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71세를 일기로 별세한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은 군부정권에서 모진 고문을 당하는 등 파란만장한 일대기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김 전 의원은 1948년 1월 전남 목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으로 태어나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학사, 석사과정을 밟았고, 박정희 독재정권에 맞선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을 결성하면서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특히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에 연루돼 공안 당국에 의해 심한 고문을 당했는데, 당시 회고록을 보면, 김 전 의원은 담당 수사관들로부터 '빨갱이'라고 불리며 심한 구타를 당하다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전 의원은 이후 노태우 정부로부터 고문 피해보상을 받았지만, 고문 후유증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겨 목디스크 수술을 받는 등 고통을 겪었고, 신경계 질환인 파킨슨병까지 얻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홍일 전 의원이 본격적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한 것은, 1996년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전남 목포시, 신안군 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되면서였습니다.

또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전남 목포시 선거구에 후보로 나가 당선됐는데, 당시 파킨슨병이 악화되면서 보행에 불편을 겪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의정활동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2006년 안상태 전 나라종합금융 사장에게서 인사청탁 대가로 1억5천만 원을 받은 것에 대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이후 파킨슨병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말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됐고, 2009년 8월 아버지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는 휠체어에 오른 상태로 장례를 치렀습니다.

김 전 의원은 이후로 오랫동안 병석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고, 향년 71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과 고문없는 우리나라를 위해 우리에게 지혜를 주시는 일을 해주시리라, 기도 드린다"며 애도를 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 통일에 헌신한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김 전 의원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아버지 곁에서 민주화의 선구자로서 편안히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김홍일 전 의원의 발인은 오는 23일 아침 7시로 예정됐고, 장지는 광주시 국립 5.18민주묘지로 정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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