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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빚어진 국가적 어려움 속에서 국난 극복의 해법을 역사 속에서 찾는 움직임도 활발한데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스님이 최근 함께 펴낸 책 ‘백곡 처능, 조선 불교 철폐에 맞서다’에 담긴 메시지가 시대를 넘어선 가르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홍진호 기자입니다.

 

조선 현종 2년 1661년, 처능대사는 조정의 불교말살에 맞서 왕에게 8150자의 상소 ‘간폐석교소’를 올립니다.

봉은사와 봉선사가 폐사위기에 놓이자 죽음을 각오하고 절대 권력을 향해 붓을 든 겁니다.

‘백곡 처능, 조선 불교 철페에 맞서다’는 원행스님의 첫 저서로, 그동안 논문으로만 나왔던 처능대사를 알리는 대중저술서입니다.

공저자인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스님은 임진왜란 발발 이후 호국에 앞장섰던 한국불교가 오히려 핍박의 대상이 된 배경에 주목했습니다.

국난 극복의 공은 명나라 군대에게 돌아가고, 국가가 제대로 된 기능을 못하자 사상통제에 나섰는데, 그 과정에서 전란으로 조성된 승군은 국가의 최대 위협요소였다는 겁니다.

[자현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백곡 처능, 조선 불교 철폐에 맞서다’ 공저자)]

“(승군은) 가족이 없다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서 신분이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도첩을 준다든가 또 한 가지는 죽어서 갈 데가 있다는 것 극락에 간다든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훨씬 더 잘 싸울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전투능력이 유생들한테는 위험하게 판단이 된 거죠.”

자현스님은 당시 조정의 가혹한 불교말살정책의 배경으로, 정치철학인 유교가 수양론을 앞세워 변질된 점을 지적했습니다.

성리학이 들어오기 전 고려시대 까지 정치는 유교, 종교는 불교로 정교 분리가 이뤄졌지만 조선후기 들어 이런 구분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동아시아의 쇠락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자현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백곡 처능, 조선 불교 철폐에 맞서다’ 공저자)] 

“불교는 종교적인 거니까 탈속적인 것이고 유교는 정치적인 것만 하면 되는데 그래서 고려시대까지 성리학이 들어오기 전 까지 충돌하지 않았어요. 계속 같이 갔어요. 그런데 성리학은 불교식으로 변형된 유교예요. 이게 나중에 동아시아가 몰락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하는데 자꾸 수양을 해요.”

자현스님은 임진왜란 당시 사회 지도층인 사대부가 책임을 져버린데 반해 핍박받던 불교가 호국의 선봉에 선 사실에 주목하면서, 처능 대사가 남긴 호법상소의 뿌리를 ‘호국불교 사상’에서 찾았습니다.

[자현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백곡 처능, 조선 불교 철폐에 맞서다’ 공저자)]

“이 책의 배경이 된 부분에 무엇이 있느냐 하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승군들이 열심히 싸워서 나라를 구한 부분이 있어요. 사실 충무공이나 어떻게 보면 책임을 져야할 유성룡 같은 분도 ‘징비록’이라는 글을 써서 자기에게 스스로 면죄부를 부여하는 그런 사항인데 스님들은 아무도 글을 제대로 남긴 분이 없어요. 그래서 충분히 역할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조명 받지 못한 부분이 있어요.”

원행스님은 이 책에서 “4차 산업혁명의 일대 전환기 속에서 한국불교에 가장 필요한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책임의식”이라며, 백곡의 숭고한 실천은 시대를 뛰어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임진왜란과 일제 강점기, 그리고 오늘날의 한일 경제 전쟁까지,

‘백곡 처능, 조선 불교 철폐에 맞서다’는 국난의 원인과 해법을 역사 속에서 살펴보며, 시대를 뛰어넘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습니다.

BBS NEWS 홍진호입니다.

(영상취재=장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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