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국면에서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감행한 것은 미국와 우리나라에 대한 저강도 압박을 통해 '판 흔들기'를 시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어제 오전 9시 6분경부터 9시 27분경까지 강원도 원산 북방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한 뒤 오전 10시를 조금 넘은 시각에 역시 단거리 발사체 1발을 더 발사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이번에 쏜 발사체에는 '중거리 이상' 사정의 탄도미사일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나름대로 '수위'를 조절한 도발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발사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반작용인지 북한 내부의 어떤 군사훈련 목적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어제 전화 협의를 통해 추가 분석을 지속하는 한편, 신중히 대처하면서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미국 백악관도 발사체에 대한 최종 판단이 나오지 않은 점을 고려한 듯 세라 샌더스 대변인 명의로 "북한의 활동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우리는 필요에 따라 감시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기류는 한반도 정세가 '대화'와 '대치' 국면 사이의 교차로에 진입한 상황에서 이번 사태의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대화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하노이 결렬' 이후 미국 조야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론이 힘을 얻는 흐름에 이번 북한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입장이 갑자기 더 강경해지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압박 기조에서 후퇴해 북한의 요구인 '단계적 접근' 및 제재 완화 쪽으로 한발 다가갈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현재로선 우세해 보입니다.

중국, 러시아 역시 한반도 문제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전략적 이해가 맞물리고 있어 앞으로 좀 더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북 제재 완화 문제를 거론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힌 바 있습니다.

더불어 북한의 식량 생산이 최근 10년 사이 최악이라는 유엔 기구 보거서가 나온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검토 중인 대북 인도적 지원에는 북한의 이번 발사체 발사가 부정적 여론 등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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