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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전애 변호사 “대법원, 이혼 결혼이주여성 추방 관행 제동 판결”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 법률 이야기
고영진 기자 | 승인 2019.07.15 09:34

● 출 연 : 강전애 변호사

● 진 행 : 고영진 기자

● 2019년 7월 15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법률 이야기

[고영진] 매주 월요일 우리 청취자들의 법률지식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주는 월요일의 그녀, 강전애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강전애] 안녕하세요. 강전애 변호사입니다.

[고영진] 변호사님, 오늘은 국제결혼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주신다고요.

[강전애] 네, 최근 대법원에서 유의미한 판결이 나와서 오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고영진] 제주에도 국제결혼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요. 청취자분들께서 관심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강전애]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면서 한국에 들어왔다가 시어머니와의 갈등·남편의 방치 때문에 이혼한 베트남인 여성이 결혼이민 자격으로 계속 국내에 체류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는데요. 결혼이주여성이 이혼한 경우 체류자격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해 사실상 즉시 국내에서 추방하는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습니다.

[고영진] 결혼이주여성들 입장에서는 환영할 판결인 것 같습니다. 저도 최근에 언론에서 본 사건 중에 기억나는데, 전남 영암에서 한국인 남편이 베트남인 아내를 폭행한 동영상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었죠.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강전애] 대법원은 베트남 국적의 여성 ㄱ씨가 서울남부출입국관리소장을 상대로 낸 체류기간 연장 불허가처분 취소소송에서 ㄱ씨 패소인 원심 판결 을 파기했습니다. ㄱ씨는 만 19세이던 2015년 7월 17세 연상인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면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이후 시어머니의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다 이듬 해 2월 ㄱ씨는 유산까지 했고, 시어머니가 내쫓아 7월 남편 집에서 나온 뒤 ㄱ씨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이에 이혼소송 재판부는 이들의 혼인관계가 남편의 귀책사유로 인해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파탄에 이르다며 이혼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고영진] ㄱ씨의 국내 체류자격이 문제가 되겠네요.

[강전애] 네, 그 부분이 이 사건의 핵심인데요. ㄱ씨는 한국에 들어올 때는 결혼 이민 체류자격 중 ‘국민의 배우자’에 해당했습니다. ㄱ씨는 체류기간 연장 허가신청을 내면서 또 다른 결혼이민 체류자격인 ‘국민인 배우자와 혼인한 상태로 국내에 체류하던 중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 로 정상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에 해당된다고 ㄱ씨는 주장했죠. 그러나 서울남부출입국관리소는 불허 결정을 내렸고, ㄱ씨는 불허 결정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내게 된 것입니다.

[고영진] 원심은 ㄱ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강전애] 원심에서는 남편에게 100%의 귀책사유가 있을 때만 ㄱ씨의 결혼 이민 체류자격이 인정되며,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는 것도 ㄱ씨가 증명해야 된다는 취지의 판단이었습니다. 원심은 ㄱ씨가 시어머니 강요로 과로하다가 유산했다는 ㄱ씨 진술을 믿기 어렵고 ㄱ씨가 혼인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가출하고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며 이혼에 ㄱ씨 책임도 있다고 본거죠. 이혼 판결에서 남편에게 ‘주된’ 귀책사유가 있다고 했지만 원심은 ‘전적인’ 귀책사유는 아니라면서 체류기간 연장 불허가가 정당하다고 본겁니다.

[고영진] 대법원은 원심 판결이 잘못됐다고 판단한 거네요.

[강전애] 대법원은 일단 결혼이민 체류자격의 취지는 한국인과 혼인해 국내에서 체류하던 중 한국인의 귀책사유로 정상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외국인에 대해 인도주의적인 측면에서 국내 체류를 허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결혼이주여성이 이혼했을 때 국내에서 무작정 내쫓기 위한 목적은 아니라는 것이죠. 원심 판결과 같이 ‘전적’으로 귀책사유가 한국인에게 있는 경우에만 외국인에게 체류자격을 인정해준다면 이 같은 인도주의적 취지는 달성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남편보다 불안정한 지위의 결혼이주여성에게는 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따라서 대법원은 체류자격 기준을 낮추고, 불허를 할 때 이혼의 귀책사유가 외국인에게 있다는 점은 출입국당국이 증명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고영진] 인도주의적인 취지라는 부분에서 공감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강전애] 대법원은 “혼인파탄이 어느 일방의 전적인 귀책사유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드물거나 많지 않다”며 “결혼이민 체류 자격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면 외국인 배우자로서는 재판상 이혼 등 우리 민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혼인관계를 적법하게 해소할 권리를 행사하는 것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게 되고, 국민인 배우자가 이를 악용해 외국인 배우자를 부당하게 대우할 가능성도 생길 수 있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외국인은 한국 제도·문화에 대한 이해와 한국어 능력이 부족해 평소 혼인파탄의 귀책사유에 관해 자신에게 유리한 사정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제대로 수집·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별거나 이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짚었죠.

[고영진] ‘전적인 귀책사유’에 대한 입증책임을 대법원은 결혼이주여성에게 조금 너그러운 입장을 취해준 것으로 보이네요. 결혼을 이유로 한국에 이주해 온 분들이 재판을 대비한 증거확보가 어려운 것을 이해해준 것은 의미 있다고 보입니다.

[강전애] 구체적으로 ㄱ씨 사건의 경우 ㄱ씨가 임신 초기에 유산 증후가 있는 상황에서 가족들로부터 특별한 보살핌을 받지 못했고, 임산부가 걷기에는 부담스러운 거리를 걸어서 병원에 다녀오는 등 힘든 결혼생활을 했다고 대법원은 인정했습니다. ㄱ씨는 안정과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의사 설명에도 입원치료를 받거나 쉬지 못하고 시어머니 요구로 가게에서 일을 하다가 유산을 했습니다. 대법원은 “ㄱ씨 입장에서는 시어머니의 부당한 대우로 볼 수 있는데 남편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ㄱ씨 마음 속 상처는 별거·이혼 무렵 까지도 제대로 치유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남편의 중대한 귀책사유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ㄱ씨가 직장을 구했는데도 시어머니가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하라고 종용했고, ㄱ씨가 응하지 않자 집에서 쫓아낸 것도 남편의 중대한 귀책사유로 인정됐습니다. ㄱ씨가 일방적으로 가출한 것도 아니며, 시어머니가 ㄱ씨 핸드폰을 빼앗고 ㄱ씨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면서도 소재불명이라며 허위의 가출신고를 한 점을 보면 일방적으로 시어머니가 ㄱ씨를 축출했다고도 보았습니다.

[고영진]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들어보니, 일반인인 제가 보기에도 결혼이주여성이 힘들게 지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전애] 대법원 측은 “2000년대 이후로 동남아 여성과의 국제결혼중개업체 를 통한 국제결혼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결혼이주여성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보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한국인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로 이혼하게 됐음에도 안정적인 체류자격을 부여받지 못하고 출신국으로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 결혼이주여성의 인권을 보호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영진] 제주에서도 특히 국제결혼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까 대 법원의 ‘인도주의적인 관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인권과 평화의 섬 제주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강전애] 저도 송무를 하면서 국제결혼 관련 사건들을 많이 해봤는데요, 실제로 결혼이주여성이 폭행 등을 못이겨 가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좀 더 인도주의적인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영진] 네, 오늘도 좋은 판결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강전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고영진 기자  yasab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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