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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정재형 교수

앵커 : 양창욱 정치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인터뷰, 오늘]

양 : 한국 영화가 탄생한 지 올해로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주말 이에 걸맞은 낭보가 프랑스 칸에서 전해졌는데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 스스로도 사회생활을 어찌할까 걱정됐을 정도로 의기소침했던 영화소년이 쉰 살에 이뤄 낸 쾌거입니다. 한국영화사에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졌고요.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정재형 교수님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정 : 네, 안녕하세요.

양 : 우선 칸 영화제가 어떤 영화제고, 어느 정도의 권위, 위치를 갖고 있는 건지, 또 황금종려상의 가치는 어느 정도인지, 이것부터 설명을 해주십시오.

정 : 일단 3대 국제영화제를 따지는데요, 제일 먼저 ‘베니스 영화제’가 그 다음에 ‘칸(영화제)’이 두 번째, 그 다음이 ‘베를린 영화제’입니다. 3대 국제영화제들이죠. 사실 국제영화제와 국내영화제는 엄격한 차이가 있고요. 칸은 사실 나머지 두 영화제와는 달리 예술성과 사회의식 이 두 가지를 골고루 보는 가장 형평성 있는, 그리고 프랑스가 유럽의 영화시장을 거의 다 장악한 나라거든요. 유럽의 할리우드라고 볼 수 있는데, 그래서 그런 것으로 보면 예술영화의 최고 권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양 :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가 지난 세월, 참 칸에 도전을 많이 했습니다. 황금종려상은 최고상인 것이고, 이번 <기생충>은 어떤 점이 특별하게 높이 평가돼 황금종려상, 최고상을 수상하게 된 건가요?

정 : 사실 의외인데요. 지금까지 칸은 예술성을 너무 높게 평가한 나머지 덜 대중적인 영화들이 수상을 해왔어요. 그런데 봉준호 감독은 굉장히 예술적일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코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살인의 추억>, <옥자>, <괴물> 이런 영화들이 다 보면 스릴러, 공상과학, 공포영화의 오락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대중적 공감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비판 의식을 가지고 있고, 영화 스타일도 상당히 예술적인, 두 가지가 잘 조화됐는데, 어쩌면 칸느가 지금까지 역사상 드물게 대중성과 예술성을 골고루 가지고 있는, 아주 이상적인 감독으로 선택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양 : 기존의 칸의 스타일에도 이변이라고 불릴 수 있는 수상이군요. 교수님께서는 <기생충>을 보셨나요?

정 : 저는 아직 못봤습니다.

양 : 아니, 그런데 이것을 보신 분이 거의 없더라고요. 아직까지는. 아직 개봉도 안 하고 해서요. 그렇군요. 오늘 오후에 봉준호 감독하고 송강호 씨 주연 배우가 금의환향 귀국을 했는데 이제 곧 개봉이 되겠죠? <기생충>도?

정 : 그렇습니다.

양 : 지금 말씀해주셨듯이 봉준호 감독이 장르 영화를 만들면서도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석권한 그런 감독으로 유명한데, 그래서 저는 이런 기대를 해봐요. 이제 세계적인 거장이, 오래도록 세계 영화사에 기억될, 세계인 누구나가 인정하는 거장이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나오는 것인가, 이렇게 볼 수 있나요?

정 : 말씀드린대로 칸의 전통에서도 굉장히 이변이라고 볼 수 수상이고요. 그래서 이 영화가 또 얼마나 흥행을 할 것인가 예술영화로서... 대중성을 원래 갖고 있기 때문에 이제 이 대목도 굉장히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또 한국영화 100주년 아닙니까. 그래서 아주 상징적으로도 세계 영화계에 미치는 어떤 영향, 저희 학교에도 외국 학생들 많이 옵니다. 한국영화 배우러. 그래서 영화가 한류를 본격화시키고 있는 기폭제이다 보니 지금 그래도 많이 오는데, 유럽에서도 많이 옵니다. 한국영화 배우려고. ‘뭐 봤냐?’하면 다 박찬욱, 봉준호 이런 영화인들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봉준호 감독은 명실공히 세계 영화의 교과서적인 인물로 알려지게 되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이죠. 황금종려상의 권위는 그런 정도죠.

양 : 그렇군요. '봉준호류'라는 말이 나오는 게 수상만큼이나 기쁘다고 하던데. 지금 말씀을 주셨으니까, 제가 얼핏 또 궁금해서 여쭤보는데요. 봉준호 감독하고 박찬욱 감독은 비슷한 듯 또 다릅니까?

정 : 거의 이제 비슷한 과에요. 홍상수, 김기덕, 이창동, 임권택 예술영화는 덜 오락적이죠. 그런데 박찬욱, 봉준호가 굉장히 장르적이면서 예술적이에요. 그리고 사회비판 의식도 상당히 높고. 영화 스타일도 아주 창의적이고. 그래서 두 감독은, 박찬욱 감독도 이미 영국에서 드라마도 찍고 외국에서 활약하지 않습니까? 봉준호 감독도 이제 활동 반경이 굉장히 넓어지겠죠. 이번에 칸에서의 수상으로 인해서.

양 : 그렇군요. 교수님께서 대학 현장에서 미래의 영화감독들, 역군들을 많이 지도하고 계시는데, 이렇게 현장에서 지도하시다 보면 이런 것은 많이 개선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세계적인 거장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하려면, 이런 것들이 있을 것 같아요.

정 : 저는 크게 두 세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봉준호 감독이 만화마니아 거든요. 그래서 본인도 수줍은 소년이었다고 스스로 말하지만, 만화보고 TV보고 이러면서 자란 사람이에요. 물론 대학에서는 사회학을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재미있게 만들지만, 사실 영화는 이렇게 봉준호 감독 같은 재미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을 진짜 많이 키워내야 합니다. 그럴려면 지금 인문학이라는 게 굉장히 홀대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진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 예술성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요. 그런 점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성장을 보면, 만화 좋아하고, 상상력, 환상 그러면서 사회학을 전공했단 말이죠. 인문학적 소양과 가치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런 것을 사회가, 정치가 홀대하지 않은 분위기가 돼 국위선양하는 좋은 예술가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환경 개선이죠. 지금 기생충의 스태프, 이번 작품이 굉장히 제작비가 높다고 합니다. 왜 높았냐, 스태프들을 제대로 대우해줬다는 거죠. 복지문제에 있어. 그래서 단순히 제작비를 올린 게 아니라 그래서 뭐 이런 점에서 상당히 모범적인 사례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스태프 쪽에서 이런 게 중요하고요. 그 다음에 상영 횟수 독과점 금지하고, 예매시스템 공정하게 운영하는 이런 극장정책, 극장들의 노력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이런 영화 환경과 이런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사회적인 어떤 교육적 분위기, 자유분방한 분위기 이런 속에서 봉준호 같은 훌륭한 감독은 나타나는 거든요.

양 : 예. 교수님 말씀 들으니까 여러 가지로 느끼는 바가 큽니다.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정 : 네, 감사합니다.

양 : 또 모시겠습니다.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정재형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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