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활용 단계에서 오염 최소...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시키려는 이유"
*출연 :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교수님
*앵커 : 양창욱 정치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인터뷰, 오늘]
양 :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님 전화연결 해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이 : 네, 안녕하세요.
양 : 네. 또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지금 폭발의 원인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기자와 나눴는데, 교수님께서는 폭발의 원인,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
이 : 사고가 정확하게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겁니다. 지금 정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저런 일이 벌어졌을 거다, 이렇게 추측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되고요. 확실한 것은 수소가 폭발했다는 사실입니다. 수소는 굉장히 가벼운 원소, 물질이고, 인화성이 굉장히 강한 물질입니다. 그런데 더 고약한 것은 이 수소가 대기 중에 노출되었을 때 어떤 이유로든지 노출되었을 적에는 아주 쉽게 화학적인 연쇄 폭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것은 우리 고등학생들한테, 중고등학생들한테, 화학을 소개할 적에 보여주는 실험으로도 확인이 된 사실입니다. 유튜브에 가셔서 달걀수소폭탄이라고 치시면 이런 실험을 하는 것을 아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대기 중에서 한 수소를 연소시키려면, 한 600도 정도로 가열을 해야 합니다. 그 아래에서는 수소가 잘 타지 않는데, 수소는 공기 중에 산소와 결합을 해서 물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대기 중에 한 4%에서 75%로 범위가 굉장히 넓습니다. 그런 정도 농도로 수소가 노출되면 그때는 예를 들어, 정전기에 의한 스파크, 그 다음에 아주 작은 불씨, 이런 것만 있으면 폭발적으로 연쇄 반응이 일어납니다. 그러면서 굉장히 밝은 섬광이 일어나고 굉장히 강한 충격파, 쇼크웨이브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제가 본 CCTV에서는 그 모든 게 보이고요. 이게 다른 연료하고는 다르게 예를 들어 LNG나 LPG와 같은 가스 연료하고는 다르게 연료의 양, 절대량이 적기 때문에 폭발을 하면 한 번 번쩍하고 끝나 버립니다. 그 특성도, 그래서 버섯 모양의 구름 모양의 연기가 보였다고 하는데, 그것은 아마 수증기였을 겁니다. 그 과정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경찰이 밝혀내야 할 일이고, 일어난 일은 수소가 대기 중에 노출돼 어떤 이유로 해서든지 폭발이 일어났다, 연쇄 폭발반응이 일어났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양 : 수소가 대기 중에 노출이 되면 그렇게 위험하군요.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번 폭발 사고가 수소 충전소 안전성과는 무관하다, 이렇게 급하게 이야기를 했어요. 이거는 무슨 이야기입니까? 왜 이렇게 급하게...
이 : 굉장히 성급하고, 굉장히 위험한 발언입니다.
양 : 왜 그렇죠?
이 : 수소는 노출이 되면 지금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어디 있었는지는 상관이 없고요, 수소 탱크가 폭발하는 문제가 아니고 수소 탱크에서 나온 수소가 대기 중에 노출돼 있다가 발화점, 인화점, 그 약간 작은 불씨에 의해서도 엄청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입니다. 그러니까 충전소에서 일어난 노출이든지 수소 연료 자동차의 연료 탱크에 있다가 노출이 되었든지, 지금처럼 어느 수소를 활용하는 공장에서 노출이 되었든지, 이것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수소가 대기 중에 노출되면 굉장한 폭음과 함께 강력한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물질이다, 이것이 중요한거죠.
양 : 그렇군요. 그럼 수소차 같은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느껴집니다. 교수님 말씀 들으니까.
이 : 위험합니다. 그런데 위험하다고, 자동차도 위험하죠.
양 : 일반 자동차보다 더 위험하지는 않다는 말씀이신가요?
이 :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위험하니까 무서워서 못쓰겠다고 하면 패배적인 거고요. 위험하기 때문에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고, 제도가 필요하고, 장치가 필요한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위험성을 소비자나 제조사나 정부가 충분히 인식하고, 확실한 안전장치하고 확실한 제도적 장치를 갖추도록 노력을 해야죠. 위험하니까 포기하겠다, 이것은 과학기술 시대에 합리적 자세가 아닙니다. 그런데 위험한 물질이라는 사실을 무시하고 괜히 불안을 부추긴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잘못 소개를 하면 문제가 굉장히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 일부 인터뷰를 봤는데, 사고를 낸 업체 관계자의 인터뷰인 것 같은데, 본인은 수소가 굉장히 안전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울타리도 제대로 만들었고, 아무런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일어나서 황당하다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을 봤어요. 저는 굉장히 놀랐습니다. 수소를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의 관계자가 수소에 대해서 그렇게 무지했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예요. 안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입니다. 그러니까 무지가 가장 위험한 거죠.
양 : 교수님, 그런데 이런 게 궁금해요. 물론 이렇게 다분히 여러 가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른바 수소경제라고 해서 수소차도 개발하면서 수소경제 이런 것을 추진하고 있거든요. 어떤 장점 때문에, 어떤 점들이 좋아서 이렇게 추진을 하고 있는 것이죠?
이 : 수소는 생산과 운반과 저장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활용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활용 단계에서는 오염이 최소로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생산 단계, 생산, 운송, 저장 단계에서는 위험이 수반되고 오염도 발생하고 그렇지만, 사용 단계에서는 오염이 아주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좋습니다. 서울처럼 인구 밀집 지역에 오염이 발생되면 제거하기가 굉장히 힘들죠. 그런 경우에 서울 외각에서, 서울 바깥에서 오염을 발생시킨 다음 수소를 가지고 들어와서 사용하면, 오염 측면에서는 굉장히 득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 대신 위험에 대한 안전 장치의 비용이 들어가고, 제도가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합니다.
양 : 네, 그런 장점이 수소가 있었군요.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 네, 감사합니다.
양 : 네, 말씀 감사합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