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긴급전화1366울산센터 해고자들이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울산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BBS불교방송

□ 출    연: 나은내일연구원 이승진 이사

□ 진    행: 김형열

□ 프로그램: BBS울산불교방송 아침저널3부 (FM 88.3Mhz / 월~목: 08:30~09:00)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여성긴급전화 1366 전국상담센터’에서 여성폭력 피해상담이 29만건에 달한다고 밝혔는데요, 실제 우리사회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하는 묻지마 폭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여성폭력에 대한 상담과 보호를 전담하는 ‘여성긴급전화 1366울산센터’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권침해와 심각한 성희롱이 벌어져서 충격을 줬는데요, 오늘은 우리나라 여성폭력 현황과 긴급여성전화 1366울산센터의 향방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도움 말씀을 위해 나은내일연구원 이승진 이사 자리해 주셨습니다.

▷먼저 우리나라 여성폭력 현황부터 살펴볼까요?

▶우리나라 여성폭력 문제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고, 최근에는 상담건수가 29만 건에 육박하고 있는데 여성에 대한 폭력 상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가정폭력이 18만326건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하고 있고 다음으로 성폭력이 2만1470건, 성매매 3405건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결국 수많은 여성들이 가정에서 남편이나 가족들에 의해 폭력을 당했고, 직장과 지역사회에서도 성폭력과 성매매에 노출되어 있는 것입니다.

▷요즘 가정폭력도 문제지만 데이트폭력과 사이버 성폭력도 늘어난다고 하는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여성들이 겪는 폭력 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은 가정폭력이지만, 주로 연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데이트폭력과 사이버 성폭력에 대한 상담도 매년 크게 늘고 있어요.
데이트폭력에 대한 상담은 매년 두 배씩 늘어나고 있는데,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면서 없던 문제가 새로 생겼다기 보다는 ‘이게 데이트 폭력이구나’라는 자각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고 데이트폭력은 신체적 폭력에 그치지 않고, 사이버 성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수많은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유명인들의 문제도 성관계나 성폭력 장면을 촬영해서 이를 유포했기 때문에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을 이용해서 협박하거나 금품을 갈취하고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사례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상황이 심각한 건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를 통해서도 절감하게 되는데, 그래서 정부 대책은 뭔가요?

▶여성가족부는 스토킹이나 데이트폭력을 당한 피해 여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대책을 수립했는데 가해자 처벌을 강화해서 범죄동기를 근절하고, 사건 대응력을 높여서 피해자의 신변을 보호하거나, 체계적인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과 사회적 인식개선을 목표로 4대 추진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 목표는 여가부 뿐만 아니라 법무부와 경찰청 등 관련 부처가 세부과제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법체계와 근거가 미약해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이미 사고가 터지고 피해자가 발생해야 대응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던가, 일부 법관들이 여성폭력에 관한 감수성이 낮아서 나오는 판결마다 시민들의 비판을 받는 현실입니다.

▷대책을 마련한다 한들 법체계나 근거가 미약하고, 법관들의 인식에 문제가 있으면 그걸 대책이라고 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이런 문제들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하더라도 지금 당장 문제가 되는 분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말씀처럼 당장 가정폭력과 성폭력, 성매매 등의 피해를 겪은 사람은 누구라도 국번 없이 1366으로 전화상담을 할 수 있는데요, 여성폭력 상담건수 29만 건 가운데 전화상담이 23만 건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화상담이 많은 것은 누구든지 언제나 어디에서나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익명성이 일정 부분 보장되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를 원하는 피해자가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나머지 20%의 여성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 건가요?

▶피해자가 여성폭력 상담센터로 직접 찾아가는 내방상담이 있는데 이 비율이 11.3%이고, 상담사가 피해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방문(현장)상담이 3.8%로 나타났습니다.
대면상담은 문제의 심각성이 크고,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 등 후속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참고로 사이버상담은 1만3805건으로 전체의 3.8%였는데 사이버상담의 건수는 많지 않지만, 해마다 30%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이버상담은 전화상담이나 대면상담과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전화상담과 대면상담이 현재 처한 문제를 풀기 위한 상담이라면, 사이버상담은 관련 정보를 찾기 위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성폭력 상담센터는 관련 정보를 모으고, 이를 유형화해서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그러면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겪었거나 현재 위기에 처한 분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아볼까요?

▶가정폭력과 성폭력, 성매매에 노출된 사람은 ‘여성긴급전화 1366’으로 전화해서 긴급한 구조와 보호를 요청하거나 상담 받을 수 있는데 전화로 1366만 누르면 바로 연결되고 통화료도 없습니다.
 1366은 여가부의 지원을 받아서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거나 여성단체나 사회복지법인이 위탁 받아 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와 피해자보호시설을 운영하고 있고요, 피해여성이 1366으로 신고하면 통합상담소 등을 활용해서 상담, 일시보호, 법률상담, 치료회복프로그램, 심리치료 등을 지원하는데 필요하면 경찰청과 검찰청이 참여하고, 관련 의료기관이 협력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여성들에 대한 폭력이 정해진 시간에만 벌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한밤중이나 새벽에 벌어질 수도 있고. 이럴 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여가부는 가정폭력상담과 성폭력상담, 성매매 관련 상담 등을 통합해서 지원하고, 온·오프라인 사업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전화상담과 내방상담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카카오톡 등을 통해서 365일 24시간 채팅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1366센터는 일단 사건이 벌어지면 여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경찰서로 찾아가는 현장상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상담, 치료와 함께 피해자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보호체계는 어떻습니까?

▶1366센터는 피해자를 긴급하게 보호하기 위해 즉시 입소할 수 있는 피해자보호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1~6개월 동안 일시보호를 받을 수 있고, 법무부 ‘법률홈닥터’와 연계해서 법적 지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피해자는 피해를 극복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바라기센터 등을 통해 심리치료 등 회복지원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데 울산해바라기센터는 번영교 인근에 위치한 울산병원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여성긴급전화 1366울산센터 조합원들이 울산시청 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BBS불교방송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1366울산센터가 지금 내부 성희롱 문제도 불거지고 위탁 법인이 수차례 바뀌면서 운영이 어렵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요?

▶1366울산센터 상담사 4명이 직장 내에서 성희롱을 당하고, 이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진정하자 상담원들이 보복성 해고를 당한 상황인데 위기여성을 상담하는 대표적인 여성기관에서 이런 문제가 불거지자 논란이 더 커진 측면이 있는데요,
당사자들은 수탁법인에 대한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법인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고용승계와 함께 열악한 처우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호소를 지속적으로 해 오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위탁자인 울산시가 1366울산센터 수탁법인의 위탁을 철회하기로 하지 않았나요?

▶과정이 좀 복잡한데요, 이 상황을 시민사회가 함께 문제제기를 하면서 노동부의 성희롱 판정을 받았고, 울산시에 설치된 시민신문고위원회로부터 위탁법인 해지 의결을 이끌어내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도록 위수탁 철회는 커녕, 법인이 기간 만료 명목으로 조합원들을 계약해지 하는 무리수를 둔 것, 이른바 보복성 해고로 보여지고 결국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는 변화가 없고 성희롱 피해자가 계약이 해지되는 2차 가해가 행해지면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 울산시의 대처가 늦어지면서 해당 법인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된 것입니다.

▷한편 직장 내 성희롱 이외에도 다른 문제들이 많았다는 주장들도 나왔는데 확인된 내용들이 있나요?

▶상담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법인 사무국장의 성희롱 이외에도 직장 내 기부금 강요, 압력행사와 해고협박 등이 잇따랐다고 하는데 부당노동행위와 성폭력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여기에 피해자들을 계약만료라는 이유로 해고했으니 2차 가해 문제까지 불거진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분들이 원하는 해결책이 뭔가요?

▶당사자들은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갖고 울산여성가족개발원에 지정 기탁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면 울산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기로 했나요?

▶송철호 울산시장이 직접 나서서 신문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기존 법인에 대한 위탁철회와 동시에 새로운 법인을 공모하기로 했는데, 해고자들에 대한 고용보장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풀어나가겠다고 약속했지만 당사자들이 원하는 울산여성가족개발원에 의한 운영은 사실상 어렵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 공공기간이 관여하지는 않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366울산센터는 여러 민간단체가 두 번이나 위탁운영을 포기한 곳이고, 그나마 최근에 위탁 받은 법인에서도 이런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공성을 강화하고 좀 더 책임있는 운영 주체가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말씀처럼 공공성을 높이고, 좀 더 책임있게 운영하려면 공공기관에서 위탁하는 편이 낫지 않나요? 해법책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인가요?

▶당사자들이 요구하는 건 울산시 산하의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이 위탁 운영하는 방법인데 울산시에서는 아직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울산여성가족개발원 안에서도 위탁 운영에 대한 논의들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곳은 연구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이지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기능이 약하고, 최종적으로는 울산시가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 산하기관이 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면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민간단체가 여러 차례 포기했다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 아닌가요?

▶제가 몇 년 동안 당사자들과 면담도 하고 이 과정을 지켜봤는데 결정적인 이유는 상당사들이 노조를 결성한 것이 이유로 보여집니다.
상담사들의 처우 개선 문제나 내부 불법행위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면서 운영을 포기한 것인데, 이번에 위탁받은 법인 역시 겉으로는 성희롱 문제로 보여지지만 성희롱의 대상자들이 조합의 간부거나 일반 조합원들이라는 점에서 노동탄압의 일환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면에 그런 문제들도 존재하고 있었군요. 어찌되었건 지금 이 상태로 공중에 떠 있으면 앞에서 이야기 나눈 여성폭력 피해자들은 오갈 데가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것 같은데요. 뭔가 대안이 있을까요?

▶현재 울산시 미래비전위원회 시민복지증진분과에서 울산사회서비스원 설립에 대한 기초적인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위한 소위원회가 곧 구성될 예정이고, 저도 그 과정에 참여할 것 같습니다.
사회서비스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고 현재 다른 지자체에서도 운영을 하거나, 준비 중에 있기 때문에 울산시도 설립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여집니다.

▷울산사회서비스원이 그런 역할도 할 수 있나요?

▶주로는 노인요양서비스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영유아보육서비스가 핵심사업으로 이야기 되고 있지만 사회서비스원은 위탁을 포기하거나 운영이 어려운 기관들을 직접 운영하는 역할도 가능합니다.
울산에 적합한 형태의 사회서비스원을 설립하고 1366울산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다만 관련 연구와 예산 반영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데 이 기관 동안만이라도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이 임시로 운영하다가 울산사회서비스원이 설립되면 운영권을 이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입니다.

▷네.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늘어나고 있는 여성폭력과 운영 위기에 처한 1366울산센터의 향방을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나은내일연구원의 이승진 이사였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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