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범 2주년 맞아 獨 FAZ 기고문 게재

취임 2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의 유력 일간지에 '평범함의 위대함'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는 세계를 지키고 서로의 것을 나누면서 평화의 방법으로 세계를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북미 간 대화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입니다.

북미관계가 다시 소원해지면서 비관적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를 흔들림없이 가져가겠다는 뜻을 굳게 지키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변화의 최종 목적지를 한반도의 냉전적 갈등과 분열이 해체돼 평화와 공존, 협력과 번영의 새 질서로 대체된 '신한반도 체제'로 정의했습니다.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처음 공개했지만 북미관계 냉각과 맞물려 한동안 쓰지 않던 '신한반도체제'라는 말을 다시 꺼냈습니다.

'신한반도체제'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원동력으로는 평범함을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은 3.1운동과 5.18 민주화운동, 촛불혁명 등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이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라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현 상황이 변화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조건에 놓여 있다는 점입니다.

문 대통령은 기고문의 마지막에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그러하듯, 괴테가 남긴 경구처럼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쉬지도 않고'"라고 적었습니다.

이런 언급은 지난달 27일 4·27 정상회담 1주년 기념 문화공연에서 상영된 문 대통령의 메시지 속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메시지에서 "우리 모두, 또 남과 북이 함께 출발한 평화의 길"이라며 "큰 강은 구불구불 흐르지만 끝내 바다에 이른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잇단 발언은 교착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대화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는 것보다 작은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게 낫다'고 했다"면서 "무언가 시작하지 않으면 국민의 열망을 이룰 수 없었다"고 역설했습니다.

즉, 비핵화 대화에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숨 고르기'를 할 수는 있어도 종국에는 북미 간 대화를 본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한반도 평화의 효과를 남북 간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에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신한반도 체제'가 동북아와 유라시아의 번영과 연계될 것이라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가 동서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에 머무르지 않고 남북으로 뻗어 나가 동북아, 유럽까지 번져갈 것"이라며 "냉전적 갈등 체제가 근본적으로 해체돼 새로운 질서인 신한반도 체제로 대체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신한반도 체제의 효과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와 유라시아에 가져다줄 것으로 보이는 경제적 효과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당위성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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