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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의 화두 참선 수행인 선불교를 노자와 장자 사상을 통해 쉽게 설명한 책이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원로 불자 언론인 이은윤 작가가 선불교에 스며든 노장사상을 들여다봤는데요,

류기완 기자가 소개합니다.

 

중국의 선사상은 유심, 공과 같은 사상을 바탕에 두고 있지만, 문화적으로는 도가, 즉 노장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넘어온 우리 선불교에도 '도가적' 색채가 묻어있습니다.

중국 초기 선불교에서 '무', '무위'와 같은 노장사상의 용어를 빌려 불교의 '공' 사상을 설명한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중앙일보 종교전문 대기자, 금강불교신문 사장 출신의 언론인 이은윤 작가는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노장으로 읽는 선어록'을 저술했습니다.

옛 선사들의 화두를 불교 경전 밖의 노장사상과 연결한 독특한 시도로 평가됩니다.

[이은윤 / '노장으로 읽는 선어록' 저자] : "선학에는 노장사상하고 노장철학이 많이 녹아들어 있다는 얘기들은 대부분 알고 있어요. 그런데 구체적인 사례를 들라 하면 어렵기도 하고, 상당히 깊이가 깊기도 해요. 그래서 선에 들어와 있는 노장사상이 과연 어떤 것이고..."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노장사상과 선 사상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노장과 선을 비교 연구하기에는 분량이 방대하고 이전 연구가 구체화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자도 나이 일흔이 훌쩍 넘어 노자와 장자를 숙독했고,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같은 선구에 새로운 안목을 갖게 된 것이 책을 집필한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이은윤 / '노장으로 읽는 선어록' 저자] : "칠십이 훨씬 넘어서 시간이 나길래 노자, 장자를 숙독을 해봤어요. 읽어보니까 이해가 돼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같은 선 화두라고 할까 선구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있더라고요..."

저자는 책에서 선불교와 노장사상이 갖는 종교 철학적 지향점을 같다고 봤습니다.

두 사상 모두 세속을 떠나거나 버리지 않았고, 분별심을 금기시하며, 무심과 무위와 같은 비움을 궁극적으로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노장사상은 정치철학과 연관돼 설법의 대상이 정치 지도자이고, 선사상은 평등을 강조하며 설법의 대상이 일반이라는 점을 저자는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이은윤 / '노장으로 읽는 선어록' 저자] : "선 공부를 하려면 필수적으로 충분조건은 아니겠지만 필수적으로 노자와 장자를 한번 읽어보시는 게 좋겠다...일반 독자들이 노자, 장자를 읽는 건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는데, 또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읽으면 선을 이해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고..."

선불교와 노장사상의 유사점과 차이점에 관한 작가의 깊이 있는 연구와 오랜 신행에서 터득한 안목이 불자들에게 또 다른 사유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취재: 강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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