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열 부산청년정책연구원 이사장

● 출연 : 김덕열 부산청년정책연구원 이사장(두남화학 대표)
● 진행 : 박찬민 BBS 기자

(앵커멘트)일자리 창출이 최근 핵심키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의 일자리가 없다는 우려 속에 이 부분에 더욱 집중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연봉도 많고, 복지도 좋고 이런 곳이 많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요. 이러다보니 채용을 원하는 기업들도 사람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지자체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부산청년정책연구원 김덕열 이사장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김덕열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질문1) 최근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일자리 미스매치가 청년유출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일자리 미스매치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최근 지역청년 유출에 대한 상황을 빗대어서 한 언론은 ‘노인과 바다’라고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그 정도로 부산의 청년유출현상이 심각하다는 말인 것 같은데요. 저도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일자리 미스매치에 대한 심각성을 직접 체감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업은 일손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고,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게 되면서 활력을 잃게 되고, 이러한 악순환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2) 그렇다면 청년들이 지역에 소재한 기업들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청년들의 입장에서 볼 땐 자신들이 찾는 ‘좋은 일자리’가 없다는 것인데요. 결국 첫 직장을 구할 때 눈높이가 너무 높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대기업, 공공기관들을 선호하는 청년들의 취업에 대한 인식이 지역기업들과의 미스매치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매출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가운데 부산에 소재한 기업은 38개사에 그치는 실정입니다. 그러다보니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비해 급여나 복지수준이 낮은 지역기업에는 지원을 꺼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질문3) 청년들의 역외유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신다면요?

-청년유출문제는 결코 하나의 주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정부, 지자체, 기업, 그리고 당사자인 청년들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특히 지자체 입장에서는 건실한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기업 입장에서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완화시킴으로써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 부산·경남지역의 경우 자동차와 조선관련 산업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부산시의 경우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관광마이스국을 신설했는데요.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반영해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에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업들 입장에서도 일자리 미스매치의 문제를 구직자들의 눈높이 향상에만 돌리지 말고, 열악한 근로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청년들도 지역기업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눈높이를 조금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4) 최근 부산시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들에게 복지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내용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말씀하신 대로 이달 초 부산시가 ‘민선7기 청년정책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 중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들에게 복지카드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기쁨카드’라는 이름으로 부산에 소재한 중소기업에 3개월 이상 재직 중인 청년의 경우 1인당 100만원의 복지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복지대상은 내년에 1천명, 오는 2022년까지 수혜대상을 3,000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인데요. 작은 출발이지만 일자리 미스매치를 조금이라도 해결해보겠다는 부산시의 시도는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지자체의 예산으로만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에 대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지역 중소기업들의 복지환경 개선에 보탬을 줄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덕열 부산청년정책연구원 이사장(두남화학 대표)

질문5)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아닌 지역에 소재한 중소기업에 취업했을 때 과연 어떤 비전을 가지면 좋을까요?

-현재 우리나라 기업환경에서 중소기업의 비중은 99%입니다. 이 게 현실입니다. 지역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비해 급여도 낮고 복지수준도 뒤처지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 역시 경남 김해에서 화학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력을 갖추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는 급여도 올려주고, 복지도 최대한 배려하고 있습니다. 첫 직장부터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를 따질 게 아니라 자신의 전공과 관심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질문6) 이사장님께서는 두남화학이라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회사인가요?

-말씀드린 대로 경남 김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화학제조기업입니다. 선친께서 설립하셔서 운영하시다가 5년 전 가업을 승계받아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서른명 남짓의 직원을 두고 있는데요. 저도 오너 입장에서 직원들에게 최대한 높은 임금, 좋은 복지를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간절합니다.

이 자리에서 전부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외부환경으로 인해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회사가 성장해야 직원도 함께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모든 직원이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회사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질문7) 기업가 입장에서 현장에서 느낀 일자리 미스매치 사례를 전해 주신다면요?

-예전에 그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면접을 보러 왔는데, 이력서도 지참하지 않고 그냥 왔더라고요. 심지어 지원자는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도 잘 모르고 온 것 같았습니다. 또 한 번은 정말 마음에 드는 지원자가 있어서 출근하기로 했는데, 연락도 없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다른 직장에 입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망감이 상당히 컸던 기억입니다.

이런 사례처럼 기업과 청년구직자 사이에 간극이 있을 때 사전에 어느 정도 교감을 할 수 있는 단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부산청년정책연구원에서는 ‘청년일자리 멘토링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일자리를 희망하는 청년구직자들과 충분한 상담과 1차 면접을 거친 뒤 관련 기업으로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약 7개월 간 시행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절차를 거치다보니 기업과 구직자 간 미스매치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더라고요.

질문8)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네요. 그 외 부산청년정책연구원에서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업들이 어떤 게 있나요?

-다른 정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청년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논의한 일자리 미스매치도 그런 시각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연구원에서는 앞으로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전문상담사를 통한 ‘청년일자리 멘토링 카페’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구직을 희망하는 많은 지역 청년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관심 있는 기업들과 연계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지역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꿈과 끼를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마련하고자 합니다. 8월 1일부터는 청년정책을 주제로 한 광고공모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청년들이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고향을 떠나지 않고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질문9) 마지막으로 BBS 청취자와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해 주십시오.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저도 청년시기를 거쳐 지금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이 됐지만, 일자리 문제만큼 어려운 과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일수록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이 모두 힘을 모아 어려운 난국을 극복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두가 희망을 가지고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분명 좋은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연구원도 앞으로 힘을 보태겠습니다. 애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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