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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유일한 숭례문 목판과 25년 전 사라진 조선시대 세계지도 등 문화재 123점이 수사를 통해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경찰은 문화재 도난 수사에 편성된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보도에 박세라 기자입니다.

 

경찰과 문화재청이 공조 수사를 벌여 도난 당한 문화재 123점을 회수했습니다.

이 가운데 보물 1008호 ‘만국전도’는 함양박씨 문중이 소장하고 있다가 25년 전 도난 당했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만국전도가 장물인 것을 알고도 구입해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벽지에 몰래 숨긴 50대 A씨를 붙잡았습니다.

이 만국전도는 조선시대 관에서 제작한 세계지도와 달리 개인이 필사한 것으로, 당시 지식인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입니다.

보물 제1008호 만국전도

[인서트/김성희/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이 세계지도는 태평양을 중심으로 오대양 육대륙이 그려져 있고요. 바다와 육지를 각각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구문해서 채색하고 있습니다. 만국전도를 바탕으로 그린 세계지도 계열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요. 또 민간에서 필사된 당시 조선 지식인들의 세계관을 알 수 있는 굉장히 의미있는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지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경찰은 양녕대군의 친필 ‘숭례문’과 한시 ‘후적벽부’ 목판 6점을 숨겨온 70대 B씨도 붙잡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B씨는 경기도 양평의 한 비닐하우스 창고에 목판을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서트/이종빈/양녕대군 20대손] “양녕대군 친필 목판이 늦게나마 찾게 되어서 대단히 감사한 일입니다. 매우 커다란 영광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잘 보관해서 이런 일이 없도록...”

양녕대군의 숭례문 목판은 현존하는 유일한 목판으로 지난 2008년 10월 전남 담양 몽한각에서 도난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몽한각 목판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숭례문 복원 당시 현판 서체를 더 치밀하게 고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인서트/정제규/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숭례문을 복원할 당시 여러가지 과학적, 인문학적 분석이 이뤄졌는데. 그 중에 서체 복원을 위한 직접적 자료가 지덕사 탁본자료가 유일했습니다. 지금 숭례문에 걸려 있는 현판이 물론 탁본을 통해서 중각을 한 거지만, 중각된 유일한 목판본이라는 것이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보여지고요.”

이번에 일부 문화재가 돌아왔지만, 아직도 12점의 국가지정문화재는 도난 당한 뒤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되찾기 위해 투입되는 경찰 수사인력과 문화재청 전문가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인서트/정제규/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지금 현재 단계에서는 인적 구성이라든지 관심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문화재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데, 적절하게 활용도 하면서 오히려 일반에 많이 알려지면 훼손되기 쉽지 않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에 문화재사범 단속반의 인력 증원을 요청한 상태”라며 “기획재정부의 예산 승인도 거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도난된 우리 문화재를 찾아오기 위해 활동하는 문화재청 전문인력은 단 2명에 불과합니다.

시민의 관심과 함께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대책이 절실해 보입니다.

BBS뉴스 박세라입니다.

[영상취재: 장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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