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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불교계는 다양한 추모 법회나 의식으로 나라를 위해 몸바친 이들을 돌아보고 유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는데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촉발된 국가적 어려움 속에서 태고종 비구니 스님들이 항일운동의 상징인 서울 서대문독립공원 순국선열추념탑에서 애국열사들을 기리는 전통 영산재 의식을 펼치기로 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현구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민족 수난의 역사를 간직한 서울 서대문독립공원 순국선열추념탑.

높이 22.3m, 좌우 40m 길이에 순국선열들의 항일독립 활동상을 형상화한 모습과 기록을 담은 이 대규모 상징물 공간에서 1992년 건립된 후 처음으로 문화 공연이 펼쳐집니다.

태고종 전국비구니회가 다음달 3일 오후 2시 추념탑 앞에서 조국 광복 화신들의 넋을 기리는 순국선열,애국지사 추모위령 문화축제를 봉행합니다.

현중스님 / 태고종 전국 비구니회장

“영령들께서 편하게 쉬시는 장소로만 운영돼오던 것을 정말 저희 비구니 스님들이 다 결집해서 해드리는 일이니까 좀 허락해 주십사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우리 비구니 스님들이 정말 할 수 있는 것이 이것이 아닌가, 어머니의 마음도 있고 가족의 마음도 있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등을 곁에 두고 있는 순국선열추념탑은 헌화와 분향 등의 참배의 공간으로, 그동안 단 한번도 문화행사의 장으로 활용되지 않았습니다.

태고종 전국비구니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불교예술 영산재를 주 무대로 순국연설 후손과의 토크 콘서트, 판소리 전통공연, 뮤지컬 갈라쇼 등 수준높은 공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영산재 이수자와 전수자 비구니스님 50여 명이 무대에 나서고,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증손자 이항증씨와의 대화 마당이 펼쳐집니다.

현중스님 / 태고종 전국 비구니회장

“영산재는 부처님 당시에 영축산에서 행해지던 영령을 위로하는 재 의식입니다. 그러니까 영산재로 영혼들을 위로하는 의식이기 때문에 정말 나라를 위해서 순국을 하셨고, 또 애국을 하다 돌아가셨고, 이런 분들에게는 간절한 기다림이 있을 수 있는 재 의식이죠”

행사 시작에 앞서 가사 장삼을 갖춰입은 스님 100여명이 묵언 속에서 애국열사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로 해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태고종 전국비구니회는 지난해 말 현중스님 회장 체제로 개편된 뒤 호주에서 열린 세계여성불자대회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오는 11월 인도에서 전국병원불자연합회와 함께 의료봉사를 하기로 하는 등 활동 폭을 부쩍 넓혀가고 있습니다.

덕진 스님 / 태고종 전국 비구니회 총무

“회장님과 임원들이 전국 투어를 해서 자체 성금도 모으고 다함께 하는 전국 비구니들이 동참을 한분 두분 하셔서 더 많이 알려짐으로 인해서 이 일에 힘을 얻게 됐고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한 국가적 어려움 속에서 비구니 스님들이 항일운동의 상징 공간에서 영령과 유족을 위로하는 것은 불교의 대사회적 위상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BBS뉴스 이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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