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5월 14일 대만 타이중에서 히로히토 당시 일왕의 장인이자 군부 실력자인 구니노미야 구니요시 육군 대장 척살에 나서 일제를 충격에 빠뜨렸던 조명하 의사(1905∼1928년)가 의거 때 손에 쥐었던 단도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발견됐습니다.

'타이중 의거'의 상징물인 단도는 91년간 그 모습이 알려진 적이 없으나, 최근에 국립대만도서관 수장고에서 사진이 발견됐습니다.

학계에서는 이번에 발견된 단도 사진이 조 의사 연구와 선양 사업에 큰 도움이 되는 사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 의사는 1928년 품에 숨기고 있던 단도를 꺼내 들고 차에 탑승한 채 타이중시 중심 도로를 지나던 구니노미야를 덮쳤습니다.

조 의사는 독을 바른 단도로 일격을 가하려 했지만 구니노미야의 곁을 지키던 경호관에게 가로막혔고, 놀란 운전기사가 가속 페달을 밟아 차량이 멀어지자 조 의사는 손에 쥔 단도를 구니노미야를 향해 던졌습니다.

날아간 단도는 구니노미야의 상체를 스쳐 지났으며, 구니노미야는 찰과상을 입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듯했지만 이로부터 8개월 만인 이듬해 1월 복막염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친왕(親王) 전하'로 불리던 구니노미야는 일본이 신성시하던 이른바 '황족'의 일원으로 당시 일왕의 장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군부와 정계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는 실력자였다는 점에서 조 의사의 '타이중 의거'는 일제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타이중 의거' 여파로 대만 총독이 경질되는 사태로까지 이어진 것은 한국의 의열 투쟁 사상 전례가 없는 결과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