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북한이 저고도로 400여㎞를 비행하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함에 따라 요격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4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했는데 고도 60여㎞로 240여㎞를 비행했습니다.
지난 9일에는 평북 구성 일대에서 쏜 같은 기종으로 보이는 단거리 미사일 2발은 고도 45∼50㎞로, 각각 420여㎞, 270여㎞를 비행했습니다.
군 당국은 일단 이 미사일의 고도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비행고도가 낮을수록 지상에 낙하하는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요격하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카피해서 이 미사일을 개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정점고도에서 하강하는 과정에서 급강하한 후 수평비행을 하고, 이후 목표물 상공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는 등 복잡한 비행 궤적을 보여, 전술적 측면에서 유용하게 동원될 수 있는 미사일로 꼽히고 있습니다.
군 당국은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한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최대사거리가 50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즉, 군사분계선(MDL) 인근 최전방 지역에서 발사하면 남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갑니다. KN-02 지대지 탄도미사일보다 길이가 짧은 이 미사일은 길이 7.2m, 직경 1m 내외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고체연료를 사용해 연료 주입시간이 필요 없고, 이동식발사차량(TEL)도 8개의 바퀴형, 전차 궤도형 등 두 종류가 있어 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자유롭게 미사일을 쏠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발사 전 TEL을 탐지해 선제 타격으로 무력화하지 못하면 하강 단계에서 요격해야만 합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고도 45∼50㎞로 비행해 최대사거리 40여㎞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 또는 고도 5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잡는 사드(THAAD)로도 요격하기 쉽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요격고도 40여㎞ 이상의 PAC-3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 유도탄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에서 도입하는 데 이 PAC-3 MSE 유도탄으로 하강 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북한이 지난 9일 쏜 단거리 미사일의 하강 속도는 마하 6 내외였고, 고도는 47㎞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PAC-3 MSE 유도탄은 로켓 모터와 미사일 조종 날개 등을 개선해 명중률을 높였고, 유도탄 사거리는 군이 운용 중인 PAC-3 CRI(사거리 20여㎞)보다 2배가량 길게 개량됐습니다. 주한미군은 기존 패트리엇을 이미 PAC-3 MSE로 전량 성능개량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은 기존 배치한 패트리엇 발사 시스템을 개량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도입할 PAC-3 MSE 유도탄을 쏠 수 있도록 발사관을 개선하는 사업입니다. 4개의 발사관을 16개로 늘리고, 북한 탄도미사일을 포착하는 레이더의 탐지 성능도 함께 개선할 계획입니다.
군 관계자는 12일 "기존 배치한 패트리엇 시스템은 레이더 성능과 요격탄 사거리를 늘리게 된다"면서 "아울러 하강하는 미사일을 빠른 속도로 직격(Hit-to-Kill)하는 PAC-3 MSE 요격탄을 구매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PAC-3 MSE 요격탄은 북한의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미사일을 충분히 요격할 수 있는 사거리와 비행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여기에다 현재 실전배치 중인 KAMD의 핵심무기인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철매-Ⅱ'까지 복합적으로 운용하면 더욱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군의 판단입니다.
다만, M-SAM의 요격거리는 30㎞ 안팎이기 때문에 단독으로 운용하면 40~50㎞ 고도에서 낙하하면서 복잡하게 비행하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요격하기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M-SAM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 아래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요격미사일로, 2017년 지난 6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고 체계개발을 마쳤고, 그해 11월 양산이 결정됐습니다.
30㎞ 안팎 고도에서 적 탄도미사일에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직격형으로, 패트리엇 미사일과 현재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요격고도 50~60여㎞),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과 중첩 방어망을 이루는 무기체계입니다.
M-SAM은 실전과 같은 환경에서 작전 운용 성능을 발휘하는지 확인하는 운용시험평가에서 공중에서 고속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 표적 5발을 모두 명중하며 성능을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관계자는 "군사 전문가들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패트리엇과 사드로 요격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면서 "군은 이런 지적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요격 대응책을 철저히 수립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