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진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한방내과 전문의)

● 출연 : 김효진 진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한방내과 전문의)
● 진행 : 박찬민 BBS 기자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 한의사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고 계시죠. 오늘은 해운대에서 진한의원을 운영하고 계신 한방내과 전문의 김효진 원장님과 함께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한방 치료 ’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지금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김효진 원장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진한의원 김효진 원장입니다.)

김효진 진한의원장(한방내과전문의)

질문1) 오늘 주제가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한방치료인데요.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어떤 질병인지 우선 설명 부탁드립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을 하게 되는 상황에서 장의 운동이 비정상적으로 항진되어 잦은 경련성 복통과 설사, 변비 등 배변이 불편해지는 증상으로 환자는 끊임없이 장에 불편감을 호소하는데 대장내시경이나 복부 엑스레이 촬영으로 확인되는 뚜렷한 원인이나 기질적 이상이 없이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기능성 장 질환입니다.

한 통계에 따른 매년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가 1~2%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소화기 증상을 주소로 방문하는 환자의 30% 가까이가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진단될 만큼 매우 흔한데,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이 잦아 만성적인 경과를 밟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장이 부글거리고 배변이 불편한 증상 외에도 두통, 만성피로, 배뇨장애, 생리불순, 부종 및 말초 순환장애와도 동반이 잘 되며 특정 음식 섭취에 의해 악화되는 경향이 있고 환자의 증상에 따라 지사제, 소화제, 진통제 등의 내과약을 복용하기도 하며 우울감, 불안초조시에 심해지다보니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등의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기도 합니다.

우선 정확한 검사를 통해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급성 장염이나 크론병과 같은 만성 염증성 장질환, 대장암 등 기질적 질환과는 감별이 되어야 하며 환자분들은 한편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어서 다행이지만 뚜렷한 원인과 치료법이 없다고 하니 그 때 그 때 대증요법을 하거나 참고 견디는 수가 많습니다.

질문2)과민성 대장증후군하면 배가 아프고 설사만 주로 하는 줄 알았는데 증상이 다양하네요. 그러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의심될 수 있는 경우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씀해주시죠.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적어도 다음의 증상이 2개 이상 2~3개월 계속되는 경우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 대변을 하루에 2~3번 이상 보기도 하며 식사 후 바로 화장실을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 설사나 변비가 번갈아 나타납니다.
- 배가 부글거리고 불편한데 배변 후에 증상이  완화되지만 잔변감이 남습니다.
- 대변에 점액이 많이 섞이게 됩니다.
- 헛배가 부르고 가스가 찹니다.
- 자극성 음식, 기름진 음식, 찬 음식을 먹으면 바로 설사하게 됩니다.
-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에 증상들이 악화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 중에 설사가 두드러지느냐, 변비가 두드러지느냐 스트레스에 유독 민감해지느냐, 복부 가스가 많이 차느냐, 설사 변비가 반복되느냐에 따라 설사형, 변비형, 긴장형, 가스형, 설사와 변비 교차형 등 과민성 대장 증후군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그리고 배변 횟수가 잦아지고 잔변감을 남기고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게 되다보니 이로 인해 치질이 발생하기도 하여 항문 질환의 고통까지 겪게 되기도 합니다.

질문3)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알려주세요.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없으나 대장의 운동이상 및 감각 이상, 뇌와 장의 상호 작용, 감염 후에 지속되는 경도의 염증, 면역체계의 이상, 장내 미생물 변화, 항생제의 오남용, 유전적 요인, 심리학적 요인 등이 제시되고 있고 대개는 그러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관여해서 내장의 과민성 증가와 장운동 이상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장이 제 2의 뇌라고 할 정도로 장 신경은 중추신경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치료에서도 뇌-장 신경계 안정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요즘 사람들이 감정 노동은 많고 수면은 불규칙하고 불안, 긴장, 스트레스가 지속되면서 뇌가 만성적으로 피로하고 자율신경계 균형과 조절이 나빠지면 소화기계에도 영향을 미쳐 소화기계 주변의 혈액-림프액의 정체와 장내 염증 물질의 축적, ph와 삼투압 등 물질대사가 나빠져서 유발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 신경성 위염, 역류성 식도염, 과민성 대장염과 같은 기능성 위장질환들이 생기게 됩니다.

더불어 장누수 증후군이라고 하여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이 장내 점막을 손상시키고 느슨하게 만들어 유입되지 말아야 할 독성 물질이 장내에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유발하는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기 때문에 장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식생활에 대한 관리와 유산균 및 발효효소의 섭취 등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질문4) 요즘 장건강에 좋다면서 유산균을 많이 복용들 하시던데 실제로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연구에서 항생제의 오남용이나 잘못된 식습관 등에 의해 장내세균총의 불균형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밝혀져서 유산균을 직접 먹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기도 하며 유산균이 위산에 의해 파괴가 많이 되어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음식을 같이 섭취하는 프리바이오틱스도 복용하기도 합니다. 유산균은 장내 세균총을 건강하고 좋은 세균으로 만들어주어 장내 노폐물을 없애고 독소를 배출시켜 장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며 꾸준히 섭취하면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게 됩니다.

질문5) 일상생활 속에서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분들이 지켜야 하는 식이요법이나 생활가이드를 알려주신다면요.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 4명 중 3명은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바로 복통이나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으며 지방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가스는 많이 만들어지는 반면에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고지방식이를 피하고 밀가루에 있는 글루텐도 소장의 상피세포를 파괴하고 장내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장이 안 좋은 분들은 되도록 면이나 빵 섭취를 자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에도 흡연이나 술, 커피 등의 기호 식품의 섭취와 설사를 유발하는 찬 음식과 냉 음료, 유제품 및 폭식, 야식, 과식 등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들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매우 중요해서 전반적인 몸의 긴장상태를 이완하고 적절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고 무리한 운동보다는 산책 정도의 가벼운 걷기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서 혈액 순환이 잘 되고 복부의 온도를 올려주는 것도 좋으며 고구마나 연근 우엉 등 뿌리채소를 섭취를 자주 하면 장에 좋은 섬유질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고 그 밖에 감, 생강, 매실, 도토리 묵 등도 장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질문6) 한의학에서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어떻게 바라보고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요?

-소화가 덜 된 음식물과 독소가 소화기계 주변에 축적되면서 위와 장벽이 붓고 단단해지는 것을 담적이라고 하는데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한의학에서 담적병의 증상과 일치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이 있으시는 분들은 대체로 복부 진찰시 배가 전체적으로 팽팽하고 단단하고 복부 주변의 혈액순환-림프 순환이 나빠서 손으로 만질 시에도 배가 차다는 것을 현저하게 느끼게 됩니다.

그 밖에 과식, 무분별한 식습관으로 인해서 몸속에 적취가 쌓이면서 발생하는 설사인 식적설, 스트레스로 인해 기가 울체되면서 발생하는 칠정설, 몸속에 쌓인 담음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복통인 담음 복통 등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에 대한 치료는 우선 장 해독 요법을 통해서 담적을 유발하는 장내 독소를 배설시키고 단단하게 뭉쳐 있는 위와 장의 주변의 근육 조직을 이완시키고 복부 내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한약을 복용하여 장이 건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 신경 안정과 위와 장의 경락을 자극하기 위한 침이나 약침, 뜸을 시술하면 더욱 좋습니다.

질문7)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피검사나 복부초음파 검사, 엑스레이 검사, 대장 내시경 검사로도 설명할 수 없는 기능성 설사다 보니 신경성이라고 치부되어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에는 장의 면역력이 전신 면역력의 80%를 좌우한다고 할 만큼 장의 건강이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는 환자분들은 대체로 이미 식도나 위의 염증, 소장, 간 등이 피로해져있는 경우가 많고 장이 나빠짐으로 인해 각종 소화성 독소와 습담과 같은 병리적 대사산물이 혈액을 타고 전신을 돌며 각 세포, 조직, 장기의 기능 저하를 유발하고 자가 면역 질환이나 만성 대사성 질환과도 연관성이 있으므로 식생활 관리를 개선해도 잘 낫지 않는다면 한번쯤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 방문하셔서 정확한 진찰 및 적합한 치료를 받아보실 것을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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