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와 조선시대 우리 강산을 담은 실경산수화 360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특별전으로 선보이고 있는데요.
산수뿐 아니라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등이 세세하게 묘사된 실경산수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불교와 스님들의 당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선호 기자가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붓과 먹으로 그린 산수화.
마치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듯합니다.
작가들이 직접 보고 느낀 해석까지 화폭에 담은 '실경산수화‘의 감흥은 더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특별전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부터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들의 그림까지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360여 점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시의 시선으로 본 불교의 모습이 흥미롭게 등장합니다.
화가 정수영은 “보이는 것은 겨우 산허리와 산등성이 아래뿐”이었다며 남한강 줄기 배 위에서 여주 신륵사를 담아냈고, 정선이 부채에 옮긴 단풍 속 해인사는 소실되기 전 모습을 온전히 갖추고 있습니다.
조선후기 문인으로 잘 알려진 강세황은 스님들로부터 전해들은 아름다운 산사의 풍경을 산수화로 그렸습니다.
[오다연 /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사]
조선시대로 가면 ‘숭유억불’ 책으로 불교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이고 배척된다고 생각하는데 조선 중기ㆍ후기를 거쳐서 스님들은 계속해서 문인들과 가까이 교류를 했습니다.
금강산을 그린 실경산수화 속에서는 더 다양한 불교의 모습이 발견됩니다.
김윤겸과 김응환이 그린 금강산 ‘묘길상’은 작가의 시선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색다르고...
작품에 자기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허필의 묘길상 부처님은 아예 서 있기까지 합니다.
[오다연 /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사]
화가들의 경우에는 명승들을 그림으로 그리면서 보다 자세히, 아니면 자기만의 해석을 넣어서 그림으로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선의 <신묘년풍악도첩>에 등장하는 스님들은 금강산의 험한 산세를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정조의 명을 받아 금강산을 그린 김응환의 <해악전도첩>은 개인 소장자의 협조를 받아 처음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스탠딩>
조선 산수화 속에서 당시 사회상과 불교와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이 이번 전시회의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전시회는 다음달 22일 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이어집니다.
BBS 뉴스 최선호입니다.
(영상취재 = 강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