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BBS NEWS가 준비한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더위를 이기고자 보양식을 찾는 '복날'만 되면, 해마다 '개 식용 논란'이 되풀이 됩니다.
'동물권 보장'과 '전통 식문화'라는 주장이 30년 넘게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불교계에선 우선 찬반양론부터 따뜻하게 포용한 뒤 ‘생명존중’ 사상을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김연교 기잡니다.
< 기자 >
초복이었던 지난 12일, 국회 앞에선 정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습니다.
'개 도살 금지'를 외치는 동물보호단체와 '개고기 합법화'를 주장하는 대한육견협회가 불과 10m를 사이에 두고 집회를 연 겁니다.
개 식용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시작된 '전통 식문화'로 여겨져 왔지만, 지난 1980년대 후반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싹트면서 논쟁이 시작됐습니다.
동물단체는 생명권 보장을 강력히 요구하며 식용 목적의 개 도살 금지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개 사육인들은 생존권을 이유로, 반려견과 식용견 분리 법제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개 식용'을 둘러싸고 30년 넘게 반복된 우리 사회 해묵은 갈등을 우리 불교계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불살생'을 첫번째 계율로 여기는 불교는 동물 중에서도 특히 '개'를 가까이 여겨, 식용을 금기시해 왔습니다.
<인서트1 법현 스님 / 열린선원장>
"개는 사람들이 가축으로 기른데다가 요즘엔 애완동물을 넘어 반려동물이라고까지 하고 있죠. 생명을 아끼는 입장에서는 될 수 있으면 사람과 가까운 동물은 안먹는게 좋다는게 불교계 입장이죠. 불자라면 특히나 개를 식용으로 하는 건 적극적으로 반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화합의 관점에서 오랜 식문화를 우선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부족한 영양을 개고기로 채우던 전통을 인정하되, 달라진 시대상에 맞춰 서서히 없애나가는 것이 옳다는 겁니다.
<인서트2 원영 스님 /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아사리>
"우리가 어렵고 힘들었을 때 뭔들 안 먹었겠어요. 아픈 시절이 있었던 것은 인정하나, 못 먹어서 죽는 사람은 별로 없는 세상에 살면서 굳이 그렇게 같이 인간 못지 않게 친숙한 개라고 하는 동물을 우리가 잡아서 먹을 필요가 있느냐."
결국 양측이 서로 포용하며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불교계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인서트3 신규탁 /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
"부처님 말씀에는 어떻게 쓰여있는지를 조사해보고, 또 그 이후에 여러 대덕 큰 스님들이나 종교 수행자들이 있잖아요. 그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우리에게 가이드라인, 지침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개고기도 그렇게 해주면 안될까요?"
[스탠딩]
어느덧 우리 사회에 전반에 자리잡고 있는 '반려동물 문화 확산'과 '동물권 확대'는 불교의 '생명존중' 사상에 맞닿아 있습니다.
'개고기'에 대한 찬반 논란 모두를 따뜻하게 포용하면서도, 사회 곳곳에 불살생의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불교계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BBS 뉴스 김연교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장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