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비노조 강선영 경남지부장, 25일 인터뷰..."정규직화, 공정임금제 약속 이행" 촉구

● 출연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강선영 경남지부장

● 진행 : 부산BBS 박찬민 기자

앵커 : 전국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음달(7월) 초 총파업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3일 이상의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벌써부터 급식대란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부산경남 라디오 830 시간에는 학교비정규직 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이유 등에 대해서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지금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강선영 경남지부장, 전화연결돼 있습니다. 강선영 지부장님, 안녕하세요.

질문) 먼저,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학교의 비정규직에는 어떤 분들이 있는지 설명을 해주시죠.

답변) 교사와 공무원이 공교육 운영을 다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비정규직이 학교를 촘촘히 채우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학교 급식소가 있고요. 교무실과 행정실 업무의 지원 초등돌봄교실 운영 특수학생 생활지원이라든지, 기숙사 사감으로도 학생들과 동고동락 하고 있고요. 학생 영양관리, 학교폭력 상담,
언어심리 치료, 영어회화교육, 전문적 체육지도 등 교육 전반에 걸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영양사, 조리사, 전문상담사 같은 경우는 교사와 공무원의 수가 부족해서 동일한 업무를 저희들이 하고 있는 경우고요. 저희들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회적으로 공교육 확대강화 요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의 수와 직종 수도 계속 늘어가는 실정인데요, 현재 경남에만 직종수가 50여개 정도고 인원은 만2천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질문) 지난 주 파업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답변) 저희가 한달가량 전 조합원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는데요. 전국의 국공립 학교비정규직 조합원 9만 5천 117명 중 6만 5천 953명이 파업에 찬성했습니다. 비율로는 전국 78.5 프로 투표율에 찬성율은 89.4 프로 이고요, 다른 노조들의 파업찬반 투표와 비교했을 때 10만명의 조합원들이 90프로에 육박하는 찬성으로 파업을 결정하는 사례는 정말 보기 드문데요. 그만큼 학교비정규직의 열망들이 대단하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총파업은 어떻게 진행될 예정입니까.

답변) 저희는 7월 3일 수요일부터 5일 금요일까지. 총 3일간의 파업을 우선 상정해놓고 있고요. 파업을 피하기 위해서 그동안 정부와 교육청들에게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해왔는데, 이렇게 파업을 맞이하게 되어서 저희도 매우 유감입니다만, 3일 파업 후 어떻게든 합의점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입니다. 정부와 교육청에서도 호응할 것을 계속 요청해 나가려고 합니다.


질문)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다시 파업에 돌입합니까?

답변)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박수소리도 손이 마주쳐야 난다는 말이 있듯이. 충돌을 피하기 위해선 양자간의 공동 노력이 필요할겁니다. 이번 파업이 정부와 교육청의 불성실한 교섭이 원인이 된 만큼 어떻게든 합의점을 찾겠다 라는 자세로 양자가 마주 앉게 되면, 파업까지 필요하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질문) 총파업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어떤 겁니까?

답변) 사실은 저희도 정말 파업만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는 과정에 학교비정규직의 완전한 정규직화 그리고 공정임금제를 공약으로 약속한 바 있는데요. 그당시 민주당 국회의원이던 유은혜 의원이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에 대통령 공약의 실현 의미를 담아서 교육공무직법을 발의한 바 있었습니다. 그 후에, 유은혜 의원이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되고 청문회를 거치면서 교육공무직법 재발의를 포기했었는데요, 언론에 보도되기를 학교비정규직 법제화는 포기한다. 그런데, 노조와의 교섭을 통해 해소하겠다는 멘트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교섭이 열리자 마자 교육부는 교섭 참여불가를 선언하지를 않나, 교육청들 뒤에 숨어서 뒷짐만 지고 있지를 않나. 저희들의 기대와 다르게 실제로 마주한 정부의 모습은 책임지지 않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라는 그런 의미를 담아 파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질문) 특히,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현 정부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데요. 학교비정규직노조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답변) 대통령이 당선 직후에 인천공항을 방문해서 비정규직 제로시대 열겠다 그렇게 호언장담을 했는데 실상은 인천공항에 인력자회사를 설립해서 자회사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 아니었습니까? 직고용된 비정규직 하청업체에 간접고용된 정규직 신세는 똑같거든요. 눈가리고 아웅한거죠.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이라는 정부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정규직 전환이라 써놓고 실상은 무기계약 전환입니다. 무기계약직이든 계약직이든 똑같은 임금과 처우가 주어지기 때문에
무기계약이란 사실 평생 계약직, 무기한 비정규직 신세거든요. 비정규직들을 평생 비정규직 감옥에 잠궈 놓고 정규직 전환했다 큰소리 치는 건데요. 그러면, 비정규직 모두에게 무기계약 기회라도 주어지는거냐 그렇지 않습니다. 정규직 전환 심의 과정에 수많은 사람들이 무기계약 전환 불가 판정을 받습니다. 정부가 공공기관에게 비정규직 남용 면죄부를 발급해주고 있다 그런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학교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현재 어느 정도이고, 어떤 방식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보십니까.

답변) 앞서 설명드린 바처럼 교사와 공무원의 정원이 부족해서 완전히 동일한 업무를 비정규직이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영양사, 조리사, 전문상담사, 사서 등이 해당됩니다. 이 분들은 교사 공무원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금은 70% 정도만 받고 있습니다. 대통령 약속은 80% 까지 올려서 개선하겠다는 건데요.
그거라도 약속을 좀 지켜라 하는 것이 저희들 뜻이긴 합니다만, 이번 기회에 특별히 강조드리고 싶은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인데요. 실례로 2016년에 MBC 무기계약직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권 소송을 벌여서 이긴바 있습니다. 법원이 무기계약직도 사회적 신분이기 때문에 무기계약이라는 이유로 정규직과 차별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건데요. 법조계에서도 무기계약을 사회적 신분으로 보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됩니다. 보수적인 사법부도 변화의 조짐이 뚜렷한데, 어째 행정부인 정부가 여전히 헤매고 있는 모습이라 안타깝습니다.

질문) 학교 비정규직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어쨌든 해마다 해당 교육청과 꾸준히 교섭과 대화를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교육청과의 교섭에 한계를 느낀 겁니까. 어떤 겁니까.

답변) 비정규직 문제는 사실 교육청에서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교육청들도 해마다 땜질식으로 버티는 것이 많이 버거울겁니다. 그렇게 교육청들이 각자 땜질해 온 것이 벌써 10년 세월입니다. 그만큼 지역별로 이질성도 심각합니다. 노사 공히 전국적 기준을 세우고 근본 해법에 접근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했고 그래서 전국 교육청들이 한데 모여서 전국적 교섭이 열린 상황인데요. 문제는 문재인 정부입니다. 학교비정규직 당사자들도 그렇지만 전국 교육청들까지 모두가 이거 답 없다. 정부가 직접 역할을 해야한다.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교사 공무원 정원은 묶어놓고 교육부가 학교 업무는 계속 늘려왔고 그래서 비정규직이 전국적으로 15만명이나 생겼는데 이걸 정부가 아몰랑 해서는 안 되거든요. 정부가 당장 모두를 책임지지 못할 수는 있습니다. 그래도 컨트롤 타워는 해야죠. 컨트롤 타워도 안 하려고 하니 상황이 꼬이는 겁니다. 지금도 노사가 마주 앉아서, 정부에 대한 답답함을 제일 많이 이야기 합니다.

질문) 총파업 예고 이후에 급식대란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우선 마음이 아프죠. 누구나 자신의 직분에 대한 사명감이 있을겁니다.
저희도 그렇고요. 그래서 아이들이 눈에 많이 밟힙니다. 저희들은 이런 생각으로 꿋꿋하게 하고 있습니다. 헌법에 노동3권이 보장되고 있거든요. 우리 아이들도 커서 취업을 하고 노동조합에 가입도 할겁니다. 우리 아이들이 노동3권이 보장되는 사회에서 살게 할거냐 아니면, 노동3권이 무시되는 사회에서 살게 할거냐 그것은 온전히 우리 어른들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노동권리를 학교에서부터 가르칩니다. 아이들이 노사로 역할을 나누고 모의교섭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커서 어떻게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는지 가르치는겁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수준까지 가지 못했는데요. 학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단결하고 투쟁하는 모습은 그래서 매우 교육적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커서 자신의 권리를 꽃피울 수 있는 그런 사회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질문) 예고된 이번 총파업이 철회될 수 있는 조건이나 상황은 없는지요.

답변) 현재 중단된 전국 교섭이 공정임금제 실현 방도를 확인하는 임금교섭이거든요. 대통령이 공약한 공정임금제 노조는 이런 방향으로 달성하자고 요구안을 제출했습니다. 정부가 노조안에 동의가 안 될 수도 있을겁니다. 그럼 정부안을 제안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방향에서 할건지 단계적으로 간다면 어떤 단계인지 실질적으로 의논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답변을 거부하면서 제안은 없고
그렇게 세달이 지나갔습니다. 벽보고 이야기 하는 것 같거든요. 저희들은 정말 파업으로 내몰리는 것 같습니다. 파업이 좋아서 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돌아오라. 그렇게 호소하고 싶습니다.

질문) 오늘 많은 말씀을 주셨는데요. 끝으로 못다한 이야기나 정리의 말씀, 한말씀 더 부탁드립니다.

답변) 많은 분들이 그랬겠지만, 촛불 이후에 문재인 정부 출범하면서 저희도 기대를 많이 가졌습니다. 저희가 비정규직이다 보니까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포기할 때도 너무나 가슴 아팠지만,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 변경으로 꼼수가 나오고 탄력근로제 문제, 재벌과의 스킨십 계속 나오고 재벌들이 노조 무력화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에 걱정이 깊어졌는데요. 유은혜 장관이 교육공무직법 재발의 포기 선언 할 때도 설마했는데 전국 교섭에서 이렇게 세달동안 벽보고 이야기 해보니까 사실 기대하고 믿고 기다렸던만큼 실망감도 큰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저희들은 아직 늦지 않았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돌아오시라. 아직은 늦지 않았다. 그렇게밖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는 것 같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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