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 연 : 고수일 지휘자

● 진 행 : 고영진 기자

● 2019년 7월 9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오늘의 이슈

[앵커멘트]

흔히 제주불교의 불심을 말할 때 도내 불교합창단의 숫자를 꼽습니다.

제주시와 서귀포 지역 불교합창단 그리고 어린이합창단 등 도내에는 30여개 불교합창단이 넘나듭니다.

이 숫자에 타 지역 불교합창단은 깜짝 놀란다고 합니다. 그리고 합창단원들은 노래면 노래, 봉사면 봉사 사찰에서 만능 슈퍼우먼이라고 합니다.

도내 합창단들은 음성포교라는 첫 번째 목적 이외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역 사회에 몸소 실천하겠다는 ‘봉사’라는 단어가 뒤따라 붙습니다.

오늘의 이슈에서는 금붕사나유타합창단과 제석사바라밀합창단 그리고 제주불교우담바라어린이합창단을 지휘하고 있는 고수일 지휘자를 스튜디오 초청해 불교합창단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지휘자님?

[고수일] 안녕하세요?

[고영진] 모든 법회에 의식곡이 빠지지 않듯이 사찰행사에서는 꼭 빠지지 않는 게 합창단인 것 같습니다?

[고수일]네 그렇습니다.

불교의식은 예불의식(부처님께 경배하는 의식), 헌공의식(부처님에게 공양물이나 꽃을 올리는 의식), 천도의식(망령이나 극락에 태어나도록 기원하는 의식)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걸 법회라고 하고 그 법회 진행 순서를 보면 대체적으로 사회자가 개회를 하면 대중들이 부처님 전을 향해 삼보의 예를 다하는 삼귀의를 부르고 찬불가를 부르게 됩니다.

다음 반야심경, 발원문 그리고 법문을 듣기 전 청법가를 부르고 끝으로 사홍서원과 산회가로 법회를 마무리 짓게 됩니다.

법회 성격에 따라 순서는 조금 바뀌어도 대중들과 법회참가자들은 의식 중에 4곡이상의 노래를 하게 되고 합창단이 있는 사찰은 지휘자의 사인과 반주자의 피아노에 맞추어 합창단이 이끌어 가게 되기 때문에 법회나 49재의 합창단의 역할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타종교의 예를 들면 기독교나 천주교의 성가대를 볼 때 합창단은 없어서는 안 되는 부분인거죠.

[고영진]저희가 알기론 지휘자님도 모태 신앙이 불자라 들었습니다. 그래서 불교합창단을 지휘하는 것 같고요?

[고수일]저희 부모님은 도남에 있는 제석사라는 사찰의 오래된 신도이시고 제석사에는 관음사 조실이시며 지금의 제석사를 만드신 종자 호자 큰스님이 계신사찰입니다.

저희 아버님은 제석사 신도회장까지 할 정도로 한 때 열심히 활동하셨습니다. 젊은 시절 결혼하시고 아이가 없어서 3년을 고생하시다가 제석사에서 지극정성으로 기도하고 제가 태어난거죠.

어릴적 큰스님 찾아뵙고 세배 드리고 부처님오신날이면 어머님 따라 절에 가서 등도 달고 공양도 하고 그랬었죠.

그러다가 제가 좀 커서 음악을 전공하게 되고 결혼하고 도립예술단 단원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처음 맡은 사찰이 2003년도 서귀포 정방사합창단을 지휘하게 되면서 합창음악 지휘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 같습니다.

현재는 금붕사 나유타합창단과 제석사 바라밀합창단, 우담바라 어린이합창단 세군데 불교합창단을 맡고 있구요.

부처님의 가피와 공덕으로 잘 운영되어 질 때 마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고영진]앞서 밝혔듯이 지휘자님이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지금 사찰의 합창단이 사실...우후죽순이라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참으로 많은데...불교합창단은 노래 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으로 인해 지도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신지요?

[고수일]사실 합창단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사찰활동도 매우 적극적이십니다.

개인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본인만 조절을 잘하시면 권장해야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도내 불교합창단이 많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더 많아졌으면 좋겠구요. 여유가 되는대로 각 사찰에 크고 작은 합창단이 빠짐없이 있었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대체로 합창단하면 40명, 50명 이상의 많은 분들이 꼭 함께해야만 되는 걸로 아시는데 10명내 외의 규모의 불교합창단 아니 불교중창단들이 더 많아져서 모든 불자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담은 찬불가를 매일 노래하게 되면 좋겠고 모든 불자님들이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흥얼거리고 다닐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단, 자기합창단의 자부심은 좋은데 자칫 자만심으로 타 합창단을 비난하고 평가하는 그런 마음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영진]사실, 합창단이 모태가 서양 종교에서 온 것인데요. 이것을 불교 형식에 맞춰 한다는 게 좀 어렵기도 하고, 불교계의 노래 레파토리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소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고수일]맞습니다

음악은 교회음악에서 시작이 되어졌구요.

많은 전공자들이 음악의 역사를 공부하며 현재의 천주교나 기독교 음악에 심취하게 되어 종교를 결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한때 그런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구요

제 어릴적 가장 친한 친구가 지금의 목사라고 하면 이해가 되실겁니다.

현재의 교회음악은 너무도 많이 발전해있습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거죠.

그렇다고 이를 무작정 따라하는 건 불교적사상과 다른 부분이 있기에 음악적부분과 철학적부분이 잘 고려되어 작곡된 찬불가나 불교음악들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를 잘 연주할 수 있는 연주팀을 잘 육성하고 지원해서 많은 대중들이 감동받을 수 있도록 해야 불교음악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영진]그렇다면 이와 관련해서 앞으로 불교합창단이 부족한 점은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고수일]위에 잠깐 말씀드렸다시피 불교음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매년 불교음악발전을 위한 불교음악심포지엄이나 불교음악세미나는 물론이고 경연대회 페스티벌 등 다양한 형태의 끊임없는 활동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불교음악대학을 설립해서 불교음악만의 발전을 위한 인재발굴이 필요하구요.

각 사찰마다 어린이불교음악학교를 만들어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릴적부터 음악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기초교육육성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고영진]지휘자님은 금붕사나유타합창단을 지휘하며 사찰의 역사라든지 음악을 통해 사찰의 역사, 아픔 등을 표현하려고 많은 노력을 해 오신 것 같습니다.?

[고수일]모든 곳에 사연이 없는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나름의 사연이 좀 있는데요. 2008년 제가 제주불교여성합창단을 지휘해서 서울KBS홀에서 당당히 전국대상을 수상하고는 잠깐 자만심에 빠져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맘이니 단체를 오래 이끌 수 없었겠지요.

그만두고 잠깐 방황하고 있을 때 금붕사 나유타 합창단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구좌읍 하도리에 있는 조그만 사찰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막상 첫 연습때 대웅전앞 넓은 잔디밭을 보고 마음이 참 좋았습니다.

천천히 둘러보던 중 한쪽 편에 얼핏 보아도 마음 짠한 낡은 비석이 있었고 찬찬히 들여다보고 내용을 알고 보니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한 장소였던 것이었습니다.

저도 4.3유족 중 한사람이고 저희 할아버님의 아픔이 당시 금붕사 주지스님의 아픔과 오버랩되면서 소리 내어 울지 못하고 숨어있는 듯 보였고 이제는 큰소리로 통곡하며 울고 위로받아야한다는 생각으로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문예회관에서 2010년 금붕사나유타합창단으로선 처음으로 사찰 밖 외부무대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성황리에 공연이 잘 마무리되었고 다음해에는 개관한지 얼마안 된 4.3평화공원에서도 공연을 하였습니다.

그 후 사찰 내에서 구좌 지역내 어르신들을 모시고 경로잔치도 벌이고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공연도 하고 사랑의 김치봉사도 하면서 과거의 아픔에 위로가 된 듯 서로 많은 걸 털어내고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고영진]그리고 올해 8월 말에 합창단을 이끌고 대만 공승제에서 제주만의 향연을 펼친다면서요?

[고수일]네 그렇습니다

저희 금붕사 나유타합창단에게는 영광스런운 제안이었는데요. 대만 공승제 공연에 참가하게 되서 열심히 준비 중에 있습니다.

대만 불광산사는 성운대사에 의해 건립된 대만불교의 총본산지와 같은 사찰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신도수만 100만명이고 세계각처의 200여 분원과 170여개의 불광지회가 있다고 합니다.

세계각지에서 1~2천여명이 넘는 스님들이 오신다고 들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시방의 스님들에게 공양하면 그 스님들의 위신력을 얻어 현재의 부모와 7대의 조상과 친족이 3도의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할 수 있다고 설하셨다고 하셨는데요.

그 곳 불광산사에서 저희 금붕사 나유타합창단이 8월 22일 목요일에 공연할 예정입니다.

참가하신 모든 불자님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위해 열심히 연습중입니다.

많이 기대해주십시오.

[고영진]그리고 어린이합창단이죠. 제주불교우담바라어린이합창단을 지휘하고 계신데~어떻습니까? 성인합창단과 많이 다를 것 같은데요? 그리고 그동안 지휘하면서 느끼는 점이 좀 있는지요?

[고수일]우담바라 어린이합창단을 맡은지 벌써 6년째가 되어가는군요.

처음 맡을 때 15명쯤 남아있는 아이들로 시작해서 지금은 40명이 넘는 단원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성인합창단과 다른 면이 있다면 발성적 측면과 운영적인 부분인데요.

아이들은 변성기 전이라 두성을 이해하기 아직 어렵고 음량이 작아서 인원이 많이 필요하고 오랜 훈련이 필요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너무 진성만 쓰게 되서 음역대가 작아져서 소프라노파트의 고음역대를 못내게 되고 합창적으로 볼 때 연주곡의 한계로 아쉬움이 생깁니다.

회비로 운영되어지기에 자모회의 도움이 꼭 필요하구요.

매년 졸업생이 생겨서 할만하면 졸업하게 되서 연주적인 부분에 있어서 매년 다시 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구요.

사회적으로 볼 때 귀여우면 되겠지 하고 음악적 부분보다는 퍼포먼스나 다른부분에 오히려 관심 갖게 되는 부분들 그 외 많은 부분이 있지만 이 모든부분을 잊게 하는 마력이 있는데 그건 사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순간이 가장 행복하긴 합니다.

[고영진] 지금까지 많은 불교합창단을 지휘하고 계신데 합창단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고수일]합창은 말그대로 함께하는 작업입니다.

전체의 소리에서 자신의 크기를 잘 조절해 나가는 게 필요한데요.

소리가 크다고 혼자 다 내어서도 안 되고 소리가 안 난다고 숨어있어도 안 되는 자신의 소리의 정도를 알고 밸런스를 맞춰 나가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원간의 관계 지휘자와의 거리, 스님이나 각 사찰 또는 단체의 후원 이런 모든 관계가 잘 조합이 되어야 비로소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 합창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교합창단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합니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서 많은 분들이 서로 한마음으로 해내야 할 것이 많습니다.

각 사찰의 스님, 지휘자 반주자등 합창단 단원분들이 서로 신뢰하고 끊임없이 정진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서로 부족한 부분들 이해해가면서 즐겁게 합창하시면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행복해지시리라 확신합니다.

[고영진]마지막으로 방송 듣고 계신 분들께 한 말씀.

[고수일]두서없이 애기하다보니 개인적인 말씀 많이 드린 것 같은데 불편하신부분 있으셨다면 너그러이 양해 바랍니다. 이제 좀 있으면 본격적으로 더워질 텐데 모두 건강유의하시고 늘 웃으면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고영진]오늘 함께해주신 고수일 지휘자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제주불교합창단의 발전을 위해 애써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고수일]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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