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
*앵커 : 양창욱 정치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인터뷰, 오늘]
양 :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님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위원님, 나와 계시죠?
홍 : 네. 안녕하십니까.
양 : 우선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의 친서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되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다. 근데 그 친서 내용 중에 흥미로운 내용이 담겼다, 신중하게 생각해보겠다, 이런 김 위원장의 발언도 전해지고 있는데, 흥미로운 내용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홍 : 김정은 위원장이 흥미를 가지는 사항은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니까 이것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김정은이 미국의 태도 변화가 있으면 올 연말까지 시간을, 태도 변화의 시간을 주겠다... 그런데 이제 흥미가 있다고 하면 태도 변화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겠느냐, 그러면 결국은 김정은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체제안정 보장, 사실은 하노이에서도 체제안정 보장을 연락 대표부 설치와 종전선언으로 해주려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체제안정 보장에 대한 하노이에서 했던 약속이 유효하고, 그리고 제재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완화를 거쳐서 해제로 갈 수도 있다, 이런 내용이 담기지 않았을까 보입니다. 물론 거기에 대응해서 북한도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우리가 믿을 수 있도록 해줘야 된다, 이렇게 좀 포괄적이지만 약간의 북한의 안보 우려와 경제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제재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을까.
양 : 네 그렇군요. 이번 친서로, 지금 친서를 서로 주고받은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것으로 북미 간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가 열리겠느냐, 이런 기대들을 많이 하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친서로 봤을 때.
홍 : 네. 사실 북한의 정치적 특수성을 보면 1인 독재기 때문에 김정은이 흥미를 가졌다고 하면 이건 나오는 거죠. 일단 북한은 나오는 거고, 폼페이오 장관도 우리는 다 준비되어 있고, 조만간에 재개될 수 있는 진중한 신호가 아닌가, 이렇게 판단하고 있는 걸로 봐서 일단 내일이나 모레쯤 스티브 비건 대표가 서울에 오거든요. 그때 판문점에서 물밑 접촉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제가 볼 때는 한미정상회담 이후에는 실무 회담은 시작된다... 지금 그렇게 볼 수 있다라고 판단이 됩니다.
양 :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이 한미정상회담 이후에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네. 지금 관련지어서 하나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지난 주 북중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하고 시진핑 주석이 만났는데, 중국이 북한 카드를 쥐고 비핵화 협상에서의 어떤 진전, 어떤 성과를 거두면 촉진자, 중재자로서의 우리 정부 입지는 좀 줄어드는 게 아니냐, 좁아드는 게 아니냐, 역할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 뭐 이런 우려들을 많이 하세요. 중국의 역할론이 비대해지면.
홍 : 물론 뭐 중재자나 촉진자의 역할을 중국이 나눠 가질 가능성은 커졌죠. 그리고 중국은 자신들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6자 회담이 아니라면, 6자 회담은 지금 쉽지 않거든요. 그게 아니라면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4자 협상인데, 이것은 비핵화가 되려면 이 논의가 돼야지 정상이고, 그것이 성공해서 한반도 평화 협정이 체결되면서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게 정상이거든요. 그렇다면 중국의 입지가 커지는 것이 결코 북핵 문제 해결이나 한반도 평화 체제 원칙에 저해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 정부를 우회할 수도 없습니다. 평화 체제를 논의하려면 한국을 반드시 거쳐야 하고, 북핵 문제도 우리가 당사자기 때문에 미국이 우리를 무시할 가능성도 없습니다. 단지 이제 북한이 우리하고 북핵 문제는 본래 상의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갖고 있는 카드는 남북경협이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발전이 한국과의 경협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면 결국, 북한도 우리를 따돌리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가 운전자론으로서 운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더라도, 우리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면서 평화를 유지하고, 그리고 평화 체제 구축해서 결국 통일 쪽으로 가면 되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우리가 겉으로는 운전자의 앉아있는 모습을 안 보여줘도 목적을 달성하면 오히려 더 좋은 것이죠.
양 : 그런데 우려하시는 분들의 지금 말씀은, 미국이나 북한도 그런데 중국까지 또 일본, 이렇게 주변의 강대국들, 너무 또 이렇게 시어머니들이 많아지면 우리 입장이나 입지가 좁아 들면서 또 다시 주변 강대국들에게 휘둘릴 지 않겠느냐, 이런 우려인 것 같더라고요.
홍 : 우려를 완전히 불식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북핵 문제가 해결 안 되는 게 평화 체제 구축에 진도가 안 나가서 안 되는 거라고 한다면, 이것을 김정은 위원장은 자기네 체제 안정 보장 이렇게 표현하는 거죠. 근데 북한 체제 안정 보장해주는 게 북미 간의 불가침 조약 맺고, 미국의 기준을 받아주면 그게 북한이 바라는 건데 미국은 그것을 못 해주겠다고 하니까, 결국 차선책으로 한반도 평화 체제 협상이 시작된 게 남북미중이란 말이죠. 그럼 우리가 빠지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면 그것이 되면서 북핵 문제의 해결 진도도 나가기만 하면 우리가 운전대에 앉아있느냐, 안 앉아있느냐는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제일 우려가 되는 것은, 미중무역협상을 위해서 북핵 문제를 더욱 악화되도록 하는 방향으로 중국이 나올 가능성인데,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이것은 제가 볼 때는 시진핑이 노리는 것은 우리가 김정은을 대화로 끌고 나온 것은 선물이고, 그러나 무역협상이 완전히 결렬되면, 제재를 충실히 미국이 원하는 대로 안 해줄 수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지금 북중정상회담 하고 안 하고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은 본래 갖고 있는 카드이기 때문에, 이번에 중국의 입지가 더 커졌다, 이렇게 보기는 좀 과도한 우려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양 : 그렇군요. 30일 날 한미정상회담을 하는 것으로 공식 발표가 되었는데, 그 전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 뭐 원포인트로 판문점 같은 데서 전격적으로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하나요? 아예 없다고 봐야 하나요?
홍 : 일단 커 보이지는 않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친서가 교환돼 서로 직접 이야기가 되었고, 또 시진핑 주석한테도 메신저 역할을 줬는데, 또 남북정상회담 한다고 하면, 미국과 중국이 너무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래 김정은의 입장은, 우리 대통령께서 두 번이나 정상회담 하자고 제안했는데, 답을 안 하는 것은 김정은의 메시지는 확실합니다. 우리 입장이 지금 바뀔 수 없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 통해서 바뀐 입장을 전달 못 하니까, 만나봐야 소용없고, 그 대신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 북한의 입지를 잘 설명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간 태도 변화를 보이면 그 이야기는 들을 수 있다... 따라서 한미정상회담을 한 이후에 남북정상회담 하자는 거거든요. 제가 볼 때는 안 하자는 게 아니라, 한미정상회담 먼저 하십시오라는 의사표시로 저는 듣고 싶습니다.
양 : 그렇군요. 이번 한미정상회담, 30일 날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목표라고 해야되나요? 어느 정도까지 성과를 거두어야 합니까?
홍 : 미국도 사실 지금 빅딜을 한다고 하면 저는 김정은은 안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빅딜이, 한국도 빅딜하면 좋다, 그러니까 실현 가능성면에서는 너무 떨어진다. 그러니까 이미 하노이에서 연락대표부와 종전선언을 해주기로 했으니까, 그 입장은 계속 가져가는 것이고, 그다음에 제재문제에 있어서 미국이 안보리 제재 다섯 개를 해제하는 것은 전면적인 해제나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된다면, 안보리 제재는 한 두 개 정도만 풀어주고, 그 대신에 유엔 안보리 제재에서 충분히 용인될 수 있는 남북경협 정도는 이번에 풀어주는 게 어떻겠느냐, 그러면 미국으로서도 정치적 부담을 좀 줄이면서 비핵화 성과를 가져오는 것 아니냐 이렇게 설득을 하는 겁니다. 이 정도 입장만 받으면 김정은을 설득할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양 : 그런데 미국이 그런 제안을 받아들일까요?
홍 : 받아들일 수도 있죠. 왜냐하면 지금 미국 내에서도 조금 분위기가 바뀐 게 민주당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게 결국 빅딜은 불가능하다... 트럼프의 정치적인 조언자라고 볼 수 있는 리처드하스 미외교협회 회장 같은 사람도 단계적 접근만이 결국 실현 가능성 있고, 그게 합리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은 북미 협상, 해보나 마나다, 이런 이야기들이 미국 의회에서도 나오고 있고, 전문가들도 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제가 보기에는 2월 말에 합의 안 한 게 사실은 낮은 수준으로 합의하려고 했는데, 그때 당시는 미국 의회나 언론이나 낮은 수준으로 합의하면 트럼프가 완전히 매도당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는 안 한거라고 보는 거거든요. 더군다나 자국 내 청문회에서 코인 변호사 데려다 놓고 인종차별주의자다, 사기꾼이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그래서 안 했다고 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을 기해 저는 합의를 하는 것으로 이미 생각해왔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런데 이제는 시점이 왔다, 그게 판단한 것이 아닌가 보는 거죠.
양 : 그런데 여기서 꼭 하나 더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변덕스럽게 화해와 유화 제스처를 보이면서도, 계속 일관되게 얘기하고 있는 한 가지가 "제재는 유지하고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이거든요.
홍 : 그것은 협상력을 유지하려고 그렇게 이야기 한 것으로 봅니다. 실제로는 그것을 풀어주면서 비핵화를 얻으려고 그런 이야기들은 계속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카드로 남겨두려고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절대로 안 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과거에 북미정상회담하고도, 그러니까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하고도 비핵화의 25%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거 아니냐, 그때쯤에는 완화할 수 있다, 이미 그렇게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직접 이야기한 적도 있습니다.
양 : 알겠습니다. 위원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홍 : 네, 감사합니다.
양 :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