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 오늘의 이슈

● 출 연 : 정수동 전 춘천불교청년회장

● 진 행 : 고영진 기자

● 2019년 5월 15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오늘의 이슈

[고영진] 부처님오신날을 여법하게 봉행하고 난 후에는 많은 불자님들이 도외 성지순례를 떠나는 계절입니다. 제주 불자님들은 타지방 순례를 통해 제주 사찰에서 느낄 수 없었던 환희심이 일기도 합니다. 그럼 육지 불자가 제주순례를 한 느낌은 어떨까요? 두 달 동안 제주살기를 하며 제주도내 33개 사찰순례 원력을 세운 정수동 전 춘천불교청년회장을 모시고 육지 사람의 시각으로 바라본 제주사찰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정수동 전 춘천불교청년회장 나와 계신데요, 안녕하세요?

[정수동]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정수동입니다.

[고영진] 예, 반갑습니다. 고향이 춘천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는 제주에서 부처님오신날을 보내셨잖아요? 느낌이 어떠셨습니까?

[정수동] 사실 제가 춘천 외 지역에서 아마 부처님오신날을 보낸 게 처음인 것 같아요. 늘 춘천에서 행사 기획자 내지 진행자로 참여했었거든요. 그래서 좀 더 여유 있게, 뭐랄까 단순참가자로서 편안하게 행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고영진] 실무자가 아니라 참가자로 행사를, 오히려 더 좋은 측면도 많으셨겠습니다. 이번에 제주 지역 같은 경우 탑동광장에서 전통문화대축제라는 이름을 걸고 연등 제등행렬이나 다른 부처님오신날 행사가 열렸습니다. 춘천하고는 느낌이 어떻게 다르던가요?

[정수동] 우선 제가 제주의 불교를 느끼고 싶어서 행사 여러 가지를 참가해봤습니다. 행복바라밀 축제도 갔었고, 그 다음에 전통 제등행렬도 참여했었고, 대불련 동문회 봉축법회도 참여했었는데요. 첫 번째 느낀 것은 분위기가 굉장히 밝고 참여자들이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신도들이 많이 참가했고요. 정말 놀라웠던 것은 어린이라든가 청소년, 남자 신도가 많았던 게 제가 사는 지역과 달랐습니다. 이곳은 가족단위 법회가 많이 이뤄지나보다 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육지는 대개 조계종 중심의 행사가 진행이 되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천태종이라든가 태고종 이런 종단들이 고르게 참여했고 법어를 천태종 스님인지 태고종 스님이 법어를 하셨습니다. 대부분 육지에서는 대개 교구본사 조계종 스님들이 법어를 하시죠.

[고영진] 태고종 수암 스님이 법어를 하신 것 같은데요. 제주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여러 종단이 힘을 합쳐서 다같이 하는 게 특징이고, 어린 불자들이 많다, 이렇게 보신 거군요?

[정수동] 매우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것 같아요. 왜냐면 제가 사는 지역만 해도 종단 간 화합이 서로 안돼서 연합 제등행렬 법회를 수년 간 열지 못하고 있거든요. 사찰별로 제등행렬이 열리고 있는 상태인데, 아마 이런 말씀드리면 뭐합니다만, 조계종의 교구본사. 23교구본사인가요? 23교구본사 주지 스님이 크게 내려놓지 않으면 어렵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고영진]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고 소통해서…

[정수동] 그런 부분이 좋았습니다.

[고영진] 조금 전에 제가 회장님 소개해드릴 때도 잠깐 언급하긴 했는데, 제주도에 두 달 살기를 하시면서 도내 사찰 33곳을 순례하는 원력을 세우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신 건가요?

[정수동] 배경을 설명 드리자면, 한림대학교에서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30년을 했는데요. 사실은 30년 동안 정말 바쁘게 살았습니다. 다들 그렇겠지만 승진을 위해서 야근을 불사하고 바쁘게 살았는데요. 30년 되는 시점이 이제 평생교육원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명예퇴직을 하면서 인생의 2막을 새롭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제주도를 선택했습니다. 제주도는 그동안 세미나나 여행을 통해 여러 차례 방문했습니다. 방문할 때마다 제주도가 무한정 좋았습니다. 따뜻하고, 나무들이 많고 이런 게 좋고 바다도 좋았고요. 제주를 동경하다가 결정을 하게 된 계기는 대불련 친한 친구들이 제주도에 많이 삽니다. 그분들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주살이를 결정하면서 사실 여행이 아니고 일반인처럼 제주에 사는 사람처럼 살아보고 싶어서 시골 마을, 효돈 마을 가운데에 있는 마을 집으로 집을 얻었고 마을 사람들처럼 마을길도 걷고, 마을 사람들처럼 어슬렁거리고, 도서관도 가고. 그러면서 여기 올 때 큰 목표는 없었습니다. 마을 사람처럼 사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고영진] 제주 사람처럼 사는 게.

[정수동] 그렇죠. 두 가지 목표가 있었는데 첫째는 백록담을 꼭 가는 것이었고요 두 번째가 33개 사찰을 순례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고영진] 백록담은 다녀오셨습니까?

[정수동] 예, 제 집사람이 사실은 등산을 잘 못하는데 겨우겨우 다녀왔습니다.

[고영진]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루셨네요.

[정수동] 33개 사찰은 지금 27개째 다녔습니다. 남은 보름 기간 동안 6개 사찰을 더 다닐 예정입니다.

[고영진] 하나는 다 이루셨고 하나는 진행 중이시군요. 27개 사찰을 돌아다니셨다고 하셨으니까, 순례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 두세 곳 정도만 좀 말씀해주세요.

[정수동] 너무 많아서 문제입니다. 사실 제가 33개 사찰을 간다고 지인들에게 다녀오면서 순례기를 쓰고 있습니다. 지인들에게 알리고 있는데 제주도에 절이 그렇게 많냐는 이야기들을 합니다. 그분들도 제주도를 와봤지만 제주에 절이 많다는 걸 몰랐던 겁니다. 왜냐면 제주도는 절들이 다 마을에 있거든요. 관광지 절들이 아니고. 마을에 있어서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니까, 큰 대규모 사찰이 없어서 육지 사람들이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저는 이 점이 좋았습니다. 제가 사는 효돈마을만 해도 걸어서 10분 거리에 절이 있었습니다. 월라사도 있고, 백련사도 있고, 용운사도 있고. 그래서 그 점이 좋았고요 또 하나는 절들마다 전부 마당에 잔디가 심어져있어요. 조경이 잘된 절들은 야자수도 있고. 그런데 사실 육지에서는 마당에 잔디 심은 절을 보기 어렵거든요. 그건 아마 제주도가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쩄든 정성을 다해서 절을 가꾸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말이 길어지면 좀 그런데, 세 개...우선 말씀을 드리면 첫 번째는 뻔한 것 같지만 평화통일불사리탑사. 우선 절의 모양이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남방불교쪽 탑 형식을 아마 따온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제가 가서 좀 놀랐는데, 사실 다른 이웃 종교와 달리 불교는 순교자에 대한 헌양 사업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 가서 보니 조선 시대에 순교하신 보우 스님이라든가 환성 스님 두 분에 대한 순교 탑이 있어서 이걸 보면서 사실 카톨릭 같은 경우 조그마한 순교지라도 정성들여 가꾸고, 알리고 하거든요. 불교는 그게 많이 없었는데 그게 필요하지 않나 싶었는데 이걸 발견했습니다. 뻔한 얘기 같습니다만 두 번째는 약천사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규모다 워낙에 장대하니까요.

[고영진] 서귀포에 있는 약천사요.

[정수동] 예. 이걸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만 우리가 외국에 여행가면 그 나라의 종교 시설들을 많이 보지 않습니다. 유럽에 가면 성당, 동남아에 가면 절을 많이 가는데 제주도에 왔을 때 외국인들에게 보여 줄 마땅한 절이 많이 없었다고 보여지는데, 약천사를 가니 동남아 관광객들이나 서양 관광객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분들에게 자연스럽게 불교를 알릴 수 있는 절이다 싶어서 그 절의 규모 면에서 추천을 드립니다. 하나 더 해도 되나요?

[고영진] 예, 그럼요.

[정수동] 서귀포에 있는 선덕사라는 절인데요. 이 절은 제가 살고 있는 춘천과 인연이 있습니다. 살펴보니 이 절의 최모 거사님이 춘천 분이세요. 춘천에서 원래는 불자가 아니었는데 춘천에서 제가 처음에 절을 다니기 시작한, 봉은사라는 절에서 이분도 불교와의 인연을 맺었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제주 사찰 중에서 드물게 일주문, 천왕문, 탑, 그리고 대적광전이 있는데, 대적광전이 목조로 이뤄졌고요. 중층, 2층이더라고요. 사실 육지에도 목조로 2층을 가지고 있는 절들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전통사찰의 형식을 잘 갖춘 절이다, 이런 차원에서 선덕사를 꼽습니다.

[고영진] 거사님께서는 춘천에서 불교청년회장 소임을 맡았다고 들었습니다. 한국불교와 청년불교가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수동] 다들 아시다시피 불교 신자들의 고령화, 또 스님들의 고령화 이 부분이 불교의 큰 문제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사찰에서 이런 부분에 손을 못 쓰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막연하게 어떻게 되겠지 그렇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에 언론보도에 의하면 일부 대학에서 대불련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학교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절을 보면 어떤 스님이 원력을 가지고 활동한 경우에요. 그래서 그런 걸 보면서 젊은 불자가 없는 게 아니라 불교계가 관심이 없거나 방법을 몰라서 그런 거 같아요. 저는 춘천불교청년회장을 하면서 이런 부분들을 스님들과 이야기하고 고민했지만 잘 되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고영진] 불교계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열심히 홍보활동이라든지 활동을 해야 한다고 보면 되겠군요. 거사님께서는 대불련 강원지부 한림대지회 창립에 힘쓰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이 이야기를 좀 해주시죠.

[정수동] 1980년도에 제가 다니던 모교가 개교를 하면서 제가 첫 입학생으로 입학을 하게 됐고, 불교 동아리가 없기 때문에 강원대학교에 있던 선배들 도움을 받아서 한림대학교 불교학생회를 창립했고요. 지금 현재 대학 내 여러 동아리 중에서 굉장히 잘 나가는 동아리 중에 하나로 알고 있어서 뿌듯합니다.

[고영진] 그렇군요. 제주 사찰 순례, 앞으로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잘 하시고요, 제주에서 좋은 추억 만드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이른 아침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수동]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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