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에 사실상 '연말 시한'을 제시하면서 북미간 기싸움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게 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차 시정연설에서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올해 말까지 북미간 협상의 결과물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거론한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뜻이며, 핵·미사일 실험 재개를 의미하는 것이란 해석을 남기고 있습니다.

또한 시한을 연말까지로 제시한 것은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해 내야 하는 시점에 가까와 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김 위원장 연설은 '우리를 설득하려고 하지 말고 우리가 받을 만한 안을 한미가 만들어서 오라'는 뜻"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 방안을 여전히 고수한 바 있어 김 위원장의 이번 연설과는 상당한 간극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모두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하며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점은 한가닥 희망으로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즉, 양측모두 '일괄 타결식 빅딜'이나 '단계적 비핵화'만을 고수하겠다는 것이 아닌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 지속적으로 물밑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앞으로 남은 8개월의 시간동안 남,북,미가 전략적 인내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해내야 하는 장기적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아울러 지금 시점에서 이같은 전략적 인내를 전격적 합의로 도출해 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우리 정부의 역할에 다시한번 촛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기로 한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합의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하며,  논의의 끈을 이어가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고유환 교수는 "김 위원장은 대화와 협상의 틀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며 "남북미가 어떤 형태로든 협상의 틀을 마련해서 조속히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굿이너프 딜'과 '조기 수확'의 접점을 찾아내 이를 기반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펼쳐서 최종적으로는 '빅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역할.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당사자이면서도, 중재자로서 우리 정부가 풀어내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를 또다시 부여받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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