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현덕사, 20일 산불피해 동식물 영가 천도재 봉행...성금은 피해주민들에게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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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치이거나 보금자리를 잃은 야생동식물의 영가를 위로하는 법석이 올해로 19년째 강릉 현덕사에서 이어지고 있는데요... 

강원 지역에서 엄청난 규모의 동식물이 화마로 희생된 상황에서 올해 좀 더 의미있는 천도재가 봉행됐습니다.

춘천BBS 이석종 기자입니다.

강원 산불로 희생된 동식물 천도재가 지난 20일 강릉 현덕사에서 봉행됐다.

강원도 강릉 만월산 자락에 위치한 조계종 현덕사.

지난 1999년 개산한 이래, 동식물 천도재를 봉행해, 애꿎게 숨진 동식물들의 영가를 위로해오고 있습니다.

올해도 동식물 천도재가 현덕사 대웅전에서 봉행됐습니다.

현종 스님/강릉 현덕사 주지

"로드킬이라고 해서 고속도로나 국도에서 수많은 짐승들이 죽어갔어요. 차에 받혀가지고, 우리도 다니면서 저도 보고, 저는 아직까지 친 적은 없는데, 그래 불쌍하게 죽어간 영혼들을 현덕사에서 만이라도 재를 올려주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아서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천도재의 의미는 다른 해와는 좀 더 달랐습니다.

지난 4일 최악의 강원 산불로 주택 600여채가 불타면서 이재민 천여명이 발생했고, 한우 28마리와 닭 만여 마리 등 가축 4만 2천여마리가 폐사했기 때문입니다.

또 이름 모를 꽃과 풀, 나무들이 불에 타 소실됐습니다.

올 천도재는, 이처럼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을 위로하고, 애꿎게 생명을 잃은 동식물의 영가를 천도하는 재로 봉행됐습니다.

특히,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해 대웅전에 설치한 모금함에 모아진 정성과 동식물 천도재에 모금한 성금 전액을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전달해, 아픔을 조금이나마 보듬을 계획입니다.

현종 스님/강릉 현덕사 주지

“그런 사람들(이재민)을 위로하는 그런 자리, 또 이번에 행사하면서 들어오는 시주금이나 기부금이나 그 모든 돈을, 우리 이번 이재민 성금으로 다 드리려고 합니다.”

이날 동식물 천도재는, 현덕사 개산 2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법회와 함께 봉행돼, 인근 사찰 스님과 사부대중들이 함께 했습니다.

이석종 기자

“천도재에 참석한 사부대중들은 사람과 동식물 등 모든 생명이 공존공생하는 문화가 확산되길 발원했습니다.”

 

강릉 현덕사에서 BBS 뉴스 이석종(영상취재 강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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