 불교를 전한 신라와 백제의 고대문화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인서트) 요시카와 신지 / 교토대학 교수

“유라시아 지역의 동쪽 절반 지역에서 불교가 문화, 사회, 정치에 끼친 영향은 매우 다대했습니다. 중국에서 한반도 삼국으로 그리고 백제에서 일본으로 불교가 전해지면서 각각 사회의 문명화가 진전됐습니다.”

일본 학자들은 헤이조쿄 동산이 경주 남산과 비슷하게 토착신앙이 불교문화와 합쳐진 점이 발견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헤이조쿄 동쪽 높은 곳에 있는 석불들은 법화경에 근거한 산림수행과 관련된 것으로 경주 칠불암과의 연관성도 짚었습니다.

고대 왕도 주변 산지 가람의 발달은 불교문화를 중심으로 한 한일 양국의 교류가 활발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비에스뉴스 정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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