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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MBC가 방송한 템플스테이 예산이 사적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보도는 우리 불교계는 물론, 불자들의 마음에도 큰 상처를 남겼는데요.

언론중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기사와 뉴스 영상 일부를 삭제하긴 했지만, 왜곡 보도에 대한 MBC의 입장 표명과 공식 사과는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화부 류기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류 기자, 어서 오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우선, 템플스테이 예산과 관련해 MBC 뉴스데스크에서 보도된 내용부터 짚어주시죠.

 

지난달 8일이었습니다.

MBC는 간판 보도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뉴스데스크에 '관광객 어디가고 스님들 템플스테이 체험 중'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조계사 안심당과 봉은사 전통문화체험관의 시설비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의 보도였습니다.

정부에서 지원받는 템플스테이 예산을 애초 계획한 시설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했다는 게 보도의 핵심 내용이었는데요.

MBC는 전 국민들이 시청하는 공중파 방송이죠.

그런데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불교계가 국가 예산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고 오롯이 사적 용도와 특수 집단의 이익만을 위해 사용한 것처럼 오해를 사도록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MBC 보도가 나간 이후, 종단에서는 즉각적인 대처가 이뤄졌나요?

 

조계종은 MBC 보도가 나간 뒤 3일이 지난 시점에서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는데요.

MBC에서 보도한 내용과 달리 조계사 안심당과 봉은사 전통문화체험관은 건립 당시 목적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 주로 담겼습니다.

입장문 내용을 살펴보면, 건물을 지을 때 사용한 예산은 템플스테이 예산이 아니라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의 목적 사업 기금을 사용한 것이라는 예산 출처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도 더했는데요.

조계사는 부지매입비를 포함해 60%가 넘는 40억 원을 자부담으로 시설 건립비에 투입했고,

봉은사도 관련 시설에 50% 이상의 자부담 46억 7천만 원을 투입했다고 구체적 액수까지 공개했습니다.

또 조계사 안심당은 처음부터 스님들의 수행 처소로 행자부에 예산을 신청한 시설이고,

봉은사 전통문화체험관은 사업 계획서에 가설 건축물로 나와 있다고 주장하며 MBC 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조계사, 봉은사뿐만 아니라 MBC 보도에는 템플스테이 업무를 담당하는 불교문화사업단까지 거론됐는데요.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이 내용과 관련해서는 기사 내용을 삭제하라는 처분을 내렸죠.

기사 내용 중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됐나요?

 

문제가 된 기사 내용 먼저 짚어보면요.

정부가 조계종에 템플스테이 시설을 운영하라며 지원하는 예산은 매년 230억 원.

문체부가 조계종 소속인 불교문화사업단에 돈을 주면 사업단이 개별 사찰에 돈을 나눠주는 방식입니다.

방송 기사 내용 가운데 이 부분인데요.

마치, 조계사 봉은사 해당 시설이 사실은 불교문화사업단 예산으로 나간 게 아닌데 기사 내용으로 인해 국가에서 지원받은 사업단 예산 가운데 일부를 시설 건립에 사용한 것처럼 비친 게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불교문화사업단은 기사 내용과 관련해 언중위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고요,

언중위는 지난달 25일 열린 조정에서 문화사업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해당 기사에서 문화사업단이 언급된 내용과 문화사업단 관련 도표를 삭제하라는 처분을 내렸는데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 스님의 말 듣겠습니다.

[원경 스님 /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 "사실 그 자체도 왜곡하여 템플스테이 사업을 폄하했습니다. 이는 템플스테이를 통해 불교의 사회 공익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일해왔던 많은 템플스테이 종사자의 마음을 짓밟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계사와 봉은사도 입장문의 내용을 보면 충분히 정정보도를 요청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조계사와 봉은사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하지 않았나요?

 

네. 일단 봉은사는 더 이상 큰 잡음을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인데요.

MBC 보도의 지적도 일부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수용해, 장기적으로 스님들 요사체를 다른 장소로 옮기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고요.

조계사는 언중위 제소를 포기하는 대신 법적으로 강경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언중위의 중재안을 수용하게 되면,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최근이죠.

지난달 26일에는 전국의 템플스테이 운영사찰 주지 스님들이 한자리에서 모여 MBC가 템플스테이의 근간을 훼손하는 왜곡된 보도를 되풀이하고 있다며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죠?

 

정기적으로 문화사업단에서는 '템플스테이 운영사찰 주지회의'를 개최하는데요.

이날 회의는 템플스테이 시설에 관한 수차례 MBC 보도의 언론중재위원회 결정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참석자들은 템플스테이 시설 관련 MBC 보도를 시정하도록 한 언중위의 결정에 대해 '당연한 결과'란 입장을 공유했는데요.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말 듣겠습니다.

[원행 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 : "그동안 지속적이고 의도적으로 한국불교를 폄훼하고 있는 MBC 방송은 최근 보도를 통해서 이러한 노력을 철저히 왜곡하면서 폄하했습니다. 지금의 템플스테이와는 전혀 다른 별도의 예산으로 집행된 조계사와 봉은사의 시설을 문제 삼았습니다."

회의에서 전국 템플스테이 운영사찰 주지들은 MBC의 공식 사과와 악의적 보도의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는데요.

회의 도중 MBC 왜곡보도에 대한 종단 집행부의 대응을 두고, 일부 스님들이 소극적 대처라며 강한 질책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일단 회의를 거쳐 입장문은 채택됐고요.

입장문에는 MBC 보도를 템플스테이의 근간을 훼손하려는 외압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일을 자성과 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함께 담겼습니다.

 

네. 지금까지 문화부 류기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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