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유형문화재 남하리사지 마애불상군·삼층석탑 인근 정비 답보
郡, "절터 매입 지연으로 차질"…곳곳 쓰레기 방치 '문화재 훼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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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들이 내놓는 문화재 보존 정비와 활용에 관한 사업 계획들이 제대로 실행에 옮겨지지 않고 있습니다.

자치단체에서는 예산 확보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실제로는 관심 부족으로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주 BBS 연현철 기자가 충북 증평군 남하리 사지 정비·복원 사업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지난 5일 충북도 유형문화재인 남하리 사지 마애불상군 옆에 탐방객들이 놓고 간 것으로 추정된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충청북도 증평군 증평읍 남하리에 위치한 사찰 터입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후기까지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진 '남하리 사지(寺址)'는 과거부터 중부지역 불교문화의 요충지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남하리 사지까지 찾아가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비게이션에 찾아도 나오지 않고, 주위엔 남하리 사지를 가리키는 표지판 하나 없습니다.

증평 남대산 중턱에 위치한 충북도 유형문화재인 마애불상군과 상층석탑이 자리를 지키며 그나마 이 일대가 절터였음을 추정케 합니다.

3m 가량의 높이를 자랑하는 마애불상군.

5구의 마애불상은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돼 당시의 불상 연구에 좋은 자료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주민들에겐 '탑바위'로 더 익숙한 남하리 사지 삼층석탑.

네 귀퉁이가 치켜올라가 안정감을 주는 석탑 역시 고려시대의 불탑 양식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증평군은 지난 2017년 증평읍 남하리에 위치한 남하리 사지 마애불상군을 중심으로 증평지역의 여러 불교문화유산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그에 대한 보존 및 활용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학술대회까지 열었습니다.

오는 2020년까지 문화 유적 발굴·복원에도 나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증평 남하리 사지 마애불상군을 중심으로 증평군의 문화재 발굴은 커녕 보존의 흔적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증평군이 2년 넘도록 여전히 계획과 구상단계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증평군은 절터 매입이 지연되면서 사업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인서트]
증평군 관계자
["저희가 지금 현재 역사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토지매입을 올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발굴조사가 내년에 이뤄지고 본격적인 공사는 내후년에 이뤄져서 완공될 예정입니다. 예산상 국도비받아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도비를 한 50% 확보해가지고 6억원으로 올해 매입하고 내년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증평군이 불교 문화재에 대한 관리는 커녕 방치해 놓고 있다는 사실.

10년 전 문화재 안내판을 설치한 것이 고작입니다.

[중간 스탠업]
["보시는 바와 같이 문화재 주변으로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어 문화재 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서트]
증평군 관계자
["CCTV는 저희가 설치를 안했습니다. 저희가 현재 이 마애불상군까지 들어가는 입구가 상당히 좁습니다. 관람객들이 보시기도 좀 그렇고... 그 뒷편에 보면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시는 뒷산이 있습니다. 향후에는 저희가 예산을 좀 더 확보해서 쉽게 문화재를 찾아볼 수 있도록 표지판도 한번 검토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증평군이 불교 문화재 기본 관리에서부터 구멍을 보인 가운데 남하리 사지에 대한 정비·복원 사업은 허무맹랑한 계획에 그치고 있습니다.

[스탠업]
충북도 유형문화재인 증평 남하리 사지 마애불상군과 삼층석탑.

증평군이 두 문화재에 대한 국가지정 문화재 승격을 기대하고 있지만 정비사업이 지지부진해 사실상 방치되고 있어,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추진이 시급해 보입니다.

BBS뉴스 연현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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