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경제토크] 안전보건공단 박두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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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진행 : 권은이 경제산업부장

 

 

권은이 : BBS 경제토크 오늘은 앞에서 예고해드린 대로 안전보건공단 박두용 이사장과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박두용 : 예, 안녕하십니까?

권은이 : 1년 2개월 만에 다시 뵙는 거죠? 지난해 6월에 뵙고?

박두용 : 네, 그렇습니다. 1년 2개월 만에 다시 소환되어 왔습니다.

권은이 : 그 당시 저희 방송에서 안전사고를 대폭 줄이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안전사고는 줄지 않고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관련 현안도 많고요. 그래서 오늘 다시 모셨는데요. 안전사고가 줄지 않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박두용 : 안전사고는 하루아침에 줄기는 사실 힘듭니다. 제가 작년에 안전사고를 대폭 줄이겠다고 말씀드린 것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경제 발전과 더불어서 선진국으로 가려면 안전사고는 반드시 줄여야 하는데 그러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고, 또 현 정부에서 사고 사망자들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가 있으니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말씀드린 것이고. 송구스럽게도 사실 작년 1년 동안 노력을 했지만 산재 사망사고가 그렇게 기대만큼 줄지는 않았어요. 이것은 또 이해를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안전사고라고 하는 것이 오늘 잘 한다고 해서 내일 사고가 바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또 오늘 조금 해이하게 한다고 해서 내일 바로 사고가 나는 것이 아니고 시차가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사고 나는 것들이 그동안 누적되어 온 문제도 있고. 또 저희들이 지금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이것들이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1년 지나서 제가 소환돼서 이렇게 말씀을 드리지만 1년 후에 다시 한 번 오게 되면 그때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권은이 : 현재 우리나라 산재 현황이 어떤가요?

박두용 : 우리나라 산재 현황은 사망사고 가지고 보통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데요. 왜냐하면 그 데이터가 가장 확실하고 국제적으로 비교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OECD 평균하고 비교해볼 때 한 2~3배 정도 높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전이 잘 되어 있는 나라에 비하면 많게는 우리가 5배 정도 높은데. 꼭 그렇게 외국하고 비교한다기보다 우리나라 경제규모나 기술 수준, 사회의 발달 정도 이런 것들을 종합해볼 때 사고 부분, 안전사고 부분은 전반적인 지표가 상당히 낮은 축에 속합니다. 그래서 안전을 좀 더 신경을 써야 되는 그런 상황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국민들의 요구 수준이 최근에 확실히 그렇게 나타나고 있고요.

권은이 : 2018년에 산재사고 사망자가 971명이었거든요? 2017년보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더 늘었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박두용 : 산재 사망자 숫자로만 비교해보면 약간 늘었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안전에 대한 효과가 타임 딜레이, 시간 격차가 있어서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 또 하나는 현 정부 들어서 우리가 안전도 굉장히 강화하고 있지만 산재 보상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산재 보상 대상자를 점점 확대하고 있고, 또 보상 범위도 넓어지고 있고. 예를 들어서 건설업 같은 경우에 2,000만 원 미만까지 산재 통계 공식적으로 편입을 시키고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사실 늘어난 거죠. 아주 정밀하게 분석을 하면 늘어나지는 않고 약간 줄고는 있습니다.

권은이 : 문재인 대통령이 산재사고 사망자 수를 2022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 이렇게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습니까? "너무 과도하게 잡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박두용 : 그렇습니다. 높게 잡은 것은 사실입니다. 절반 정도로 줄이는데 외국 같은 경우를 보면 적어도 10년, 또는 길게는 30년 정도 걸리는데 우리는 5년 만에 절반으로 줄이겠다, 이렇게 목표를 설정한 것은 상당히 높게 설정한 것은 맞는데 이게 터무니없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나라 경제 규모나 기술 수준이나 사회의 발달 정도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볼 때 산재 사망사고가 유독 높아요. 그래서 이 부분은 기술적으로 보거나,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거든요? 사고를 막는다는 것이. 또 경제적으로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서 이것을 못 하겠다 수준도 아니에요. 문화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이미 국민들은 이건 줄여야겠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봐야 됩니다. 그런 사고가 우리나라 산재 사망사고의 절반을 차지해요. 그러니까 국정 목표를 설정하는 입장에서 볼 때는 정부에서 이건 줄여야겠다, 이렇게 설정하는 것이 저는 맞다고 봅니다. 다만 이렇게 목표를 설정했으면 정부에서 이걸 어떻게 국정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정말 다각도로 검토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여 지는 거예요. 저희도 마찬가지이고요. 또 이것은 정부의 일만은 아닙니다. 사업장도 마찬가지이고 국민 개개인들도 다 마찬가지이고. 우리 사회가 이런 안전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어떤 정도의 노력을 함께 해야 되는 것인지는 힘을 합쳐야 가능한 것이지 이것은 정부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목표 설정은 타당한데 이걸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안전 사회로 가기 위해서 전략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정책적인 부분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어떤 대안들이 있을 수 있을까요?

박두용 : 일단 우리가 사고를 조금 더 분석을 해보면, 기술적으로 분석했을 때 우리가 이게 어떤 원인에 의해서 발생했느냐를 가지고 지금까지 분석을 해왔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사고 중에서 지금 우리가 아주 큰돈을 들이지 않고 또는 아주 많은 인프라를 동원하지 않고, 재원을 동원하지 않고 기본적인 조치를 제대로 취했을 때 줄일 수 있는 것이 얼마냐, 또 그런 사고가 어디에서 발생하느냐, 또 그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를 놓고 볼 때 한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사고는 사업주의 경각심,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안전 조치, 그리고 영세 사업장에서는 일부 약간의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안전 투자 이 삼박자가 맞아야 된다고 보는 거예요. 그래서 이 대기업이나 일정 규모 수준이 되는 데서는 이런 기본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안 되겠다, 이렇게 선을 그은 것이고 영세 사업장에 대해서는 당연히 영세 사업장도 마찬가지로 그런 조치를 취해야 되는데 다만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그런 안전 조치를 다 하기 어려운 경우 정부에서 재정지원, 또는 기술적인 지원 이런 것을 좀 보완을 해서, 지원을 해서 안전을 이룬다, 이것이 기본적인 전략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것을 다른 말로 이야기하면 선택과 집중이라고 해야 되나요? 우선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가 있고 단기적인 처방이 필요한 것이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 볼 때는 소위 이야기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들, 후진적인 사고들 이것을 막지 않고 근본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힘들겠다고 판단을 한 거죠. 그런 부분에서는 전략적으로 우리가 다른 장기적인 과제는 잠시 미룬다 하더라도 또는 그것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저희들 지금 사실 시행하고 있는 패트롤이라고 해서 불시점검, 현장점검 이것을 강화하고 있는데 그런 대책들이 필요하다고 보여 지는 겁니다.

권은이 : 패트롤 말씀하셨는데, 그게 지난 7월 16일부터 시행하는 100일 간의 프로젝트의 하나인가요? 관련해서 말씀을 좀 해 주시죠.

박두용 : 맞습니다. 저희들이 작년 사고가 줄지 않아서 금년도 상반기에 사업을 일부 변경하면서 좀 더 집중하려고 했던 것을 했는데 상반기에 데이터를 분석해보니까 이것은 구조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상당 부분이 기본적인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데서 발생한다, 이것을 막지 않고 시스템을 개선하기가 힘들겠다고 판단이 돼서 다른 사업들을 일단 잠시 보류하고, 중단하고 저희 공단의 전 인력을 총 동원해서 건설 사업장들, 영세한 건설 사업장들 그리고 제조업에서 작년에 많이 난 끼임 사고, 그리고 질식사고 나는 곳들 이런 악성 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곳, 발생가능성 있는 곳 여기를 정말 불시에 계속 현장을 방문해서 이것은 안 된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곳에 대해서는 노동부와 공동으로 행정적인 조치, 즉 처벌을 하는 이러한 단기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것이 100일 프로젝트이고요. 지금 현재 사업을 시작한지 한 2주 정도 지나고 있는 시점인데 예전하고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이런 일시적인 단속, 이벤트성 사업이 있었는데 금년도에 다른 점은 두 가지인데, 저희들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다른 사업 잠시 중단하고 산재 사망사고가 일정 부분 떨어질 때까지 지속을 할 계획으로 있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한 번 방문해서 전시행정이 아니라 사업장에 지속적으로 방문해서 현장이 개선될 때까지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고. 또 다른 측면에서 예년과 다른 것이 있는데 예전에는 사실 그렇게 되면 사업장에서 또 왔나 보다, 이 정도. 이번 지나고 나면 한 동안은 없겠지, 이런 반응이 많았었는데 이번에는 일단 사업장에서 반응이 다릅니다. 이걸 해야 되겠구나, 그리고 예전보다 수용도가 훨씬 높고 잘못된 사항에서 또는 위험한 사항에 대해서 지적을 하면 바로바로 고치려는 그런 태도를 일단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출발점에서 바라볼 때는 상당히 효과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대상 사업장은 여러 분야가 있겠지만 건설업에 집중이 되겠네요? 산재 사망자가 건설업에서 많이 발생하니까요?

박두용 : 사망사고의 한 절반 정도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고 또 그 중에 한 절반 정도가 추락사고에 해당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사실 집중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여름철에도 재해가 많이 발생하지 않습니까? 산업 현장에서?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재해는 어떤 유형들이 있을까요?

박두용 : 여름철에도 기본적인 사고는 거의 동일하지만 여름철에 특별히 높은 사고들이 폭염으로 인한, 더위로 인한 사고들이 사망사고도 증가하고 있는데. 온열, 그러니까 더워서 그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것이 있고요. 그 수는 아주 많지는 않은데. 7~8월에 사고가 증가해요. 다른 사고도. 그 이유를 분석해보면 더위로 인한 피로, 그리고 더위로 인한 아무래도 정신이 혼미해지고 피로해지고 이런 것들이 사고 사망을 또 다른 사고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폭염이 오게 되면 낮 동안에 잠시 작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이런 경우에 그걸 보충하기 위해서 작업이 한꺼번에 이후에 이루어진다거나 또 여러 작업이 혼재돼서 하다 보니까 사고가 발생하는 것들, 이런 것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지 저희들이 작년에는 폭염 때만 쉬어라, 그것만 강조했었는데 지금은 7~8월에 저희들이 100일 작전 긴급대책을 만든 것도 단지 낮 시간에 폭염이 있는 동안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까지 같이 관리를 해야 되서 그런 것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지난 화요일에도 목동 저류조 공사하는 데서 사망사고 세 명이 사망하는 불행한 사고가 일어났는데, 그처럼 빗물이 갑자기 늘어나서 발생하는 사고들 또 비가 오지 않으면 고인 물이나 또는 하수 같은 것이 썩을 때 산소 부족으로 인한 질식 사고들 이런 사고들이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고 있는 사고들입니다.

권은이 : 고질적인 재해도 있지만 새로운 유형들의 재해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재해가 줄지 않는 그런 이유도 있겠죠?

박두용 : 그렇습니다. 하나의 위험이 사라지면 그 다음 위험이 나타나고 이렇게 되기 때문에 안전은 상시적으로 우리가 관리해야 될 것이고 상시적으로 시스템을 갖춰야 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그래서 지금 산업도 굉장히 고도화되고 있고, 굉장히 대형화되고 있고,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으니까 그에 따른 위험도 끊임없이 관리해야 되는 것이죠.

권은이 : 김용균 씨의 사망사고로 해서 위험의 외주화 논란이 컸었는데,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 같거든요?

박두용 : 크게 개선이 됐다고 보는 측면도 있고 되지 않은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외주화로 인한 안전 관리가 강화해야 된다는 부분에 대한 공감대나 또는 사업주 책임의식 같은 것은 그래도 많이 환기가 된 것 같습니다. 다만 제도적이나 법적으로 김용균 군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에 의해서 원청의 책임이 상당 부분 강화된 측면이 있는데.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비판을 하는 쪽에서는 외주화를 충분히 막지 못했다, 도급 금지의 범위가 너무 적다는 논란이 있는데, 그 부분은 도급 금지로 해결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도급 금지라고 하는 것이 현대 사회에서 전 세계의 산업 구조가 그런데 이게 일종의 분업이거든요? 그래서 직접적으로 원청이 관리해야 되는 부분이고 중요한 부분은 직접 고용하는 것이 맞는데 어디까지 할 것이냐, 라는 부분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다만 안전 측면에서 바라보면 이것을 도급을 금지할 것이냐 말 것이냐, 또는 외주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 라는 논란으로 해결이 안 될 것 같고 저희가 볼 때는 이 안전 관리 책임을 누가 져야 되는냐, 그리고 누가 지는 것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느냐, 라는 것을 계속 정교하게 가져가는 것, 그래서 그 작업장에 대한 권한을 가진 자, 또 그 작업장을 잘 아는 원청 여기서 안전 관리를 좀 더 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을 계속 강화시켜 나가는 것 이런 작업들이 앞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권은이 : BBS 경제토크 오늘은 안전보건공단의 박두용 이사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잠시 쉬어가는 시간인데요. 명사의 음악시간입니다. 저희가 사전에 듣고 싶은 음악을 추천받았는데, 박두용 이사장님께서는 김종찬의 아주 신나는 곡이죠. <토요일은 밤이 좋아> 이 곡을 선정해주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박두용 :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고요. 명사의 음악은 아니고 여러분과 같이 듣고 싶은 음악이라고 해서 골라봤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사회가 어렵잖아요? 경제권도 어렵고 대외적인 외교적인 상황도 어렵고. 어떻게 보면 국민들 입장에서 바라보면 참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여건이 아주 나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희망을 좀 더 가지고, 그러려면 여유가 있어야 되고, 주말에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와서 제가 말씀드리기가 송구스러워서 토요일 밤에 기분 전환도 할 겸 예전에 저희들이 많이 들었던 그 노래를 한 번 같이 듣고 싶어서 이 노래를 선정했습니다.

권은이 : 박두용 이사장께서 선정해주신 김종찬의 <토요일은 밤이 좋아> 듣고 말씀 이어가겠습니다.

 

 

권은이: BBS 경제토크 오늘은 안전보건공단의 박두용 이사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명사의 음악으로 김종찬의 <토요일은 밤이 좋아> 듣고 왔습니다. 이사장님께서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을 지내셨잖아요? 국내 최고의 산업안전보건전문가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 평소에 가지고 계신 안전 철학이 있나요?

박두용 : 안전 철학이 바뀌더라고요. 예전에는 책임을 져야 될 사람들이 책임을 많이 져야 된다, 그래서 기업살인법이라고 영국 같은 데서 도입한 그런 법들, 그런 것들을 도입하는 것이 우리가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다, 이런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안전 문제가 그렇게 간단한 것 같지가 않습니다. 처벌만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고 일종의 안전을 생활양식이라고 할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여러 가지 생활양식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한꺼번에 해결될 수도 없는 문제고 아주 기발한 방법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같이 이 문제를 고민하고 이 문제가 우리 사회 공동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을 같이 하고 풀 때 해당되는 것 같아요. 어느 특별한 문제, 특별히 예외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래서 그렇게 많이 바뀌고. 이게 기본적인 인권처럼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기본적으로 확보해야 될 권리이다, 이런 인식으로 저도 생각이 바뀌게 되고 그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철학이 바뀌더라고요.

권은이 : 그런 철학이 반영이 돼서 10년간 사용해왔던 안보공단의 '조심조심 코리아' 슬로건이 바뀌게 된 것인가요? '안전은 권리의 문제다'로?

박두용 : 그렇습니다. 이것도 제 철학을 반드시 심었다기보다는 슬로건이라는 것이 그 사회에 가장 적절한 모토, 사람들한테 받아들여져야 되고 이렇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거꾸로 표현했고 저희 공단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는 안전은 국민의 권리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공단은 국민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될 지 스스로 생각해보자, 이런 의미를 두고 있고. 기존의 조심조심 코리아도 상당히 좋은 슬로건이라고는 보여 지는데, 조심조심 코리아라는 말이 함축하고 있는 이면에는, 함유하고 있는 이면의 내용을 보면 네가 조심해라, 그런 느낌이 있어요. 그런데 최근에 사고라고 하는 것이 상당히 구조적인 문제이고 지난 번 화요일에 났던 목동에 있었던 저류조의 사망사고도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거든요? 시스템이 해결해줘야지. 그래서 그 사람들의 기본적인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의 안전조치가 취해져야 하는 것인지, 기본적으로. 이런 것들을 거꾸로 생각해보자, 그런 의미에서 안전은 권리다, 라는 슬로건을 내게 됐죠.

권은이 : 문재인 정부가 2022년까지 산업재해사고사망자를 지금의 절반으로 줄이겠다, 앞에서 잠깐 이야기를 했었는데. 지난 30년 간 대표적인 산재예방정책이 무재해 운동이었잖아요? 무재해 운동을 폐기하고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한 것은 안전강화에서 한발 후퇴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박두용 : 아닙니다. 한편으로 보면 상반되는 이야기 같잖아요?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인다, 그런데 무재해 운동은 폐기한다. 이것은 그냥 단순하게 보면 반대되는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는 이게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가 1년에 재해자 수가 산재보험으로 보상받는 재해자 수가 재작년까지만 해도 한 10만 명 정도였는데, 현 정부 들어서 여러 가지 산재 보상 정책을 확대함에 따라서 한 13만 명으로 늘어났어요. 출퇴근제도 들어가고 해서. 그런데 그래도 13만 명이잖아요? 일본이 한 63만 명 정도 됩니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안전을 한 30년 정도 앞선 것 같아요. 여러 가지 데이터로 볼 때. 독일이 1년에 산재 환자가 한 80만 명에서 100만 명이에요. 독일이 안전 선진국이거든요? 80만 명에서 100만 명이면 인구수를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보다 2~3배 높은 거예요. 재해자 수로 보면. 이것을 어떻게 봐야 되냐면 무재해라는 것은 개념적으로는 굉장히 옳은 이야기지만 무재해는 현실적으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고를 막아야 되냐면 사망사고와 악성사고, 중대 사고를 막아야 되는 거예요. 자동차 사고가 났다고 할 때 졸다가 앞의 차를 들이받았다, 그러면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잖아요? 보험이 있으면 보험으로 해결하잖아요? 그래서 만약 그것을 경찰에 다 신고하고 일일이 다 그렇게 한다고 하면 이것은 경찰 행정력 낭비입니다. 그렇게 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그렇게 하지 않고 선진국에서 쓰는 전략 중에 하나가 뭐냐면 사망재해를 중대재해로, 중대재해를 경미한 재해로, 그리고 나머지 재해들은 각자 사업장에서 알아서 예방하는 쪽으로 그렇게 바꾸기 때문에, 그리고 사고가 나면 그냥 우리가 건강보험 가지고 병원에 가듯이 산재보험 가지고 병원 가서 치료받고 이러면 데이터가 다 들어와요. 그러면 소위 이야기하는 빅 데이터가 들어오게 되거든요. 이걸 무재해 운동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되냐면 감추는 거예요. 소위 이야기하는 산재 은폐가 일어나게 되는데, 산재 은폐가 일어나면 문제가 뭐냐면 사망사고나 중대재해는 못 감춰요. 그것은 리포트가 되요. 나머지 아주 경미한 사고들이 다 그냥 리포트가 안 되는 거죠. 통계로 잡히지가 않잖아요? 그러니까 데이터가 왜곡이 되게 되고 데이터가 그런 기본적인 백 데이터가 없게 되면 도대체 사업장에서 어떤 사고들이 많이 일어나는지, 빈발하고 있는지 추세를 파악할 수가 없어요. 소위 이야기하는 빅 데이터가 안 나오는 거죠. 또 하나는 그런 문제가 있고, 정책 수립에 상당히 어려움이나 왜곡 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또 하나의 문제가 뭐냐면 취약한 노동자일수록 산재를 받아도 산재를 입어도 산재 보상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눈치가 보이거나 또는 잘 모르거나. 그래서 이것은 지금 시점에서는 그런 무재해 운동으로 누르는 방식, 재해가 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터주고 그 대신에 무엇을 막아야 되냐면 사망사고나 중대 사고를 막아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현 정부가 사실 선진국 형으로 전환하고 있는 겁니다.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 다만 무재해에 대해서는 더 이상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관여하지 않겠다, 그것을 풀어준 것이거든요? 그런 의미로 볼 때는 바람직한 현상 같습니다.

권은이 : 요즘에는 산업재해를 주제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그리고 최근에 법원의 판결을 보더라도 산재에 대한 판결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산업재해를 보는 국민적 시각도 많이 변하고 있는데. 이런 인식 변화의 영향으로 안전사고에 대한 사업장의 인식도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박두용 : 인식은 많이 바뀌었죠. 전 세계 추세를 보면 1만 불 정도에서 환경이 일반화되고, 일반화된다는 이야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예를 들어서 지금 미세먼지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게 1만 불 정도에 바뀌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안전이 바뀌는 것이 2만 불 중반 대에 바뀝니다. 우리는 조금 늦은 것 같아요. 지금 이제 조금 바뀌는 시점입니다. 그래서 그 전까지는 안전이 중요하다고 교육했었고 이렇게 했는데 지금은 거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안전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사업장에 가서도 이것은 해야 된다고 이미 생각이 되기 시작한 시점이고, 그런 시점에 현재 들어섰다고 보여 지는 거예요.

권은이 : 문제는 영세한 사업장이겠네요?

박두용 : 그렇습니다. 영세한 사업장도 모르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이 사람들도 알기 시작했고, 드라마에 나올 정도니까. 그런데 안전이라는 것이 공짜는 아니거든요? 시간, 재원, 돈 이게 다 드는 이야기거든요? 결국은? 영세 사업장의 경우 그런 어려운 점이 있어서. 하나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것이 첫 번째이고, 알려줘야 돼요. 교육이나 홍보나 이런 거죠. 두 번째는 안다고 하더라도 여력이 안 되는 거예요. 기술적으로 어렵거나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이것이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소위 이야기하는 공동구매라고 하잖아요? 이게 자기 사업장에서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대량으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소규모 사업장이라 하더라도 다 하는데, 안전 같은 경우는 사실 사이드의 일이잖아요? 메인이 아니고. 그러다 보니까 개별 사업장 하나하나가 안전 문제를 다 해결하지 못하거든요? 그것에 다 신경을 쓸 수가 없고. 그래서 저희 안전보건공단 같은 국가기관을 다 만들어놓는 것이고, 저희 안전보건공단에서 기술적인 지원, 또 교육이나 홍보, 거기에 덧붙여서 영세 사업장인 경우에는 재정적인 지원까지 지금 하고 있는 겁니다. 이게 좀 확대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권은이 : 요즘 시대적 화두가 4차 산업혁명이거든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서 산업안전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된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될까요?

박두용 : 세 가지 정도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하나는 4차 산업으로 인한 변화 중에 제일 큰 것 중에 저희들이 실감하는 것이 스마트 팩토리라고 완전 자동화된 시스템입니다. 자동화된 시스템이라고 해서 사고가 안 나는 것은 아니에요. 자동화 시스템도 다 유지 보수를 시켜줘야 되고, 누군가는 거기 왔다 갔다를 해야 되는데, 자동화된 시스템이 사고를 일으키게 되면 이것은 대형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굉장히 커요. 로봇 이런 것들이 움직이게 되면, 제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이것은 사망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커서. 이런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안전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이냐, 안전 규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 이것이 지금 저희들이 부딪치고 있는 숙제 중에 하나입니다. 또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 되면서 고용 없는 노동이라고 할까요? 소위 말하는 플랫폼 노동자처럼 분명히 돈을 벌기 위해서 노동을 제공하는데 명확한 사업주가 없어요. 지금까지는 사업주를 통해서 산업안전보건의 모든 제도나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 왔는데 이렇게 파편적으로 노동이 이루어지는 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4차 산업으로 인한 새로운 노동자는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 이것도 하나의 숙제이고요. 저희 같은 경우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이용해서, 드론이나 빅 데이터를 통한 AI 분석 시스템 이런 것을 통한 안전보건기술 서비스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이것이 또 하나 저희 공단에서 지금 고민하고 있는 화두, 과제입니다.

권은이 :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자, 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꼭 달성을 하기를 바라면서 관련해서 청취자들에게 당부하거나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시죠.

박두용 : 이미 우리 국민들께서 잘 아시다시피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는 여러 번 천명이 됐습니다. 제가 서두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희는 최선을 다 할 것이고, 또 줄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어느 한 기관이나 어느 한 두 사람이 노력해서 될 문제가 아닙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참여와 동참이 꼭 필요합니다. 관심을 가져주시고, 안전에 조금 더 신경을 써주시고, 기본적인 안전을 지켜주시기를 이 자리를 빌어서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권은이 :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 하반기 중점사업이죠?

박두용 : 그렇습니다. 이것이 되지 않고서는 우리가 안전이 확보될 수 없다고 보니 때문에 저희들이 3개월 동안 추진하면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시켜 나갈 것이고요. 이후에 그 결과를 봐서 차후 100일 이후에도 어떤 식으로 접근할 것인지, 그리고 내년에도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이건 산재 사망사고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그 날까지 지속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권은이 : 국민의 안전 권리 보장을 위해서 앞으로도 많은 노력과 역할을 해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바쁘신데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두용 : 네, 감사합니다.

권은이 : 지금까지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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