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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6~27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했습니다.

‘실세’로 알려진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사우디는 한국의 제1위 원유 공급국이자, 중동 국가 중 최대 경제협력 대상국이기 때문에 그동안 부진했던 중동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선임기자의 시선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양봉모 선임기자가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빈 살만 왕세자가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양국 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빈 살만 왕세자 방문으로 인해서 정계는 물론이고 재계까지 떠들썩합니다. 왜 그러는거죠?

[기자]

10조원의 '사우디 머니' 때문이죠.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34) 왕세자, 사우디아라비아 왕위 계승자인데요. 이 분이 26~27일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관심을 끄는 이유는 ‘10조원 투자 약속’이죠.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에 대통령은 물론 5대 그룹 총수 등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했습니다.

26일 방문 당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례적으로 공항에서 빈 살만 왕세자를 직접 맞이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날 청와대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공식 오찬을 연 데 이어 별도의 친교 만찬을 가졌습니다.

회담 이후에는 문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참석한 가운데 수소경제와 자동차산업 분야 협력을 비롯해 10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습니다.

계약 규모는 약 83억달러(약 9조6000억원)에 이릅니다.

[앵커]

10조원의 사우디 머니, 오일머니라고도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곳에 투자를 한다는 겁니까?

[기자]

문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회담에서 사우디 아람코(석유공사)는 에쓰오일(S-OIL)과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총 60억 달러(약 7조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사우디 아람코가 개발한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를 포함한 프로젝트입니다.

수소경제와 자동차산업 분야 협력을 비롯해 10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는데 계약 규모는 약 83억달러(약 9조6000억원)에 이릅니다.

양측은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협력을 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사우디는 사우디 최초의 상용원전 사업의 입찰에 대한민국이 계속 참여한 것을 환영했습니다.

또 양국의 경제 협력 수준 및 교역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상호 투자를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크다는데 주목하고, 호혜적 투자가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상호 투자 가능성을 적극 모색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사우디가 진행 중인 △네옴(NEOM) 프로젝트, △홍해 프로젝트, △키디야(Qiddiya) 엔터테인먼트 신도시 건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앵커]

그 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신산업 분야로 다변화하고 확대해 나가는 것에도 합의했네요.

[기자]

양측은 친환경 자동차, ICT(정보통신기술), 5G(세대) 등 미래지향형 첨단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특히 사우디는 세계 시장 내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보장하고 대한민국의 원유 및 석유 제품 수요를 충족한다는 점을 약속했고 공급 교란 상황으로 인한 부족분을 대체한다는 약속을 확인했습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현대 중공업의 라스 알 카이르 지역 킹 살만 조선소 건설 참여 등'사우디 비전 2030' 내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기업의 기여를 언급하며, 사우디 내 한국의 투자 건수 증가 및 관련 파트너십을 평가했습니다.

문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양측 간 합의 사항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한-사우디 간 공동위원회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 등 기존 고위급 소통 채널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특히 올해 신설된 차관급 국방협력 위원회를 통해 국방 분야 협력도 더욱 증진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앵커]

10조가 넘는 투자협약이 이뤄진 거니까 성과물로 나오기를 기대하구요.

그 외에도 사우디가 관심을 갖는 분야가 원전과 국방 분야 아니겠습니까. 이에 대한 논의도 있었죠?

[기자]

사우디 기반의 영문 매체 아랍뉴스는 무함마드와 문 대통령의 회담에서 "한국의 APR-1400 원자로 기술 수출 문제가 최고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습니다.

세계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는 현재 탈석유 에너지 계획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원자력 발전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특히 오는 2030년까지 수도 제다 북쪽에 건설 중인 신도시 '킹압둘라경제도시'(KAEC)에 1400MW급 원전 2기를 지을 예정입니다.

우리나라는 사우디 첫 원전 수주전에 뛰어들어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환경이 급변하면서 한국과 미국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수주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경우 수주금액은 줄어들 수 있지만 앞으로 추가로 발주될 원전 수주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APR-1400 원전 4기를 건설했으며, 지난 23일에는 해당 원전에 대한 5년 정비사업계약도 체결했습니다.

아랍뉴스는 "무함마드 왕세자는 외국 무기를 수입할 때 관련 기술도 함께 이전받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특히 눈길을 끄는 게 재계인사들과 만난 점인데요.

청와대 오찬에 이어 저녁에는 승지원에서 만남을 가졌네요?

[기자]

승지원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살던 한옥을 아들 이건희 회장이 1987년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개조한 장소거든요.

그런데 이 곳에서 왕세제와 재벌총수들이 만났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26일 저녁 8시 30분경 승지원에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 차(茶)담회를 가졌습니다.

승지원에는 이 부회장 뿐만 아니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5대 그룹 총수가 한자리에 총집결해 해외 정상과 단체 회동을 갖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데요. 이런 경우가 별로 없잖아요.

[기자]

빈 살만 왕세자는 사실상 사우디 왕실을 이끌고 있는 ‘정상’급 인사입니다.

‘실세’로 불리우는 해외 정상급이 그룹총수들만 따로 만난다는 것은 이례적이기도 하고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청와대 만찬을 끝낸 후 승지원으로 이동했는데요.

빈 살만 왕세자는 4명의 경제 관련 장관들도 대동했습니다.

정상회담도 아닌 5대그룹 총수들과의 자리에서 현직 장관을 참여시킨 것은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방문이 경재협력 방안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빈 살만 왕세제와 재계 총수와의 만남이 왕세제의 숙소가 아닌 삼성의 ‘승지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어깨가 좀 올라갔겠네요.

[기자]

매우 이례적인 일이죠.

4대그룹 총수들은 청와대에서 열린 빈 살만 왕세자 방한기념 공식오찬에도 참석했고 저녁에는 차 담회를 같이 한 점 만으로도 이례적인데, 승지원에서 열린 점도 눈길을 모으는 대목입니다.

또 이날 빈 살만 왕세자와 이 부회장은 다른 총수들이 떠난 뒤 승지원에서 일대일 단독 면담을 따로 가졌습니다.

사우디 왕세자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할거구요. 삼성과 잘 지내보고 싶은 심중도 있다고 봐야겠죠.

사우디가 국가적으로 집중 추진하고 있는 5G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ICT 분야를 비롯해 미래자동차, 조선산업, 문화산업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구요.

현재 사우디는 석유산업 의존도를 줄이고 첨단산업 중심으로 경제구조를 바꾸는 '비전 2030'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미래 먹거리에 관심이 매우 크거든요.

미래 먹거리, 미래 비전을 우리나라 재계와 의논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에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여러 가지를 논의했습니다만 연초에도 모하메드 왕세제를 만났잖아요.

삼성이 중동행보를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사우디가 삼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물론 삼성도 관심이 많은 국가이기도 하구요.

사우디 차기 왕위계승자에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맡고 있는 실세 왕족이 관심을 갖는 것은 건설부문이라든가 ICT 경험·노하우를 가진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일 겁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탈석유 경제와 함께 ICT와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선도기술 투자를 기조로 하는 국가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인물입니다.

이런 인물이 '비전 2030'을 통해 수백조원 이상의 투자로 스마트시티 건설 등의 사업을 추진하는데 건설(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과 ICT(삼성전자 등)을 양대 주력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ICT와 건설 등에 모두 강점이 있는 삼성의 경쟁력이 최근 중동 국가들의 수요와 맞아 떨어지면서 새로운 비스니스 기회가 창출될 수 있는 만큼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게 이 부회장의 판단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부회장은 이미 연초에 UAE 실세 왕족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겸 공군 부총사령관을 두 차례 만나 5G를 비롯한 ICT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2주 후에는 모하메드 왕세제가 방한해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했고 이 부회장이 직접 공장을 안내하며 반도체 사업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 부회장의 대 중동 행보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으로 재계가 거는 기대는 큽니다.

신산업은 물론이고 원전과 국방 등 상호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사우디의 경제협력이 더 가속화됐으면 하는 바람인데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한국방문의 의미와 협력방안, 선임기자의 시선으로 정리해주시죠.

[기자]

사우디 왕위 계승자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1998년 압둘라 왕세제 이후 21년 만입니다.

두 정상은 건설·인프라, 에너지 등 전통적 협력을 비롯해 ICT, 원전, 친환경 등 미래산업 협력 등 다양한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국내 그룹 총수들과는 오찬에 이어 저녁 차담을 하면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사우디는 한국의 제1위 원유 공급국이자, 중동 국가 중 최대 경제협력 대상국입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부진했던 건설분야 등이 중동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또 원전부문에서도 UAE에 이어 사우디에서도 수주에 성공했으면 합니다.

이번 사우디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중동특수가 살아나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중동국가로의 진출로 인해 우리나라의 경제가 한발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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