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손 대신 날개를 택한 것은 소유하지 않기 위한 것...그래서 더 자유로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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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경기도 포천 도연암 주지 도연스님

*앵커 : 양창욱 정치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오늘 저녁, 우리 스님]

양 : 매일 저녁 한 분의 스님을 만나 뵙니다. 오늘 저녁 우리 스님, 오늘은 강원도 철원 도연암 주지이신 도연 스님 만나 뵙겠습니다. 스님, 나와 계시죠?

도 : 아, 네 안녕하십니까.

양 : 네, 스님 반갑습니다. 스님, 우선 우리 철원에 있는 도연암이 어떤 도량인지, 사찰인지 먼저 소개해주십시오.

도: 네, 철원과 포천 사이에 지장산이라고 있어요. 지도상에 나오는 지장산, 거기에 있는데 뭐 이제 살다보니 산새도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산새 스님으로 불리고요, 생전의 법정 스님께서 말하신 것처럼 인적 드문 숲에서 새와 나무와 친구 삼아서 살려고 하는데, 그게 벌써 20년이 되었습니다.

양 : 20년 네... 스님께서도 말씀해주셨지만 산새 도량에서 산새 스님으로 사신지 20년 이 넘으셨는데, 조류연구가로도 일반적으로 스님께선 통하고 계십니다. 어떤 인연으로 처음 새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요?

도 : 제가 법정 스님께 한번 여쭤본 적이 있어요. 생전에. ‘혼자 사시니 재미있으십니까?’ 그랬더니 ‘살아봐라, 정말 재미있어.’라고 하시는 거예요. 거기서 새 이야기가 많이 나오거든요. 살다보니까 혼자 있으면 막 눈에 들어와요 못 보던 것들이, 동물, 곤충, 조류, 파충류, 너무 궁금해서 사진도 찍고 메모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제가 사는 곳에서만 무려 120여 종의 새들이 관찰이 됩니다. 굉장히 많죠. 그리고 알고 보니 조류가 생태계의 정점에 있다고 해요. 그래서 조류를 공부하려면 생태계도 공부해야하고... 식물, 양서류, 파충류 공부하다보니, 인간은 생태계의 정복자가 아니라 일원일 뿐이구나, 이런 것을 알게 됐죠. 노스님들 말씀대로 자연이야말로 거대하고 위대한 법당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양 : 아이고 스님, 그런데 제가 처음에 소개해 올릴 때, 지금 철원과 인접해서 철원의 도연암이라 했는데, 정확하게는 경기도 포천의 도연암이군요?

도 : 네.

양 :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포천에 있는 도연암이고요. 철원과 인접해서 그렇게 불리는 것이고... 네, 알겠습니다. 경기도 포천 도연암 주지 스님이신 도연 스님과 지금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럼 스님 새에 관한 집필도 많이 하셨겠어요?

도 : 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메모한 것과 사진 찍은 것들, 모아보니 자료가 많이 쌓이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자연을 토대로 기록한 것 책들이 8권 정도 되네요 벌써. <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이런 것도 있고, <함께 날아야 멀리 간다> 이런 것도 있고요. 그래서 알고 보니 새가 가만히 보면 손 대신 날개를 선택한 존재였구나, 이런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손이 없다는 것은 소유하지 못한다는 것이잖아요? 소유하지 않으니 자유롭잖아요. 그니까 저야말로 집도 절도 없고, 자동차도 없고, 쓰레기도 만들지 않고, 이념도, 국가도 없고, 앞서 말씀하신 정치 같은 것도 없고, 마약도 하지 않고, 생태계의 조절자 역할만 하고 살다가 떠날 때는 흔적도 없고 그렇습니다. 새를 통해서 우리는 기후변화도 예측하게 되고요, 새처럼만 살면 지구가 정말 건강하게 될 것 같다...

양 : 네, 새를 통해서 우리가 그런 의미를 되새기고, 또 그렇게 배워야 하는 거군요.

도 : 네, 많이 배웁니다.

양 : 그래서 스님께서는 유독 사람들에게 새를 통해 덜 소유하고 덜 쓰고 이런 것들을 배우라고 이야기하고 강조하시는 군요?

도 : 그렇죠. 우리가 너무 쓸데없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니까, 쓸데없이 불필요한 것들 많이 갖게 되잖아요. 그런 것을, 새를 보면 정말 아무 것도 갖지 않고도 깃털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고, 아름답게 노래하고 우리에게 주는 것이 너무 많죠.

양 : 스님 말씀하시는 중간 중간, 입적하신 법정 스님 말씀과 이야기들이 자꾸 떠오릅니다. 사실 3월만 되면 우리들 모두가, 법정 스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많은 불자들이 참 많이 뭉클한데, 개인적인 인연이 깊으셨습니까? 생전에 법정스님과?

도 : 인연이 깊다기보다 제가 생전에 많이 찾아뵙고, 숲에 사는 이야기를 조금 나눴죠.

양 : 네, 스님 다시 새 이야기로 돌아와서 둥지상자를 지어주신다고 하던데, 이 이야기도 좀 자세히 들려주세요.

도 : 둥지상자인데요. 사실 번식기가 되면 새들이 굴뚝이라든가 환풍기 이런 곳에 둥지 틀어요. 둥지가 없다는 뜻이거든요. 번식기가 되면 대표적으로 남쪽에서 올라오는 새가 제비잖아요. 제비를 비롯해 남쪽에서 수십 종이 번식을 위해 올라오는데, 걔들이 여기가 다 고향입니다. 고향을 찾아와서 번식을 해야 하는데 그 때 둥지가 필요하고, 그 번식 시기에 잎이 나면 그 잎을 먹으려고 벌레들이 탄생하죠. 곤충을 먹여야 하거든요. 집이 없으면 짝을 못 짓고 번식을 못하니까, 둥지 쟁탈전을 벌이죠. 그러니까 구멍이나 이런 곳에 집을 짓고는 하는데, 선진국에서는 이동식의 혹한기에 먹이 주기와 둥지 지어주기를 하고 있어요. 우리는 많이 늦은 거죠. 그래서 자연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나뉘어 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을 잘 관리하는 나라에서 만든 물건이 다 좋은 거죠. 그런 것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는 거죠.

양 : 아. 그러니까 어찌됐든 우리는 둥지 상자를 지어줘야 할 만큼, 지금 새들이 살 터전이 부족하다는 말이 되겠네요. 그래서 스님께서 지금 운영하고 계시는 황새 네트워크라는 단체가 더 궁금해집니다.

도 : 황새 네트워크는, 황새는 두루미나 백로와 달리 논이나 습지에서 동물성 먹이를 먹고 살아요. 황새 두루미나 백로는 잡식성이라서 개구리, 물고기, 어류 이런 것들을 먹고 사는데 논·습지가 오염되면 이들이 사라지죠. 그래서 사라졌거든요. 그래서 지난 96년부터 교원대학교에서 복원을 시작해서 2014년부터 황새공원으로 이동시켜서 자연에 방사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걔들이 살아갈 수 있으면, 있는 곳이면, 인간도 살 수 있고, 거기서 생산이 되는 농산물을 우리가 먹을 때 건강하다 그런 말이죠. 그래서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데, 인구 감소도 그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항생제라든가 독한 농약 같은 것을 우리가 많이 섭취하는 것도 인구가 줄어드는 큰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양 : 그렇군요. 스님, 저희들도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갖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도 : 네, 감사합니다.

양 : 경기도 포천에 있는 도연암 주지이십니다. 도연 스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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