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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혜찬 스님

앵커 : 양창욱 정치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오늘 저녁, 우리 스님]

양 : 아이들은 긴 수학여행에서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눈물은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눈만 감으면 아이들의 절규가 들리는 듯 합니다. 몸서리쳐집니다. 그런데 살아있는 모든 어른들을 죄인으로 만든 이 '국민적 슬픔'을 폄하하고, 정치적으로 악용만하려는 세력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나라의 정치인들이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신 혜찬 스님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스님, 나와 계시죠?

혜 : 네, 안녕하세요. 오늘 안녕하시냐고 물어보기가 그렇죠.

양 : 오늘 같은 날은 참 저도, 어떻게 인터뷰를 진행해야 할지... 저도 참 그렇습니다. 오늘을 맞는 소회가 참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벌써 5년이 지났지만요.

혜 : 그 회한과 안타까움, 분노, 이렇게 복합적인 감정이 늘 올라오더라고요, 팽목항 분향소에 처음 갔을 때, 아이들의 사진을 보고 가장 꽃다운 나이에 자기 학생증 만들려고 가장 멋있게 찍은 사진이 결국 분향소에 걸린 것을 보고, 그 사진을 보고 더 가슴이 아팠거든요. 벌써 5년이 되다 보니까, 뭐 잊혀진다기보다 가면 갈수록 더 안타깝다는 마음이 많이 듭니다.

양 : 그렇군요. 지난 13일이죠? 지난 주말이네요. 팽목항 사고 인근 해역을 찾아서 5주기 추모제를 봉행하셨죠? 어떻게 진행이 됐는지 좀 설명을 해주십시오.

혜 : 그동안 저희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가족들하고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희생된 학생들을 위해서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사고 인근 해역에 직접 가서 선상기도도하고 했는데, 특히 이번에 4월 13일 날은 5주기를 맞이해서 미리 실행된 304명하고, 미수습자였다가 작년에 수습된 조은하, 허다윤 가족 분들도 같이 오시고 해서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됐습니다. 그래서 같이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안전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발원을 하고, 희생된 학생들 아이들을 추모하는 선상기도 법회를 가졌습니다.

양 : 그렇죠. 우리 불교계가 사고 처음 발생때부터 많이 동참해서 많은 위로를 드렸는데, 많은 분들이 왜 아직도 진상 규명이 안 되고 있느냐, 책임자 처벌이 늦어지고 있느냐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하고 계십니다. 스님께서는 뭐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혜 : 저는 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우리나라가 더 안전한 나라, 더 즐거운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역사적 어느 시점에 세월호 참사라는 불행한 일이 있었지만, 이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해서 그런 것이 이제 다시는 없어야 하는데, 이 세월호 참사의 문제를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를 위해서 해결해 나가기 보다는, 너무 정치적 이념으로다가 서로 이용하는 그런 것 때문에 진상규명이나 이런 것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봐요. 이것이 오롯이 국민 화합적 차원에서라면, 서로 반대하는 쪽 이런 게 없을 텐데 이게 자꾸 정치화가 되니까, 마치 세월호 이야기를 하면 진보적 성향이 있는 것 같고, 그렇게 이야기 하면 반대에서는 또 반대급부적으로 이야기하고, 이렇게 너무 정치적 이념으로만 끌려가고 또 악용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진상규명도 안 되고 계속 늦어지는 게 아닌가, 그리고 그 정치인들 중에서 더구나 도덕적 해이에 빠진 사람들, 그 정치인으로서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것, 이런 문제가 아닌가, 제일 중요한 것은 계속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양 : 여든, 야든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고, 마치 이것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쟁취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이러니까 문제 해결이 안 되는 것 같다는 말씀이시네요.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국민들은 가운데 어떤 분들은 이런 말씀까지 하시더라고요. 그야말로 국민적 슬픔이고 우리 모두가 끝까지 공감하고 애통해야 할 일인데, 어느 순간 정치인들이 하도 이것가지고 싸우기만 하니까 이제는 지겨운 일이 돼버렸다, 뭐 이런 말씀까지들 하세요. 이거는 정말 아닌 것 같은데, 정치권이 정말 각성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혜 : 그렇죠. 안타깝죠.

양 : 우리 스님께서 앞서 말씀을 해주시면서 언급을 해주셨는데, 안전한 사회, 더불어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모두가 노력을 해야겠지만 우리 불교계는, 특별히 어떤 일조를 할 수 있을까요?

혜 : 지금 이 세월호 문제를 가지고, 쉽게 이야기하면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사실 많이 있다고 봐요. 불교적인 관점에서 모든 게 연기와 불이 사상이잖아요. 내 일 같이 생각하고, 내 가족이었다고 생각을 하고 그러면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고, 거기에 대해서 고통 받고 있는 분을 진심으로 많이 위로 해줄 수 있고, 아픔도 같이 나눌 수 있고, 이런 개념으로다가 시작이 돼야 하는데, 그것이 아니고 일단은 내가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가 아니다, 사고의 당사자가 아니다,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보는 거, 그게 가장 문제가 아닌가 싶고,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했잖아요. 세월호 참사는 이 사회의 과도한 욕망이 낳은 그런 결과물이라고 이렇게 이야기 했지만, 그거보다는 저는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내 일이 아니고 내 상황이 아니라는, 그렇게 분리해서 보는, 그래서 세월호 참사가 여기에서 제대로 진상규명이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 있고, 피해의 당사자, 사고의 당사자가 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그게 좀 안되지 않나 싶고요. 부처님의 말씀 사상이 연기와 불이의 사상 이렇게 본다면, 내 일일 수 있고, 내 가족의 일일 수 있고, 그래서 우리가 좀 이렇게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조금 더 가까워지는 사회, 저는 이것을 우리 인간성 회복이라고 봐요. 이것을 이뤄야합니다. 우리는 지금 멀어져 있잖아요 서로가. 그렇게 인간성 회복에 바탕을 둬야 하지 않겠나. 그리고 아픔은 서로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 저는 그것이 우리 부처님 말씀하신 보살정신, 보살사상, 이렇게 저는 보고 있어요. 그렇게 우리가 행동하는 것, 그것이 불교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양 : 또 하나 반갑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 우리 불교계가 오랜 세월 사회적 아픔이나 약자를 보듬는데, 이웃종교에 비해 이런 것들에 동참을 하는 데 인색했습니다. 사실. 그런데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나 이런 단체들의 활동을 보면서 이런 것들이 많이 개선되고 있지 않나, 이래서 참 반가운 마음도 듭니다. 스님. 앞으로도 이런 활동이 계속 이어지겠죠?

혜 : 네. 그렇게 당연히 이뤄져야겠고요. 앞으로도 우리 불교계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눈, 그리고 실천하는 행동, 이것이 같이 가야 부처님의 정법이 이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활동이 어떻게 보면 소외되고 약한 분들을 찾아가는 활동이다 보니까, 위상도 많이 높아졌고, 우리 종단의 어른 스님들께서도 옛날에는 사회, 노동 이런 글자가 들어가면 뭐, 좌파냐 이렇게 불편하게 보시는 분들 많았는데, 저희가 사회노동위원회 활동을 하면 할수록 여기에 많이 지지해주고 격려해주시는 어른 스님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 종단에서 그렇다면 사회적, 일반 사회인들이 보는 눈도 그렇다고 봐야겠죠.

양 : 알겠습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저희 BBS도.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스님.

혜 : 네, 고맙습니다.

양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신 혜찬 스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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