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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개신교 "21년 前 ‘훼불사건’ 용서 빕니다“
이병철 기자 | 승인 2019.07.15 18:19

 

1998년 제주 원명선원에서 벌어진 대규모 훼불 사건의 개신교측 대표자들이 21년 만에 사찰을 찾아 공식 사과했습니다.

종교간 화합과 갈등 치유가 절실한 우리 사회에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병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원명선원 대웅전에 모셔진 21년 전 훼불됐던 불상들.

 

제주시 원명선원장 대효 스님이 가려진 천을 걷어내자 21년 전 참혹했던 기억의 순간들이 드러납니다.

부처님 목은 잘려나가고, 부처님 어깨는 으스러진 당시를 상상하면 여전히 공포가 밀려듭니다.

1998년 6월 26일 새벽, 개신교 근본주의로 세뇌된 맹신자가 원명선원 대웅전에 난입해 삼존불과 화강암으로 제작한 불상 1000개 가운데 750여구를 훼손했습니다.

대효 스님은 그때 받은 충격은 말로 형언할 수 없다고 회고했습니다.

[인서트 / 대효 스님 / 제주 원명선원장]

“너무 아찔해가지고 입이 열릴 수 없는 상황이에요. 상상을 못 하죠. 그때 천불 중에 750불이 목이 나가고 삼존불 이런 큰 불상이 손상을 입어 나뒹굴고 이래서 입이 열리지 않고 생각할 수 없는 상태였어요.”

이 사건으로 당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경제 총무가 조계종 총무원을 찾아가 사과했지만 피해 당사자인 원명선원은 사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로부터 21년의 세월이 흐른 뒤, 제주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인 이상구 목사와 임원들이 원명선원을 방문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인서트 / 이상구 목사 / 제주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한국 교계가 불교계에서 사과는 했지만 제주도에 있는 교회에서 한번도 공식적으로 사과나 유감을 표현한 적이 없다고 들었어요. 그런 일이라 하면 우리가 가서 유감과 사과를 표현하고 용서하고 사랑으로 보듬는 그런 모습을 가졌으면 좋겠다 잘못된 부분들 사과를 하는 그런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이는 제주종교지도자협의회에서 최근들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종교 대표자간 교류가 21년 세월을 뛰어넘은 사과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제주종교지도자협의회는 지난 2013년 창립 이후 해외문화탐방을 통해 지도자간 소통의 장이 되고 있고, 2015년부터는 평화음악회를 공동 개최하고 있습니다.

[인서트/ 김남윤 / 제주도청 문화정책과장]

“앞으로 더 종교지도자협의회가 많은 역할을 해서 제주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안들을 많이 제시해 주십사 하는 차원에서 (해외문화탐방과 평화음악회) 이 같은 영역뿐만 아니고 좀 더 폭넓게 종교지도자 중심으로 해서 같이 연합해서 할 수 있는 일들까지도 확대해서 해 나간다면 우리 제주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도 되고 개발도 되지 않을까~. ”

원명선원은 훼불의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당시 훼손된 불상을 영구 보존해 후손들의 교훈으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종교간 화합과 상생을 염원하며 이뤄진 이번 개신교 대표자들의 사과와 원명선원의 용서는 종교간 화합과 갈등 치유가 절실한 우리 사회에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BBS뉴스 이병철입니다. 

이병철 기자  taiwan08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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