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네트워크 오늘은 광주로 갑니다. 광주 BBS 정종신 기자! 오늘 전해줄 소식은 무엇인가요?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국민청원 소식입니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지난 27일부터 '5·18 관련 미국 기밀문서를 한국 정부가 나서서 확보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시작했습니다.

이 청원은 앞으로 한달 간, 그리니까 다음달 26일까지 계속되는데요. 잠시전인 6시 현재 천4백89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아직은 참여율이 좀 저조한편입니다.

행사위원회가가 공개를 요청한 자료를 보면 미 국무성과 중앙정보국(CIA)에서 이미 공개한 문서 중 삭제 조항이 없는 원본 등 모두 10건입니다.

5·18행사위원회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5·18 관련 자료가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왜곡·삭제된 것으로 밝혀진 만큼, 미국이 작성한 기록을 토대로 진실을 캐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에 청원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나인욱사무처장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나인욱 사무처장 /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INT▶ "5·18 진상규명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핵심 자료가 될 수 있는 것이 80년 5월 당시 미국이 아직 공개하지 않은 그리고 공개를 했더라도 마킹으로 지워져 있는 부분들까지 공개가 되어야지만 가능하다고 본 것이었구요, 이것을 하는데 있어서 행사위원회나 광주시민사회만의 노력으로 되는게 아니라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요구를 통해서 미국의 답변을 들어야 된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청와대 국민청원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이면 5.18 40주년이 되는데요, 진상규명을 위한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이유가 있겠죠?

최근 505보안부대 전 수사관 허장환씨와 미군 501정보여단 정보요원을 지낸 김용장씨가 계엄군의 만행을 증언했잖습니까?

특히 미군 정보요원이었던 김용장씨의 증언대로 미국 기밀문서에는 발포명령과 학살경위, 헬기사격과 공작 활동, 암매장 관련 내용 등이 담겨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도 군부독재 정권이 우리와 비슷한 만행을 자행한 사실이 있죠? 그래서 미국에 관련 자료를 요구한 사례가 있는데, 반면교사를 삼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아르헨티나도 우리와 비슷한 군부독재 정권이 있었고 또 비슷한 만행이 저질러 진 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시기도 우리와 비슷한데요, 아르헨티나에서는 1976년 비텔라가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했고, 그 군부정권은 1983년까지 8년간이나 이어졌습니다.

당시 군부정권은 독재에 반대하는 시민과 학생, 언론인들을 납치와 고문, 암살은 물론, 정보 조작을 자행했습니다.

최대 3만명이 살해되고 실종된 것으로 추산됐는데요. 군부정권에 자식들을 잃은 어머니들의 모임인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은 지금도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정기 집회를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두환 신군부가 광주에서 저지른 만행, 그리고 40여 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이 되지 못한 광주의 5월과 무척이나 닮은꼴이라는 점에서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군부독재가 자행한 자료들을 미국 정부는 아르헨티나에 전달했나요?

미국정부는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정권이 저지른 납치와 고문 그리고 암살 등에 관한 자료들을 새롭게 기밀해제 해서 아르헨티나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아르헨티나가 미국 정부에 관련 자료를 요구한 시기는 2016년 오바마 정부 때였는데요.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자료 전달을 약속했고, 그해에 관련 자료를 두 차례에 걸쳐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4월에도 관련자료들을 전달했습니다.

결국 미국은 지난해까지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 16개 기관이 보유하고 있던 5만여쪽의 자료를 아르헨티나에 전달했습니다.

이 자료들은 존재가 확인된 자료의 1%만 계속 기밀로 남겼고, 전달한 자료의 내용 가운데 3%만 삭제 처리됐습니다.

그러니까 2016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약속으로 시작된 ‘아르헨티나 기밀해제 프로젝트’가 트럼프 정부에서 최종 마무리된 셈입니다.

우리도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해 미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