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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는 전통문화유산이자 불교 수행의 방편으로도 꼽히는데요.

불교의 가르침과 정신세계를 담은 다양한 서예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 도심에서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불자 서예가들의 전시회 현장을 류기완 기자가 소개합니다.

 

서도예찬(書道禮饌), 예의를 다하여 서예작품을 한상 차리다,

50년 넘게 외길을 걸어온 불자 서예가 솔뫼 정현식 작가의 13번째 개인전이 열렸습니다.

자신이 개발한 9가지 독특한 서체를 바탕으로 곡선과 직선, 가늘고 굵은 선의 조화 속에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특유의 작품 세계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솔뫼 정현식 / 서예가] : "문자를 통한 명상을 통해서 우리 불자들을 치유하고, 중생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말씀을 작품으로 쓰기 전까지는 이것을 어떻게 써야 될 것인지에 대해 좌복에 앉아서 깊이 문자를 마음으로 끌어안는다는 얘기죠. 바로 그 시간이 기다림이고, 그 시간이 침묵의 시간이고, 그 시간이 우리들이 자기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시간..."

작가는 그동안 하심과 배려를 마음에 지닌 채 수행하듯 작품 활동에 전념해왔습니다.

정 작가가 쓴 금강경오가해와 화엄경, 반야심경 등은 불교 경전과 선어록에 담긴 부처님 가르침을 정신적 화두로 삼아 써 내려간 작품들입니다.

불교적 사유 속에서 생명력 넘치는 예술세계를 만날 수 있는 정현식 작가의 서예 작품들은 서울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다음 달 3일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솔뫼 정현식 / 서예가] : "작품이 가진 모습들이 조금 더 여유로워졌고, 조금 더 세상 사람들에게 소통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작품 속에 녹아있다는 느낌...먹이 가지고 있는 깊은 수용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밖으로는 들어낼 수 없는 엄청난 무게감을 이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서예와 회화를 결합한 추상 언어의 작품 세계로 잘 알려진 이명희 작가의 개인전 '자연을 품다'도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작가는 '반야심경'을 비롯한 수묵 작품 11점, 퓨어링아트 22점을 통해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가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연 현상에 내재된 감성들을 추상화한 퓨어링 아트는 작가의 솔직한 내면세계와 사유체계를 독특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작가가 캔버스에 물과 기름, 물감을 붓고 의지에 따라 움직여 얻은 변화무쌍한 추상적 이미지는 결과적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입니다.

[이명희 / 서예작가] : "물감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용해서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색들의 조합, 또는 새로운 선들을 형성하는 그런 과정에서 멈추는 과정을 가지고 작품을 완성한 것입니다...파도 형상을 표현하고 싶다면 파도 형상을 제가 판넬을 움직여서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불교적 사유와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서예 작품 전시들이 전통문화유산이자 수행의 방편으로서의 서예의 가치를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취재: 남창오, 최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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